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진입로, 땅주인 중장비로 파헤쳐 도로 동강나

입력 1999.09.01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마을진입로, 땅주인 중장비로 파헤쳐 도로 동강나


@ 동강난 도로


⊙ 김종진 앵커 :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일이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졌습니다. 10년 넘게 사용해온 마을 진입로를 땅주인이 중장비를 동원해서 파헤쳐 버린 것입니다.

창원의 김현수 기자입니다.


⊙ 김현수 기자 :

10년 다니던 길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도로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진입로가 완전히 봉쇄된 것입니다. 곳곳이 움푹 파이고 큰 바위가 놓여 도로는 이중삼중으로 막혔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막힌 도로를 곡예하듯 지나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땅 주인이 중장비를 동원해 도로를 파헤쳐 제 키 높이의 절벽을 만드는 바람에 더이상 차들이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길이 막혀 당장 피해를 보는 주민은 길 안쪽에 있는 버섯재배 농가입니다. 수입한 버섯종들을 버섯재배사로 옮기지 못해 모두 썩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성사시킨 1억 원짜리 일본 수출계약이 깨져 버린 것입니다.


⊙ 버섯재배 농민 :

다 썩었어요. 이거 쓰지도 못해요. 이걸 어떻게 써요? 앞으로.


⊙ 김현수 기자 :

마을 주민들은 도로 소유지인 이웃 주인이 도로부지를 비싼 값에 팔기 위해 도로를 파헤쳤다고 주장합니다.


⊙ 마을 주민 :

고립시켜 놓고 자기 땅을 비싸게 팔아먹겠다는, 완전 놀부 심보예요.


⊙ 김현수 기자 :

땅 주인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 땅주인 :

말만 그러지, 안 다닙니다. 그러니까 팔죠.


⊙ 김현수 기자 :

그러나 건축법에는 도로가 개인땅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폐지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도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아 두 동강난 도로는 이웃 사이 정까지 끊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마을진입로, 땅주인 중장비로 파헤쳐 도로 동강나
    • 입력 1999-09-01 21:00:00
    뉴스 9

마을진입로, 땅주인 중장비로 파헤쳐 도로 동강나


@ 동강난 도로


⊙ 김종진 앵커 :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일이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졌습니다. 10년 넘게 사용해온 마을 진입로를 땅주인이 중장비를 동원해서 파헤쳐 버린 것입니다.

창원의 김현수 기자입니다.


⊙ 김현수 기자 :

10년 다니던 길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도로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진입로가 완전히 봉쇄된 것입니다. 곳곳이 움푹 파이고 큰 바위가 놓여 도로는 이중삼중으로 막혔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막힌 도로를 곡예하듯 지나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땅 주인이 중장비를 동원해 도로를 파헤쳐 제 키 높이의 절벽을 만드는 바람에 더이상 차들이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길이 막혀 당장 피해를 보는 주민은 길 안쪽에 있는 버섯재배 농가입니다. 수입한 버섯종들을 버섯재배사로 옮기지 못해 모두 썩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성사시킨 1억 원짜리 일본 수출계약이 깨져 버린 것입니다.


⊙ 버섯재배 농민 :

다 썩었어요. 이거 쓰지도 못해요. 이걸 어떻게 써요? 앞으로.


⊙ 김현수 기자 :

마을 주민들은 도로 소유지인 이웃 주인이 도로부지를 비싼 값에 팔기 위해 도로를 파헤쳤다고 주장합니다.


⊙ 마을 주민 :

고립시켜 놓고 자기 땅을 비싸게 팔아먹겠다는, 완전 놀부 심보예요.


⊙ 김현수 기자 :

땅 주인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 땅주인 :

말만 그러지, 안 다닙니다. 그러니까 팔죠.


⊙ 김현수 기자 :

그러나 건축법에는 도로가 개인땅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폐지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도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아 두 동강난 도로는 이웃 사이 정까지 끊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