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이유없는 ‘묻지마 폭행’…‘조현병’때문?
입력 2018.06.27 (08:34)
수정 2018.06.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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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4일, 서울 도심에서 한 남성이 행인 등 4명을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한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년전 서울 강남역 살인 사건, 지난해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역시 범인은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범행 이유와 동기를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조현병과 관련된 잇따른 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먼저, 사흘전 사건의 현장으로 함께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24일 아침 7시 반쯤.
서울의 한 주유소 안으로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유가 끝난 뒤부터 갑자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계산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더니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결제를 송금 이체로 하겠다, 통장번호를 적어 xx야' 그러더라고요."]
주유소 측으로부터 계좌번호를 받은 뒤 혼자 사무실에 남은 남성.
갑자기 큰절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송금을 했다며 우기더니 직원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려고 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안 들어왔다. 빨리 입금을 해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 뒤에 서서 계속 욕을 하는 거예요. 나가려고 하는데 멱살이 잡혔어요. 때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밖으로 나간 남성.
차를 놔두고 도망갑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는 행동을 하더니 '뛰어!' 동료들한테 얘기한 것처럼 '뛰어!' 이러더니 혼자서 막 도망가더라고요."]
갑자기 도망간 이 남성이 발견된 곳은 인근에 있는 마트였습니다.
정신없이 마트로 들어온 남성은 소리를 지르며 마트에 진열된 물건을 쏟아버린 뒤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바퀴 돌아서 '흉기 어딨어? 전부다 죽여 버릴 거야' 하면서 한 바퀴 돌고 나간 것이거든요."]
10여 초도 지나지 않아 마트에서 뛰어나간 남성.
이어 택시를 잡아탄 뒤 운전사를 폭행했고, 다시 택시에서 내린 이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둔기 등으로 폭행했다고 합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자전거 탄 분이 맞아서 코에서 피가 나왔다가 택시기사도 여기 맞아서 피부가 다 벗겨지고……."]
주유소, 마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피해자과 신고자들과 대치중인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 달아난 이 남성은 100m 정도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검거된 남성은 40살 최 모 씨.
최 씨의 행동은 경찰 검거 과정에서도 이상했다고 합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두 놈이 흉기를 들고 나를 쫓아오는데 내가 어떡하느냐' 그런 이야기를 횡설수설하고 고함도 지르고. 4차선 도로를 중앙분리대를 넘어갔다가 넘어왔다가 이상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송된 뒤 최 씨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내가 왜 여기 있느냐. 내가 왜 수갑을 차고 여기 있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찰 조사에서 최 씨 측은 조현병을 앓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은 어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주기를 맞은 강남역의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인 10대 여학생, 지난해 서울 낙성대역 인근의 묻지마 폭행과 살인 미수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조현병이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은 심신미약으로 정상 참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정신 질환을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습니다.
[염중섭/서울시 마포구 : “법적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되면 오로지 피해자만 감내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남중/서울시 서초구 : “격리를 좀 해서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조현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주로 망상과 환청, 피해 사고 이런 것이 있고요. 대인관계를 잘 못 하고 그다음에 너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런 두 가지 증상이 크게 있습니다.”]
조현병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12만여 명을 넘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보신 묻지마 폭행 등 잇따른 강력 사건과 조현병은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을까요?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현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든지 감정적으로 상당히 흥분시키는 원인이 발생하는 경우에 스스로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굉장히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들에 비해선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실제 통계로는 범죄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일반인의 1/10이고요. 그중에서 흉악 범죄, 잔인하고 잔혹한 범죄도 실제는 일반인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이 강력 범죄 처벌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곽대경/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경찰에 잡힌 이후에, 체포된 이후에 그 사람의 행동이 어떤지 이런 것들을 전문의들이 보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거짓 진술이라면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맞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거죠.”]
현악기의 줄을 맞추듯 잘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조현병.
사회의 불안과 공포가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도심에서 한 남성이 행인 등 4명을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한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년전 서울 강남역 살인 사건, 지난해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역시 범인은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범행 이유와 동기를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조현병과 관련된 잇따른 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먼저, 사흘전 사건의 현장으로 함께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24일 아침 7시 반쯤.
서울의 한 주유소 안으로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유가 끝난 뒤부터 갑자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계산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더니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결제를 송금 이체로 하겠다, 통장번호를 적어 xx야' 그러더라고요."]
주유소 측으로부터 계좌번호를 받은 뒤 혼자 사무실에 남은 남성.
갑자기 큰절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송금을 했다며 우기더니 직원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려고 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안 들어왔다. 빨리 입금을 해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 뒤에 서서 계속 욕을 하는 거예요. 나가려고 하는데 멱살이 잡혔어요. 때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밖으로 나간 남성.
차를 놔두고 도망갑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는 행동을 하더니 '뛰어!' 동료들한테 얘기한 것처럼 '뛰어!' 이러더니 혼자서 막 도망가더라고요."]
갑자기 도망간 이 남성이 발견된 곳은 인근에 있는 마트였습니다.
