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 매립 뒤 땅을 판 주인에게 정화비용 배상 판결

⊙ 김종진 앵커 :

산업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려다가 큰 코 다친 사람이 있습니다. 산업폐기물을 묻은 뒤 땅을 판 땅주인에게 땅값의 두 배나 되는 제거 정화비용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이정훈 기자 :

신도시 건설공사가 한창인 안산 시화간석지 한 쪽에서 2년전 엄청난 양의 산업폐기물이 묻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유독성 산업폐기물까지 묻혀 있습니다. 25,000평에 묻혀 있는 폐기물은 땅의 전 주인인 이 모씨가 묻은 것입니다. 이씨는 땅이 신도시 건설사업으로 수자원공사에 수용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폐기물을 몰래 묻은 것입니다. 땅주인인 이씨가 지난 92년 수자원공사에 92억원을 주고 판 땅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는 만 8천여톤의 각종 폐기물이 묻혀 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수자원공사는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서울 고등법원은 이에 대해 이씨가 폐기물을 고의로 묻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폐기물 제거와 정화비용 16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땅값보다 더 많은 정화비용을 물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폐기물을 몰래 묻은 뒤 일단 땅을 파면 나중에 발각돼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폐기물을 묻은 땅을 판 사실이 나중에라도 확인되면 전 주인에게 처리비용을 물릴 수가 있어 무턱댄 폐기물처리에 경종을 울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