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위생시설 열악한 인도…‘화장실 혁명’

입력 2018.08.10 (20:39) 수정 2018.08.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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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과 인도, 합쳐서 세계 인구의 37%, 27억 명이 사는 곳에서 요즘 화장실 개선 작업이 한창입니다.

특히 인도에선 내년까지 1억 개의 화장실을 짓는 역사적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로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힌두교 문화를 바꾸겠다는 건데요.

경제성장의 마무리는 화장실에 있다는 두 나라의 정책을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소개합니다.

홍석우 기자, 인도에서 화장실 1억개를 새로 짓는다고 하면 화장실이 그만큼 없었다는 건데요.

실태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네, 인도 인구가 13억 정도 되는데요.

이 가운데 5억 명이 바깥에서 볼 일을 본다고 합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인데요.

이런 실태를 고발한 영화가 지난해 인도에서 개봉되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화 제목이 '화장실'입니다.

배경은 인도의 한 농촌마을.

새벽 4시에 젊은 여성들이 다같이 들판으로 갑니다.

용변을 보기 위해섭니다.

이른 새벽인데도 경운기 한 대가 지나가자 여성들 모두 얼굴을 가리죠.

화장실도 없는 집에 시집온 신부.

급기야 부부싸움까지 벌어집니다.

["(화장실이 없다고 그렇게 화가 난 거야?) 화장실도 없는 집인 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신부는 남편과 함께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인도의 악습을 없애기 위해 화장실 없이는 결혼하지 말자는 사회 운동까지 벌입니다.

[앵커]

영화가 꽤 화제를 모았나보죠?

[기자]

네, 예고편만 공개 이틀 만에 2천5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들판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면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오겠네요.

[기자]

네, 아무래도 외딴 곳에서 해결을 해야 하겠죠?

여성과 아이들이 성범죄나 납치 등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증언 들어보시죠.

[인도 여성: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어요. 모기에 많이 물리기도 하고요. 용변을 보다가 사람을 마주치면 어떡해야 할지 생각해요. 또 숨을 곳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거죠."]

위생 문제도 제기되는데요.

인도에선 매년 12만 명의 어린이가 전염병으로 숨진다고 하는데요.

야외 배설물을 줄일 경우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화장실을 바꾸면 동네 분위기도 확 변합니다.

지난해 아시아 최고 청결 마을로 선정된 인도 모리농인데요.

가정에 화장실 보급율 95%입니다.

인도 농촌 평균이 10%거든요.

130년 전 마을에 창궐했던 콜레라 이후 이렇게 위생에 힘써왔다고 합니다.

[앵커]

보니까 꼭 살기 어려워서 집에 화장실을 못 만드는 건 아니네요.

그렇다면 왜 안 만든 건가요?

[기자]

네, 힌두교 영향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배설물과 땀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가가 나서게 된 건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취임 뒤 '클린 인디아'라는 국가적 청결 캠페인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습니다.

위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 가정에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건데요.

관련 설비 투자에만 2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조 4040억 원을 들여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억1100만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내년도에 완성되니까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을 것 같네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인도의 '화장실 혁명'은 2019년에 일단 마무리되는데요.

2019년의 의미가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인데요.

인도의 경제적 위상에 맞게 화장실 문화도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목표치인 1억천만 개 가운데 지금까지 8천만 개 정도를 새로 지었다고 하고요.

정부는 화장실을 새로 짓는 빈곤 가정에 1만2천 루피, 약 20만 원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국영, 민영 기업들도 뛰어들었습니다.

공공 화장실 이용하는 법 같은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굳어진 생활과 전통 문화를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는 카스트 제도에서 낮은 계급을 일로 여겨지고 있어서 청소가 잘 되지 않습니다.

화장실만 짓는 게 아니라 문화 자체를 바꾸는 '화장실 혁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역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은 움직임을 보도했습니다.

[앵커]

중국도 역시 대대적인 화장실 확충에 나섰다고 하는데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던 두 나라 화장실도 경쟁하나요?

[기자]

네, 인도여행을 가면 화장실이 없어서 놀라고 중국여행을 가면 화장실이 열악해서 놀랐다는 여행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화장실 혁명'을 지시했는데요.

여전히 중국 농촌에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이 많습니다.

시 주석은 이런 농촌까지 화장실 혁명을 침투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도에 비해선 적습니다만, 2020년까지 13만 개 넘는 화장실을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화장실 위생도 강조합니다.

최근 중국 언론 보도를 보면 베이징시가 5천 개의 식당에 화장실의 위생상태를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화장실 용품 업체들이 중국과 인도의 화장실 공사로 때아닌 호황을 누린다는 보도도 있는데요.