정신없이 마트로 들어온 남성은 소리를 지르며 마트에 진열된 물건을 쏟아버린 뒤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바퀴 돌아서 '흉기 어딨어? 전부다 죽여 버릴 거야' 하면서 한 바퀴 돌고 나간 것이거든요."]
10여 초도 지나지 않아 마트에서 뛰어나간 남성.
이어 택시를 잡아탄 뒤 운전사를 폭행했고, 다시 택시에서 내린 이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둔기 등으로 폭행했다고 합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자전거 탄 분이 맞아서 코에서 피가 나왔다가 택시기사도 여기 맞아서 피부가 다 벗겨지고……."]
주유소, 마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피해자과 신고자들과 대치중인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 달아난 이 남성은 100m 정도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검거된 남성은 40살 최 모 씨.
최 씨의 행동은 경찰 검거 과정에서도 이상했다고 합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두 놈이 흉기를 들고 나를 쫓아오는데 내가 어떡하느냐' 그런 이야기를 횡설수설하고 고함도 지르고. 4차선 도로를 중앙분리대를 넘어갔다가 넘어왔다가 이상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송된 뒤 최 씨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내가 왜 여기 있느냐. 내가 왜 수갑을 차고 여기 있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찰 조사에서 최 씨 측은 조현병을 앓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은 어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주기를 맞은 강남역의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인 10대 여학생, 지난해 서울 낙성대역 인근의 묻지마 폭행과 살인 미수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조현병이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은 심신미약으로 정상 참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정신 질환을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습니다.
[염중섭/서울시 마포구 : “법적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되면 오로지 피해자만 감내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남중/서울시 서초구 : “격리를 좀 해서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조현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주로 망상과 환청, 피해 사고 이런 것이 있고요. 대인관계를 잘 못 하고 그다음에 너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런 두 가지 증상이 크게 있습니다.”]
조현병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12만여 명을 넘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보신 묻지마 폭행 등 잇따른 강력 사건과 조현병은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을까요?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현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든지 감정적으로 상당히 흥분시키는 원인이 발생하는 경우에 스스로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굉장히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들에 비해선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실제 통계로는 범죄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일반인의 1/10이고요. 그중에서 흉악 범죄, 잔인하고 잔혹한 범죄도 실제는 일반인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이 강력 범죄 처벌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곽대경/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경찰에 잡힌 이후에, 체포된 이후에 그 사람의 행동이 어떤지 이런 것들을 전문의들이 보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거짓 진술이라면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맞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거죠.”]
현악기의 줄을 맞추듯 잘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조현병.
사회의 불안과 공포가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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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27 08:36:14
- 수정2018-06-27 08:51:48

[앵커]
지난 24일, 서울 도심에서 한 남성이 행인 등 4명을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한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년전 서울 강남역 살인 사건, 지난해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역시 범인은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범행 이유와 동기를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조현병과 관련된 잇따른 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먼저, 사흘전 사건의 현장으로 함께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24일 아침 7시 반쯤.
서울의 한 주유소 안으로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유가 끝난 뒤부터 갑자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계산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더니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결제를 송금 이체로 하겠다, 통장번호를 적어 xx야' 그러더라고요."]
주유소 측으로부터 계좌번호를 받은 뒤 혼자 사무실에 남은 남성.
갑자기 큰절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송금을 했다며 우기더니 직원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려고 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안 들어왔다. 빨리 입금을 해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 뒤에 서서 계속 욕을 하는 거예요. 나가려고 하는데 멱살이 잡혔어요. 때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밖으로 나간 남성.
차를 놔두고 도망갑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는 행동을 하더니 '뛰어!' 동료들한테 얘기한 것처럼 '뛰어!' 이러더니 혼자서 막 도망가더라고요."]
갑자기 도망간 이 남성이 발견된 곳은 인근에 있는 마트였습니다.
정신없이 마트로 들어온 남성은 소리를 지르며 마트에 진열된 물건을 쏟아버린 뒤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바퀴 돌아서 '흉기 어딨어? 전부다 죽여 버릴 거야' 하면서 한 바퀴 돌고 나간 것이거든요."]
10여 초도 지나지 않아 마트에서 뛰어나간 남성.
이어 택시를 잡아탄 뒤 운전사를 폭행했고, 다시 택시에서 내린 이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둔기 등으로 폭행했다고 합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자전거 탄 분이 맞아서 코에서 피가 나왔다가 택시기사도 여기 맞아서 피부가 다 벗겨지고……."]
주유소, 마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피해자과 신고자들과 대치중인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 달아난 이 남성은 100m 정도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검거된 남성은 40살 최 모 씨.
최 씨의 행동은 경찰 검거 과정에서도 이상했다고 합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두 놈이 흉기를 들고 나를 쫓아오는데 내가 어떡하느냐' 그런 이야기를 횡설수설하고 고함도 지르고. 4차선 도로를 중앙분리대를 넘어갔다가 넘어왔다가 이상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송된 뒤 최 씨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내가 왜 여기 있느냐. 내가 왜 수갑을 차고 여기 있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찰 조사에서 최 씨 측은 조현병을 앓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은 어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주기를 맞은 강남역의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인 10대 여학생, 지난해 서울 낙성대역 인근의 묻지마 폭행과 살인 미수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조현병이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은 심신미약으로 정상 참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정신 질환을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습니다.
