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제한 속도 낮추기’ 나선 유럽 국가들

입력 2018.07.05 (20:36) 수정 2018.07.0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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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럽의 몇몇 국가들이 도로 제한 속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대기 오염을 줄이자,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자 등 이런 저런 목적에섭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운전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반발하고 있기도 한데요.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눕니다.

박재용 특파원, 먼저 영국의 경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영국 웨일스 지방이 지난달 임시적으로 고속도로 등 다섯 곳에서의 제한 속도를 시속 약 110 킬로미터에서 80킬로미터 정도로 낮췄습니다.

웨일스가 이같은 결정을 한 건 대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1년에 2천여 명이 대기 오염과 관련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산화질소의 오염이 심각한데요.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는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웨일스 정부는 제한 속도를 시속 80킬로미터 정도로 낮춤으로써 이산화질소 배출이 18%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가지에서의 제한 속도를 시속 48킬로미터에서 32킬로미터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프랑스도 제한 속도를 낮추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일부터 지방도로의 최고 제한 속도를 시속 90킬로미터에서 80킬로미터로 낮췄습니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이후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만 3천 6백여 명이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제한 속도를 시속 십 킬로미터 낮추면 연간 4백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에두아르 필리프/프랑스 총리 : "속도가 항상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사고의 횟수와 위험을 낮추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프랑스 운전자들의 반발도 거세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해당 계획을 발표한 지난 1월 이후 운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파리에서는 수백명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도 오토바이와 자동차 운전자들이 모여 집단 서행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정책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운전자 : "쓸모 없는 것 같아요. 80km/h이나 90km/h이나 충돌시 위험한 건 마찬가지니까요. 단지 저희에게 또 다른 제약을 둔 것이라고 봅니다."]

일부는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화가 날 것 같아요. 벌금으로 돈을 벌기 위한 수작일 뿐입니다. 90km/h로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정부는 일단 2년 동안 제한속도 80킬로미터의 정책을 시행해 본 뒤 실효성 여부를 파악한다는 방침입니다.

독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속도 제한이 없는 일부 도로에 제한을 둬야 하지 않느냐 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독일 교통사고 사망자 160명 가운데 110명이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목숨을 잃은데다, 과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이런 도로에 속도 제한을 도입할 경우 자동차 산업을 위축시켜 고용 불안정을 키운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예방과 환경을 위해 제한 속도를 낮추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놓고 각국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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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제한 속도 낮추기’ 나선 유럽 국가들
    • 입력 2018-07-05 20:40:36
    • 수정2018-07-05 20:43:33
    글로벌24
[앵커]

최근 유럽의 몇몇 국가들이 도로 제한 속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대기 오염을 줄이자,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자 등 이런 저런 목적에섭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운전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반발하고 있기도 한데요.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눕니다.

박재용 특파원, 먼저 영국의 경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영국 웨일스 지방이 지난달 임시적으로 고속도로 등 다섯 곳에서의 제한 속도를 시속 약 110 킬로미터에서 80킬로미터 정도로 낮췄습니다.

웨일스가 이같은 결정을 한 건 대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1년에 2천여 명이 대기 오염과 관련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산화질소의 오염이 심각한데요.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는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웨일스 정부는 제한 속도를 시속 80킬로미터 정도로 낮춤으로써 이산화질소 배출이 18%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가지에서의 제한 속도를 시속 48킬로미터에서 32킬로미터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프랑스도 제한 속도를 낮추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일부터 지방도로의 최고 제한 속도를 시속 90킬로미터에서 80킬로미터로 낮췄습니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이후 교통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만 3천 6백여 명이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제한 속도를 시속 십 킬로미터 낮추면 연간 4백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에두아르 필리프/프랑스 총리 : "속도가 항상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사고의 횟수와 위험을 낮추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프랑스 운전자들의 반발도 거세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해당 계획을 발표한 지난 1월 이후 운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파리에서는 수백명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도 오토바이와 자동차 운전자들이 모여 집단 서행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정책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운전자 : "쓸모 없는 것 같아요. 80km/h이나 90km/h이나 충돌시 위험한 건 마찬가지니까요. 단지 저희에게 또 다른 제약을 둔 것이라고 봅니다."]

일부는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화가 날 것 같아요. 벌금으로 돈을 벌기 위한 수작일 뿐입니다. 90km/h로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정부는 일단 2년 동안 제한속도 80킬로미터의 정책을 시행해 본 뒤 실효성 여부를 파악한다는 방침입니다.

독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속도 제한이 없는 일부 도로에 제한을 둬야 하지 않느냐 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독일 교통사고 사망자 160명 가운데 110명이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목숨을 잃은데다, 과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이런 도로에 속도 제한을 도입할 경우 자동차 산업을 위축시켜 고용 불안정을 키운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예방과 환경을 위해 제한 속도를 낮추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놓고 각국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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