시장 조사 기관 유로 모니터는 인도의 화장실 관련 시장이 2021년까지 620억 달러, 약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각국 기업들이 이 시장에 주목할 수 밖에 없겠죠.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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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위생시설 열악한 인도…‘화장실 혁명’
    • 입력 2018-08-10 20:42:45
    • 수정2018-08-10 20:51:32
    글로벌24
[앵커]

중국과 인도, 합쳐서 세계 인구의 37%, 27억 명이 사는 곳에서 요즘 화장실 개선 작업이 한창입니다.

특히 인도에선 내년까지 1억 개의 화장실을 짓는 역사적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로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힌두교 문화를 바꾸겠다는 건데요.

경제성장의 마무리는 화장실에 있다는 두 나라의 정책을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소개합니다.

홍석우 기자, 인도에서 화장실 1억개를 새로 짓는다고 하면 화장실이 그만큼 없었다는 건데요.

실태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네, 인도 인구가 13억 정도 되는데요.

이 가운데 5억 명이 바깥에서 볼 일을 본다고 합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인데요.

이런 실태를 고발한 영화가 지난해 인도에서 개봉되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화 제목이 '화장실'입니다.

배경은 인도의 한 농촌마을.

새벽 4시에 젊은 여성들이 다같이 들판으로 갑니다.

용변을 보기 위해섭니다.

이른 새벽인데도 경운기 한 대가 지나가자 여성들 모두 얼굴을 가리죠.

화장실도 없는 집에 시집온 신부.

급기야 부부싸움까지 벌어집니다.

["(화장실이 없다고 그렇게 화가 난 거야?) 화장실도 없는 집인 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신부는 남편과 함께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인도의 악습을 없애기 위해 화장실 없이는 결혼하지 말자는 사회 운동까지 벌입니다.

[앵커]

영화가 꽤 화제를 모았나보죠?

[기자]

네, 예고편만 공개 이틀 만에 2천5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들판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면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오겠네요.

[기자]

네, 아무래도 외딴 곳에서 해결을 해야 하겠죠?

여성과 아이들이 성범죄나 납치 등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증언 들어보시죠.

[인도 여성: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어요. 모기에 많이 물리기도 하고요. 용변을 보다가 사람을 마주치면 어떡해야 할지 생각해요. 또 숨을 곳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거죠."]

위생 문제도 제기되는데요.

인도에선 매년 12만 명의 어린이가 전염병으로 숨진다고 하는데요.

야외 배설물을 줄일 경우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화장실을 바꾸면 동네 분위기도 확 변합니다.

지난해 아시아 최고 청결 마을로 선정된 인도 모리농인데요.

가정에 화장실 보급율 95%입니다.

인도 농촌 평균이 10%거든요.

130년 전 마을에 창궐했던 콜레라 이후 이렇게 위생에 힘써왔다고 합니다.

[앵커]

보니까 꼭 살기 어려워서 집에 화장실을 못 만드는 건 아니네요.

그렇다면 왜 안 만든 건가요?

[기자]

네, 힌두교 영향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배설물과 땀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가가 나서게 된 건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취임 뒤 '클린 인디아'라는 국가적 청결 캠페인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습니다.

위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 가정에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건데요.

관련 설비 투자에만 2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조 4040억 원을 들여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억1100만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내년도에 완성되니까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을 것 같네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인도의 '화장실 혁명'은 2019년에 일단 마무리되는데요.

2019년의 의미가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인데요.

인도의 경제적 위상에 맞게 화장실 문화도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목표치인 1억천만 개 가운데 지금까지 8천만 개 정도를 새로 지었다고 하고요.

정부는 화장실을 새로 짓는 빈곤 가정에 1만2천 루피, 약 20만 원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국영, 민영 기업들도 뛰어들었습니다.

공공 화장실 이용하는 법 같은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굳어진 생활과 전통 문화를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는 카스트 제도에서 낮은 계급을 일로 여겨지고 있어서 청소가 잘 되지 않습니다.

화장실만 짓는 게 아니라 문화 자체를 바꾸는 '화장실 혁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역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은 움직임을 보도했습니다.

[앵커]

중국도 역시 대대적인 화장실 확충에 나섰다고 하는데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던 두 나라 화장실도 경쟁하나요?

[기자]

네, 인도여행을 가면 화장실이 없어서 놀라고 중국여행을 가면 화장실이 열악해서 놀랐다는 여행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화장실 혁명'을 지시했는데요.

여전히 중국 농촌에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이 많습니다.

시 주석은 이런 농촌까지 화장실 혁명을 침투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도에 비해선 적습니다만, 2020년까지 13만 개 넘는 화장실을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화장실 위생도 강조합니다.

최근 중국 언론 보도를 보면 베이징시가 5천 개의 식당에 화장실의 위생상태를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화장실 용품 업체들이 중국과 인도의 화장실 공사로 때아닌 호황을 누린다는 보도도 있는데요.

시장 조사 기관 유로 모니터는 인도의 화장실 관련 시장이 2021년까지 620억 달러, 약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각국 기업들이 이 시장에 주목할 수 밖에 없겠죠.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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