[염중섭/서울시 마포구 : “법적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되면 오로지 피해자만 감내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남중/서울시 서초구 : “격리를 좀 해서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조현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주로 망상과 환청, 피해 사고 이런 것이 있고요. 대인관계를 잘 못 하고 그다음에 너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런 두 가지 증상이 크게 있습니다.”]
조현병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12만여 명을 넘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보신 묻지마 폭행 등 잇따른 강력 사건과 조현병은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을까요?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현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든지 감정적으로 상당히 흥분시키는 원인이 발생하는 경우에 스스로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굉장히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들에 비해선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실제 통계로는 범죄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일반인의 1/10이고요. 그중에서 흉악 범죄, 잔인하고 잔혹한 범죄도 실제는 일반인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이 강력 범죄 처벌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곽대경/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경찰에 잡힌 이후에, 체포된 이후에 그 사람의 행동이 어떤지 이런 것들을 전문의들이 보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거짓 진술이라면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맞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거죠.”]
현악기의 줄을 맞추듯 잘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조현병.
사회의 불안과 공포가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도심에서 한 남성이 행인 등 4명을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한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년전 서울 강남역 살인 사건, 지난해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역시 범인은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범행 이유와 동기를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조현병과 관련된 잇따른 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먼저, 사흘전 사건의 현장으로 함께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24일 아침 7시 반쯤.
서울의 한 주유소 안으로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유가 끝난 뒤부터 갑자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계산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더니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결제를 송금 이체로 하겠다, 통장번호를 적어 xx야' 그러더라고요."]
주유소 측으로부터 계좌번호를 받은 뒤 혼자 사무실에 남은 남성.
갑자기 큰절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송금을 했다며 우기더니 직원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려고 합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안 들어왔다. 빨리 입금을 해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등 뒤에 서서 계속 욕을 하는 거예요. 나가려고 하는데 멱살이 잡혔어요. 때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밖으로 나간 남성.
차를 놔두고 도망갑니다.
[주유소 관계자(음성변조) :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는 행동을 하더니 '뛰어!' 동료들한테 얘기한 것처럼 '뛰어!' 이러더니 혼자서 막 도망가더라고요."]
갑자기 도망간 이 남성이 발견된 곳은 인근에 있는 마트였습니다.
정신없이 마트로 들어온 남성은 소리를 지르며 마트에 진열된 물건을 쏟아버린 뒤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바퀴 돌아서 '흉기 어딨어? 전부다 죽여 버릴 거야' 하면서 한 바퀴 돌고 나간 것이거든요."]
10여 초도 지나지 않아 마트에서 뛰어나간 남성.
이어 택시를 잡아탄 뒤 운전사를 폭행했고, 다시 택시에서 내린 이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둔기 등으로 폭행했다고 합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자전거 탄 분이 맞아서 코에서 피가 나왔다가 택시기사도 여기 맞아서 피부가 다 벗겨지고……."]
주유소, 마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피해자과 신고자들과 대치중인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 달아난 이 남성은 100m 정도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검거된 남성은 40살 최 모 씨.
최 씨의 행동은 경찰 검거 과정에서도 이상했다고 합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두 놈이 흉기를 들고 나를 쫓아오는데 내가 어떡하느냐' 그런 이야기를 횡설수설하고 고함도 지르고. 4차선 도로를 중앙분리대를 넘어갔다가 넘어왔다가 이상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송된 뒤 최 씨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기진/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파출소 경위 : "'내가 왜 여기 있느냐. 내가 왜 수갑을 차고 여기 있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찰 조사에서 최 씨 측은 조현병을 앓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은 어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주기를 맞은 강남역의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인 10대 여학생, 지난해 서울 낙성대역 인근의 묻지마 폭행과 살인 미수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조현병이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은 심신미약으로 정상 참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정신 질환을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습니다.
[염중섭/서울시 마포구 : “법적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되면 오로지 피해자만 감내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남중/서울시 서초구 : “격리를 좀 해서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조현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주로 망상과 환청, 피해 사고 이런 것이 있고요. 대인관계를 잘 못 하고 그다음에 너무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런 두 가지 증상이 크게 있습니다.”]
조현병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12만여 명을 넘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치료와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보신 묻지마 폭행 등 잇따른 강력 사건과 조현병은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을까요?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현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든지 감정적으로 상당히 흥분시키는 원인이 발생하는 경우에 스스로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굉장히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들에 비해선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최준호/대한조현병학회 이사 : “실제 통계로는 범죄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일반인의 1/10이고요. 그중에서 흉악 범죄, 잔인하고 잔혹한 범죄도 실제는 일반인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이 강력 범죄 처벌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곽대경/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경찰에 잡힌 이후에, 체포된 이후에 그 사람의 행동이 어떤지 이런 것들을 전문의들이 보고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거짓 진술이라면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맞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거죠.”]
현악기의 줄을 맞추듯 잘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조현병.
사회의 불안과 공포가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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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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