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울리는 실버타운

입력 2002.12.03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전재산을 들여 실버타운에 입주한 노인들이 큰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업체의 부도로 최상의 서비스는커녕 돌려받을 수 없게 된 사연을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 70대 노인들이 식당에서 밥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밥짓기는 물론 요리를 하고 배식을 하는 사람들도 모두 노인들입니다.
시설측이 최근 영양사와 조리사를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김 모씨(79살): 편히 살려고 전 재산을 투자해 왔는데,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오고 가슴이 쓰려요.
⊙기자: 최상의 의료서비스도 약속했지만 간호사 단 한 명이 물리치료를 해 주는 것이 전부였고 그나마 두 달 전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한 번도 사용 안 했습니다.
자기들은 사용한다고 해 놓고...
⊙기자: 건강에 좋다며 광고했던 한방사우나에는 썩은 물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9년 문을 연 이 시설이 분양실적 저조로 부도가 나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이들 노인들은 입주 당시 평수에 따라 6000만원에서 1억 2000만원의 보증금을 냈고 월 이용료도 70만원까지 부담해 왔습니다.
72살된 이 할머니도 3년 전 전재산 86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들어와 황당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노 모씨(72살): 어떻게 자식들에게 갑니까? 일이 잘못되면 전 여기서 죽어서 나갈 수 밖에 없어요.
⊙기자: 사정이 이런데도 노인들은 입주당시 낸 보증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입주 이후 법인명의만 6차례나 바뀐데다 현재 진행중인 경매가 성사되어도 낙찰금 대부분이 은행 융자를 갚는 데 우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실버타운이 사설기관이라는 이유로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허가를 취소하는 것이지만 노인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헌진(경기도 제2청사 여성국): 개인시설에다가 정부 지원을 해 준다는 건 재원낭비도 될 수 있고 제도적 장치가 안 돼 있고...
⊙기자: 현재 전국에 운영중에 있는 실버타운은 50여 곳입니다.
당국의 관리와 감독이 강화되지 않고 이대로 방치되는 한 또 어느 실버타운이 노인들의 여생을 고단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노인 울리는 실버타운
    • 입력 2002-12-0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전재산을 들여 실버타운에 입주한 노인들이 큰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업체의 부도로 최상의 서비스는커녕 돌려받을 수 없게 된 사연을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 70대 노인들이 식당에서 밥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밥짓기는 물론 요리를 하고 배식을 하는 사람들도 모두 노인들입니다. 시설측이 최근 영양사와 조리사를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김 모씨(79살): 편히 살려고 전 재산을 투자해 왔는데,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오고 가슴이 쓰려요. ⊙기자: 최상의 의료서비스도 약속했지만 간호사 단 한 명이 물리치료를 해 주는 것이 전부였고 그나마 두 달 전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한 번도 사용 안 했습니다. 자기들은 사용한다고 해 놓고... ⊙기자: 건강에 좋다며 광고했던 한방사우나에는 썩은 물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9년 문을 연 이 시설이 분양실적 저조로 부도가 나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이들 노인들은 입주 당시 평수에 따라 6000만원에서 1억 2000만원의 보증금을 냈고 월 이용료도 70만원까지 부담해 왔습니다. 72살된 이 할머니도 3년 전 전재산 86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들어와 황당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노 모씨(72살): 어떻게 자식들에게 갑니까? 일이 잘못되면 전 여기서 죽어서 나갈 수 밖에 없어요. ⊙기자: 사정이 이런데도 노인들은 입주당시 낸 보증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입주 이후 법인명의만 6차례나 바뀐데다 현재 진행중인 경매가 성사되어도 낙찰금 대부분이 은행 융자를 갚는 데 우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실버타운이 사설기관이라는 이유로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허가를 취소하는 것이지만 노인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헌진(경기도 제2청사 여성국): 개인시설에다가 정부 지원을 해 준다는 건 재원낭비도 될 수 있고 제도적 장치가 안 돼 있고... ⊙기자: 현재 전국에 운영중에 있는 실버타운은 50여 곳입니다. 당국의 관리와 감독이 강화되지 않고 이대로 방치되는 한 또 어느 실버타운이 노인들의 여생을 고단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