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러시아 선린우호협조조약, 7.4 남북공동성명 악용우려

@'7·4성명' 악용우려

⊙ 공정민 앵커 :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양측관계를 시대상황에 맞게 재 규정하는 내용의 신 조약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신 조약에는 북한이 그동안 대남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7.4 공동성명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양국의 의도는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강덕 기자입니다.

⊙ 이강덕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간 선린우호협조 조약으로 명명된 북러 신 조약이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북러 신조약은 이른바 전시 자동개입 조항으로 불리는 군사원조 조항을 크게 약화시켜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시켰지만 한편으로는 고민거리도 안겼습니다. 이번 신조약에 7.4 남북 공동성명 정신에 따른 남북통일을 지지한다는 항목을 포함시키기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원래 요구 사항인 고려연방제통일을 지지하지 않고 대신 7.4 공동성명 지지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그동안 7.4 공동성명을 대남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을 내용으로 하는 7.4 공동성명 가운데 특히 민족 대단결 원칙을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 보안법 폐지의 근거로 삼아 공세를 펼쳐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을 다음달 러시아에 파견해서 북러 신 조약이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줄것과 김대중 대통령의 내년 봄 러시아 방문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어떻게든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불투명합니다.

KBS 뉴스, 이강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