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떼 죽어가도 보호엔 `뒷짐`

입력 2002.11.2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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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경기도 양주에 날아든 독수리가 갈수록 늘어서 400여 마리가 넘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남하한 것인데 당국이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에 주민들만 애태우고 있습니다.
김상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먹잇감을 발견한 독수리 떼가 필사적으로 달려듭니다.
수백 킬로그램이 넘는 돼지까지 순식간에 먹어치웁니다.
민통선에서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남하한 독수리 떼는 지난 주말 300여 마리에서 지금은 400여 마리로 늘었습니다.
⊙송복근(마월 주민): 제가 양계장을 하고 있는데 보다시피 독수리가 막 날아와서 먹이가 없는 것 같아서 나오는 폐계를 뿌려주게 됐어요.
⊙기자: 그러나 무작정 죽은 가축을 주면 독수리에게는 오히려 치명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윤무부(경희대 교수): 병든 닭이나 돼지고기나 이런 것을 주게 되면 새들은 감염돼서 곧 죽게 되고...
⊙기자: 어린 독수리가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 보면 야성을 빼앗겨 자연 적응력마저 상실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수리떼는 계속 늘고 있지만 별다른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 밀렵도 성행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독수리를 잡아 박제로 만들어 팔려는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현지에서 실태조사 한 번 벌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담당 공무원: 그 지역에는 올해 갑자기 많이 날아왔기 때문에 특별한 계획이 없었거든요.
⊙기자: 현재 시급한 것은 독수리떼를 민통선 지역 등 다른 장소로 유도해 안전하게 월동기를 보내도록 해 주는 일입니다.
⊙한갑수(한국 조류 보호협회 파주지회장): 먹이를 한 군데다 집중적으로 주면 독수리가 떼죽음을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자: 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는 사이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종인 독수리가 수난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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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수리떼 죽어가도 보호엔 `뒷짐`
    • 입력 2002-11-2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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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경기도 양주에 날아든 독수리가 갈수록 늘어서 400여 마리가 넘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남하한 것인데 당국이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에 주민들만 애태우고 있습니다. 김상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먹잇감을 발견한 독수리 떼가 필사적으로 달려듭니다. 수백 킬로그램이 넘는 돼지까지 순식간에 먹어치웁니다. 민통선에서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남하한 독수리 떼는 지난 주말 300여 마리에서 지금은 400여 마리로 늘었습니다. ⊙송복근(마월 주민): 제가 양계장을 하고 있는데 보다시피 독수리가 막 날아와서 먹이가 없는 것 같아서 나오는 폐계를 뿌려주게 됐어요. ⊙기자: 그러나 무작정 죽은 가축을 주면 독수리에게는 오히려 치명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윤무부(경희대 교수): 병든 닭이나 돼지고기나 이런 것을 주게 되면 새들은 감염돼서 곧 죽게 되고... ⊙기자: 어린 독수리가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 보면 야성을 빼앗겨 자연 적응력마저 상실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수리떼는 계속 늘고 있지만 별다른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 밀렵도 성행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독수리를 잡아 박제로 만들어 팔려는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현지에서 실태조사 한 번 벌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담당 공무원: 그 지역에는 올해 갑자기 많이 날아왔기 때문에 특별한 계획이 없었거든요. ⊙기자: 현재 시급한 것은 독수리떼를 민통선 지역 등 다른 장소로 유도해 안전하게 월동기를 보내도록 해 주는 일입니다. ⊙한갑수(한국 조류 보호협회 파주지회장): 먹이를 한 군데다 집중적으로 주면 독수리가 떼죽음을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자: 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는 사이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종인 독수리가 수난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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