450년전 순애보담긴 편지, 경북 안동 미이라서 발견돼

입력 1998.09.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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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전 순애보


⊙ 김종진 앵커 :

이번에는 애절한 화제 한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450년전의 순애보가 담긴 편지 한 장이 지난 4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미이라에서 나왔습니다.

안동방송국 박준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박준형 기자 :

지난 4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됐던 450년전 미이라 최근 이 미이라의 부장품에서 한장의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미이라의 주인공인 이태응의 부인이 31살의 젊은 남편을 갑자기 떠나 보내야 했던 슬픔을 여백도 없이 빽빽히 메웠습니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가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을 여의고는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듣고 싶어,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애끓는 한을 달래지 못해 부인은 자신의 머리를 잘라 남편의 짚신을 삼고 어린아들의 배냇저고리까지 묘에 합장했습니다.


⊙ 양명희 (대학생) :

지금 있는 소설책에서 나오는 그런 구절들 같고 5백년이나 흘렀는데 지금 우리가 그 편지를 보고


⊙ 박준형 기자 :

젊은 남편을 여의는 애끓는 사랑을 담은 이 묘지는 임진왜란중에 후손들에게도 잊혀져 4백여년동안이나 주인없는 묘로 떠돌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부인의 편지가 미이라와 함께 발견돼 4백년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후손들을 되찾는 계기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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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0년전 순애보담긴 편지, 경북 안동 미이라서 발견돼
    • 입력 1998-09-25 21:00:00
    뉴스 9

@450년전 순애보


⊙ 김종진 앵커 :

이번에는 애절한 화제 한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450년전의 순애보가 담긴 편지 한 장이 지난 4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미이라에서 나왔습니다.

안동방송국 박준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박준형 기자 :

지난 4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됐던 450년전 미이라 최근 이 미이라의 부장품에서 한장의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미이라의 주인공인 이태응의 부인이 31살의 젊은 남편을 갑자기 떠나 보내야 했던 슬픔을 여백도 없이 빽빽히 메웠습니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가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을 여의고는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듣고 싶어,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애끓는 한을 달래지 못해 부인은 자신의 머리를 잘라 남편의 짚신을 삼고 어린아들의 배냇저고리까지 묘에 합장했습니다.


⊙ 양명희 (대학생) :

지금 있는 소설책에서 나오는 그런 구절들 같고 5백년이나 흘렀는데 지금 우리가 그 편지를 보고


⊙ 박준형 기자 :

젊은 남편을 여의는 애끓는 사랑을 담은 이 묘지는 임진왜란중에 후손들에게도 잊혀져 4백여년동안이나 주인없는 묘로 떠돌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부인의 편지가 미이라와 함께 발견돼 4백년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후손들을 되찾는 계기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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