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씨, 은신기간 동안 자서전 집필

입력 1999.11.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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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현정 앵커 :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가 집에서 숨어 지내는 동안 자서전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신의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려 했다는 내용은 무엇인지 박성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박성래 기자 :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내려간 이근안 씨의 자서전 원고입니다. 자서전은 이씨가 12살때인 1950년 공산군의 남침으로 피난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공산군에게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되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또 마을에서 자신의 가족들이 제일 먼저 공산군의 처형 명부에 올랐다고 적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대공업무만 담당해온 이씨가 북한과 공산당에 대한 적개심을 품게된 과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고한 시민을 무자비하게 고문해 간첩으로 몰아세운 잘못을 반성하는 대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소영웅주의에 빠진 비뚤어진 대공 전문가로서의 왜곡된 자부심이 군데군데 묻어납니다. 집에서 숨어지내던 지난 96년 집필을 시작한 이씨는 200자 원고지 87장을 쓴 뒤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중단해 자서전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 임양운 (서울지검 3차장) :

자신의 대공수사 관련 경험담을 중심으로 나중에 후배들한테 전수할 목적으로 그 수기를 좀 썼는데.


⊙ 박성래 기자 :

탈옥수 신창원이 일기를 써서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던 것처럼 이씨는 자서전을 통해 사람의 인격마저 통째로 파괴하는 고문이라는 범죄를 정당화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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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안씨, 은신기간 동안 자서전 집필
    • 입력 1999-11-01 21:00:00
    뉴스 9

⊙ 황현정 앵커 :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가 집에서 숨어 지내는 동안 자서전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신의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려 했다는 내용은 무엇인지 박성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박성래 기자 :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내려간 이근안 씨의 자서전 원고입니다. 자서전은 이씨가 12살때인 1950년 공산군의 남침으로 피난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공산군에게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되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또 마을에서 자신의 가족들이 제일 먼저 공산군의 처형 명부에 올랐다고 적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대공업무만 담당해온 이씨가 북한과 공산당에 대한 적개심을 품게된 과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고한 시민을 무자비하게 고문해 간첩으로 몰아세운 잘못을 반성하는 대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소영웅주의에 빠진 비뚤어진 대공 전문가로서의 왜곡된 자부심이 군데군데 묻어납니다. 집에서 숨어지내던 지난 96년 집필을 시작한 이씨는 200자 원고지 87장을 쓴 뒤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중단해 자서전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 임양운 (서울지검 3차장) :

자신의 대공수사 관련 경험담을 중심으로 나중에 후배들한테 전수할 목적으로 그 수기를 좀 썼는데.


⊙ 박성래 기자 :

탈옥수 신창원이 일기를 써서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던 것처럼 이씨는 자서전을 통해 사람의 인격마저 통째로 파괴하는 고문이라는 범죄를 정당화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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