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그리스 산불 사망자 90명 육박…“방화 징후”

입력 2018.07.27 (20:38) 수정 2018.07.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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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리스에서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9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폼페이 화산폭발을 방불케했다"고 생존자들이 당시의 참상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방화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방화설이 나오면서 사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원인을 짚어보기 전에 먼저 이번 산불이 어디서시작됐고 현재 어떤 상황인지부터 볼까요.

[기자]

네, 먼저 이번 산불의 위치입니다.

남유럽 에게해에 면해 그리스가 있고, 수도는 아테네죠.

현지에도 요즘 폭염이 극심해 유명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가 폐쇄됐을 정도인데요,

이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유명 관광지 키네타, 동쪽 항구도시 라피나, 그리고 휴양지 마티가 있습니다.

최초의 화재가 감지된 곳은 지난 23일 정오 키네타 지역에서였습니다.

이후 아테네 동쪽 라피나와 마티 지역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불길은 폭염 속에 시속100Km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는데요,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85명이 숨졌고, 18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또 주택 최소 1500채가 소실됐고, 자동차도 300여 대가 탔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해당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이번 산불은 2007년 그리스 면적의 2%가 불에 타고, 예순 명 이상이 숨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 이후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앵커]

특히 마티라는 곳이 피해가 컸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이 마티라는 곳은 원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양 도시입니다.

산불 이전에는 해안가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화재로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해버렸습니다.

강풍에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마치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다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라가노스/산불 피해지역 주민 : "불길이 바로 등 뒤에서 덮쳐와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치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습니다."]

[파나지오티스 다갈로스 : "아이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내가 여기서 변을 당한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불과 15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시신 26구가 발견돼 그리스인들을 슬픔에 빠뜨렸는데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서로 껴안고 있었다 합니다.

불길로부터 도망치다가 절벽 위에 갇힌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죽하면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다는 증언들이 나올까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방화설까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아니지만 그리스 당국이 방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아테네 근교 서로 다른 세 지점에서 15건의 화재가 동시에 시작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니코스 토스카스/그리스 공공질서부 장관 : "방화 범죄와 관련한 중대한 징후들과 의미 있는 물건들이 발견됐습니다. 많은 요소로 인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발견된 물건들이 있고 이것들은 현재 수사 대상입니다."]

그동안에도 그리스 일부 지역의 화재가 방화 의혹을 받았던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2007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 때도 당국은 방화를 원인으로 보고 방화범 체포에 100만 유로 현상금을 걸기도 했습니다.

그럼 누가 방화를 하느냐, 이번 같은 경우는 산림보호구역 내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이 개발을 위해 산림을 정리하려 숲에 불을 놓는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23일 아티카주에서만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점 때문에 이번에도 방화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산불이 최악의 피해를 낸 것은 지난 8년간 이어진 혹독한 긴축정책의 결과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공공지출 삭감으로 위기 대응 시스템이 부실해져 결국 이런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입니다.

[마티 시민 : "왜 안 도망갔느냐고요? 아무도 지시를 듣지 못했어요. 소방차도 오지 않았고, 정말 아무 도움도 없었어요. 그냥 신의 자비에만 내맡겨진 상황이었다니까요!"]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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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그리스 산불 사망자 90명 육박…“방화 징후”
    • 입력 2018-07-27 20:30:16
    • 수정2018-07-27 20:46:19
    글로벌24
[앵커]

그리스에서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9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폼페이 화산폭발을 방불케했다"고 생존자들이 당시의 참상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방화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방화설이 나오면서 사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원인을 짚어보기 전에 먼저 이번 산불이 어디서시작됐고 현재 어떤 상황인지부터 볼까요.

[기자]

네, 먼저 이번 산불의 위치입니다.

남유럽 에게해에 면해 그리스가 있고, 수도는 아테네죠.

현지에도 요즘 폭염이 극심해 유명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가 폐쇄됐을 정도인데요,

이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유명 관광지 키네타, 동쪽 항구도시 라피나, 그리고 휴양지 마티가 있습니다.

최초의 화재가 감지된 곳은 지난 23일 정오 키네타 지역에서였습니다.

이후 아테네 동쪽 라피나와 마티 지역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불길은 폭염 속에 시속100Km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는데요,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85명이 숨졌고, 18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또 주택 최소 1500채가 소실됐고, 자동차도 300여 대가 탔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해당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이번 산불은 2007년 그리스 면적의 2%가 불에 타고, 예순 명 이상이 숨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 이후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앵커]

특히 마티라는 곳이 피해가 컸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이 마티라는 곳은 원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양 도시입니다.

산불 이전에는 해안가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화재로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해버렸습니다.

강풍에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마치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다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라가노스/산불 피해지역 주민 : "불길이 바로 등 뒤에서 덮쳐와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치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습니다."]

[파나지오티스 다갈로스 : "아이를 데리고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내가 여기서 변을 당한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불과 15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시신 26구가 발견돼 그리스인들을 슬픔에 빠뜨렸는데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서로 껴안고 있었다 합니다.

불길로부터 도망치다가 절벽 위에 갇힌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죽하면 폼페이 최후의 날 같았다는 증언들이 나올까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방화설까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아니지만 그리스 당국이 방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아테네 근교 서로 다른 세 지점에서 15건의 화재가 동시에 시작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니코스 토스카스/그리스 공공질서부 장관 : "방화 범죄와 관련한 중대한 징후들과 의미 있는 물건들이 발견됐습니다. 많은 요소로 인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발견된 물건들이 있고 이것들은 현재 수사 대상입니다."]

그동안에도 그리스 일부 지역의 화재가 방화 의혹을 받았던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2007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 때도 당국은 방화를 원인으로 보고 방화범 체포에 100만 유로 현상금을 걸기도 했습니다.

그럼 누가 방화를 하느냐, 이번 같은 경우는 산림보호구역 내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이 개발을 위해 산림을 정리하려 숲에 불을 놓는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23일 아티카주에서만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점 때문에 이번에도 방화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산불이 최악의 피해를 낸 것은 지난 8년간 이어진 혹독한 긴축정책의 결과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공공지출 삭감으로 위기 대응 시스템이 부실해져 결국 이런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입니다.

[마티 시민 : "왜 안 도망갔느냐고요? 아무도 지시를 듣지 못했어요. 소방차도 오지 않았고, 정말 아무 도움도 없었어요. 그냥 신의 자비에만 내맡겨진 상황이었다니까요!"]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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