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면 유산 더 줘

@효도하면 유산 더 줘

⊙ 황현정 앵커 :

장남에게 유산을 더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마는 이제는 누가 부모를 더 잘 모셨느냐에 따라서 재산 상속 액수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대법원이 오늘 30년동안 어머니를 모셔온 딸에게 다른 자녀들보다 더 많은 유산을 받도록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정인성 기자입니다.

⊙ 정인성 기자 :

네자매의 둘째딸인 조 모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난 65년부터 어머니를 모셔다 30년동안 극진하게 부양했습니다. 어머니는 암으로 사망하기 직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조씨에게 준다는 유언을 했습니다.

⊙ 조 00씨 :

내가 전부 갖고 셋째와 넷째에게는 조금씩 주라고 (유언)하셨어요.

⊙ 정인성 기자 :

그러나 다른 형제들은 조씨가 그동안 애썼던 점은 인정하지만 유산만큼은 똑같이 분배해야 한다고 맞서 양측의 공방은 결국 법정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1심과 2심 판결에선 모두 조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조씨의 효도를 인정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가 부양 의무와 관계없이 어머니와 장기간 동거하며 부양했고 어머니 재산의 증식과 유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특별 부양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성낙송 판사 (대법원 공보관) :

현행법 하에서도 부모를 봉양하며 효도한 자에 대해서 추가 상속분을 인정한 첫 판결로서 미풍양속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

⊙ 정인성 기자 :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효도한 자녀에게 유산을 더 준다는 취지로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효도법과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그동안 사문화 됐던 기여분 제도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