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농축수산물 직판장, 28억원 헛돈 썼다

입력 1999.03.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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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군이 28억원이나 들여서 지은 농축수산물 직판장이 준공 7개월이 지나도록 개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기동취재부 이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근우 기자 :

박물관이나 기념관을 연상시키는 초 현대식 건물입니다. 경기도 화성군청이 무려 28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말에 완공한 농축수산물 직판장입니다. 하지만 준공후 7개월이 지나도록 개장을 못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수익성이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누가 들어와 영업을 하겠느냐는 것이 농민들의 얘기입니다. 전체 대지면적 2,800평 가운데 매장면적은 백여평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직판장 규모 치고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지적입니다.


⊙ 현지 농민 :

투자액에 비해 매장은 좁고 건물만 웅장하고 별장처럼.


⊙ 이근우 기자 :

그러나 군청에서는 매장 면적이 꼭 넓을 필요는 없다고 항변합니다.


⊙ 화성군청 농림과장 :

면적을 크게 잡을 수가 없죠. 이걸 통해서 군 농산물을 홍보하는 거죠.


⊙ 이근우 기자 :

군청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음식점 건물 6개 동과 물레방아, 연못 등을 보면 이 시설이 과연 농축수산물 유통 거래를 위한 건물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입니다. 직판장 입지 선정도 잘못됐다는 게 현지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교통량이 많은 서해안 고속도로가 10여km나 떨어져 있는 데다 직판장에 있는 화성군 봉담읍 일대의 국도 교통량이 1년 전보다 70% 이상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도로변에서도 100m나 떨어져 있어 소비자들이 알아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 현지 농민 :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도 아니고 도로변에 인접해 있지도 않고.

⊙ 이근우 기자 :

군청측은 또 직판장 사업구상때 인근의 저수지가 위락지로 개발되면 유동인구가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도 개발이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업 초창기부터 농어민 단체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게 일선 단위농협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 화성군 발안농협 조합장 :

군수가 일방적으로 지은 거죠. 농협얘기 듣지도 않고.


⊙ 화성군청 농림과 직원 :

한 사람씩 의견 다 들어줄 수 없죠


⊙ 이근우 기자 :

운영자를 선정하지 못하자 군청은 농협측이 운영을 맡아 줄 것을 요구하고 농협중앙회 화성군 지부에서는 사업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군청과 지난해 12월에 운영 협약을 맺었습니다.


⊙ 농협 화성지부 과장 :

계약맺기 전에 사실을 실질적으로 사전 조사한 적 없었죠.


⊙ 이근우 기자 :

특히 농협중앙회 경기지역 본부는 운영을 꺼리는 화성지역 13개 단위농협에 대해 운영을 맡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운영을 강요했지만 일선 농협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 화성군 발안농협 전무 :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고 또 좋았고 거기에 부수적으로 뭐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건가 이런걸 볼 적에는 그게 전망이 밝지 않다는 얘기죠 농민들이.


⊙ 이근우 기자 :

주먹구구식의 사업투자로 28억원을 들여 만든 시설이 그대로 사장되고 있는 실정에다 농협중앙회의 무리한 개입이 농민들과 일선 단위농협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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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농축수산물 직판장, 28억원 헛돈 썼다
    • 입력 1999-03-05 21:00:00
    뉴스 9

경기도 화성군이 28억원이나 들여서 지은 농축수산물 직판장이 준공 7개월이 지나도록 개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기동취재부 이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근우 기자 :

박물관이나 기념관을 연상시키는 초 현대식 건물입니다. 경기도 화성군청이 무려 28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말에 완공한 농축수산물 직판장입니다. 하지만 준공후 7개월이 지나도록 개장을 못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수익성이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누가 들어와 영업을 하겠느냐는 것이 농민들의 얘기입니다. 전체 대지면적 2,800평 가운데 매장면적은 백여평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직판장 규모 치고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지적입니다.


⊙ 현지 농민 :

투자액에 비해 매장은 좁고 건물만 웅장하고 별장처럼.


⊙ 이근우 기자 :

그러나 군청에서는 매장 면적이 꼭 넓을 필요는 없다고 항변합니다.


⊙ 화성군청 농림과장 :

면적을 크게 잡을 수가 없죠. 이걸 통해서 군 농산물을 홍보하는 거죠.


⊙ 이근우 기자 :

군청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음식점 건물 6개 동과 물레방아, 연못 등을 보면 이 시설이 과연 농축수산물 유통 거래를 위한 건물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입니다. 직판장 입지 선정도 잘못됐다는 게 현지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교통량이 많은 서해안 고속도로가 10여km나 떨어져 있는 데다 직판장에 있는 화성군 봉담읍 일대의 국도 교통량이 1년 전보다 70% 이상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도로변에서도 100m나 떨어져 있어 소비자들이 알아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 현지 농민 :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도 아니고 도로변에 인접해 있지도 않고.

⊙ 이근우 기자 :

군청측은 또 직판장 사업구상때 인근의 저수지가 위락지로 개발되면 유동인구가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도 개발이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업 초창기부터 농어민 단체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게 일선 단위농협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 화성군 발안농협 조합장 :

군수가 일방적으로 지은 거죠. 농협얘기 듣지도 않고.


⊙ 화성군청 농림과 직원 :

한 사람씩 의견 다 들어줄 수 없죠


⊙ 이근우 기자 :

운영자를 선정하지 못하자 군청은 농협측이 운영을 맡아 줄 것을 요구하고 농협중앙회 화성군 지부에서는 사업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군청과 지난해 12월에 운영 협약을 맺었습니다.


⊙ 농협 화성지부 과장 :

계약맺기 전에 사실을 실질적으로 사전 조사한 적 없었죠.


⊙ 이근우 기자 :

특히 농협중앙회 경기지역 본부는 운영을 꺼리는 화성지역 13개 단위농협에 대해 운영을 맡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운영을 강요했지만 일선 농협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 화성군 발안농협 전무 :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고 또 좋았고 거기에 부수적으로 뭐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건가 이런걸 볼 적에는 그게 전망이 밝지 않다는 얘기죠 농민들이.


⊙ 이근우 기자 :

주먹구구식의 사업투자로 28억원을 들여 만든 시설이 그대로 사장되고 있는 실정에다 농협중앙회의 무리한 개입이 농민들과 일선 단위농협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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