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백태

입력 1998.11.10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김종진 앵커 :

대한민국 남자라면 예외일 수 없는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 멀쩡한 사람이 디스크 환자가 되는 것은 예사이고 아예 정신병자로 둔갑시키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급부로 최고 수천만원의 뇌물이 오가기 때문에 돈있고 힘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보도에 박승규 기자입니다.


⊙ 박승규 기자 :

돈에 눈멀어 조직적으로 동원된 군 관계자들은 병무기록을 조작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선 뇌물을 받은 군의관의 도움을 받아 다른 사람의 진단서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멀쩡한 사람이 디스크 환자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정신병자로 둔갑해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번거롭게 남의 필름을 바꾸고 할 필요도 없이 아예 허리나 팔을 비틀어 촬영해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식으로 면제받는데 많게는 4천만원씩의 뇌물이 오가기 때문에 돈깨나 있다는 사람들끼리나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카투사로 선발되기 위해서 병무청과 짜고 입영날짜를 조정하거나 훈련소 병원에서 가짜 환자로 입원해 카투사 선발때까지 시간끌기를 한다는 것도 군 수사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집 근처나 편한 부대에 근무하도록 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뇌물은 받은 신병 훈련소 간부가 해당 부대의 특기별 수요를 파악한 뒤 컴퓨터상에 주특기를 조작하면 청탁받은 부대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병무비리 사건이후 이같은 수법으로 병역특혜를 받은 사람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130명이 넘고 모두 기업체 대표 등 사회 지도층이나 부유층 인사들로 드러나 돈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려는 풍조가 부유층에 널리 환산돼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병무비리 백태
    • 입력 1998-11-10 21: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대한민국 남자라면 예외일 수 없는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 멀쩡한 사람이 디스크 환자가 되는 것은 예사이고 아예 정신병자로 둔갑시키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급부로 최고 수천만원의 뇌물이 오가기 때문에 돈있고 힘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보도에 박승규 기자입니다.


⊙ 박승규 기자 :

돈에 눈멀어 조직적으로 동원된 군 관계자들은 병무기록을 조작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선 뇌물을 받은 군의관의 도움을 받아 다른 사람의 진단서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멀쩡한 사람이 디스크 환자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정신병자로 둔갑해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번거롭게 남의 필름을 바꾸고 할 필요도 없이 아예 허리나 팔을 비틀어 촬영해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식으로 면제받는데 많게는 4천만원씩의 뇌물이 오가기 때문에 돈깨나 있다는 사람들끼리나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카투사로 선발되기 위해서 병무청과 짜고 입영날짜를 조정하거나 훈련소 병원에서 가짜 환자로 입원해 카투사 선발때까지 시간끌기를 한다는 것도 군 수사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집 근처나 편한 부대에 근무하도록 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뇌물은 받은 신병 훈련소 간부가 해당 부대의 특기별 수요를 파악한 뒤 컴퓨터상에 주특기를 조작하면 청탁받은 부대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병무비리 사건이후 이같은 수법으로 병역특혜를 받은 사람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130명이 넘고 모두 기업체 대표 등 사회 지도층이나 부유층 인사들로 드러나 돈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려는 풍조가 부유층에 널리 환산돼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승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