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상피제 거둬들인 서울시교육청…“현실이 그렇다지만…”
입력 2018.08.29 (23:57)
수정 2018.08.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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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는데,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무부장이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의 사립고교에 대한 시 교육청 감사 결과가 발표되는 자리. 교육청의 설명이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의혹은 있지만 확인할 수 없고, 필요성은 있지만 추진할 수 없다. 우리도 방법이 없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수차례 시험지 혼자 검토·결재
감사로 확인된 사실들은 이렇습니다. 자녀 2명이 입학한 이후 치른 모든 시험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와 답안지를 결재했습니다. 그것도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습니다.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습니다. 적어도 50분의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오픈 된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을 했다'는 교무부장의 최초 해명 글의 신뢰도는 떨어졌습니다.
'정정 전 정답' 자녀 한 사람당 5문제씩 써내
정답을 정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정정 전 전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 한 사람당 5개씩에 해당합니다. (1문제는 공통)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의 소문처럼 아이들이 모의고사를 의도적으로 피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 점수의 경우 내신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경우 부모인 교사는 결재라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사립학교에서 교육청 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다지만,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거죠.
그러나…본인 여전히 부인하고 아이들은 "억울해"
교무부장 본인이 여전히 문제 유출을 부인합니다. 유출의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를 샅샅이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기본적인 문제 풀이도 안 된다더라.'라는 소문과 달리 아이들이 풀이 과정에서 못 한 적이 없었고, 성실하고 똘똘하다고 복수의 선생님이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두 아이 중 한 명은 교육청 인권담당관을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상황과 억울함을 조목조목 밝혔다고 합니다. 성적 급상승이 의혹과 달리 똑똑해서, 노력해서 생긴 일이라면? 제가 감사관이라면 뒤통수가 서늘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청은 수사기관 의뢰를 선택했습니다.
교육청의 어려운 처지를 많은 학부모들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할 때, 그 상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어려움을 털어놓는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홍보만' 하겠다는 교육청 대책
하지만 대책 문제만큼은 좀 다릅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이번 사태를 보고 있는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야말로 초라했습니다. 핵심은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세 차례에 걸쳐 홍보하겠다'는 겁니다. "여러분, 안 되는 거 아시죠?"라고 세 번 외치고, 자발적 전학의 기회를 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부모 교사 전보'가 핵심인 상피제, 서울시교육청 결론은 "못 하겠다."
교육청은 나아가 사립학교는 "안 되겠다"고 얘기합니다. 지침을 어겨도 징계를 재단에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사립학교에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을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습니다. "의지는 분명히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 교사의 전보를 핵심으로 하는 상피제, 어렵다는 겁니다.
감독 담당하는 관청의 기본은 '의심의 싹 자르기'
어떤 분야든 '감독'을 담당하는 관청의 경우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을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 징계할 순 없습니다. 처분은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하죠.
문제는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것 같다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냄새만 나도, 그 시장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청의 오늘 발표는 아쉽습니다. 아마 오늘 뉴스를 지켜본 어떤 학부모도 "아, 이제 저렇게 의혹이 생기는 일은 없겠지."라고 안심하며 잠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관기사] [뉴스9] 이름뿐인 ‘상피제’…“강제 못해, 사립은 불가능”
교무부장이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의 사립고교에 대한 시 교육청 감사 결과가 발표되는 자리. 교육청의 설명이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의혹은 있지만 확인할 수 없고, 필요성은 있지만 추진할 수 없다. 우리도 방법이 없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수차례 시험지 혼자 검토·결재
감사로 확인된 사실들은 이렇습니다. 자녀 2명이 입학한 이후 치른 모든 시험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와 답안지를 결재했습니다. 그것도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습니다.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습니다. 적어도 50분의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오픈 된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을 했다'는 교무부장의 최초 해명 글의 신뢰도는 떨어졌습니다.
'정정 전 정답' 자녀 한 사람당 5문제씩 써내
정답을 정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정정 전 전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 한 사람당 5개씩에 해당합니다. (1문제는 공통)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의 소문처럼 아이들이 모의고사를 의도적으로 피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 점수의 경우 내신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경우 부모인 교사는 결재라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사립학교에서 교육청 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다지만,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거죠.
그러나…본인 여전히 부인하고 아이들은 "억울해"
교무부장 본인이 여전히 문제 유출을 부인합니다. 유출의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를 샅샅이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기본적인 문제 풀이도 안 된다더라.'라는 소문과 달리 아이들이 풀이 과정에서 못 한 적이 없었고, 성실하고 똘똘하다고 복수의 선생님이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두 아이 중 한 명은 교육청 인권담당관을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상황과 억울함을 조목조목 밝혔다고 합니다. 성적 급상승이 의혹과 달리 똑똑해서, 노력해서 생긴 일이라면? 제가 감사관이라면 뒤통수가 서늘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청은 수사기관 의뢰를 선택했습니다.
교육청의 어려운 처지를 많은 학부모들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할 때, 그 상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어려움을 털어놓는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홍보만' 하겠다는 교육청 대책
하지만 대책 문제만큼은 좀 다릅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이번 사태를 보고 있는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야말로 초라했습니다. 핵심은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세 차례에 걸쳐 홍보하겠다'는 겁니다. "여러분, 안 되는 거 아시죠?"라고 세 번 외치고, 자발적 전학의 기회를 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부모 교사 전보'가 핵심인 상피제, 서울시교육청 결론은 "못 하겠다."
교육청은 나아가 사립학교는 "안 되겠다"고 얘기합니다. 지침을 어겨도 징계를 재단에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사립학교에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을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습니다. "의지는 분명히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 교사의 전보를 핵심으로 하는 상피제, 어렵다는 겁니다.
학부모 시위
감독 담당하는 관청의 기본은 '의심의 싹 자르기'
어떤 분야든 '감독'을 담당하는 관청의 경우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을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 징계할 순 없습니다. 처분은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하죠.
문제는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것 같다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냄새만 나도, 그 시장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청의 오늘 발표는 아쉽습니다. 아마 오늘 뉴스를 지켜본 어떤 학부모도 "아, 이제 저렇게 의혹이 생기는 일은 없겠지."라고 안심하며 잠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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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8-08-30 01:18:11
해야 하는데,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무부장이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의 사립고교에 대한 시 교육청 감사 결과가 발표되는 자리. 교육청의 설명이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의혹은 있지만 확인할 수 없고, 필요성은 있지만 추진할 수 없다. 우리도 방법이 없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수차례 시험지 혼자 검토·결재
감사로 확인된 사실들은 이렇습니다. 자녀 2명이 입학한 이후 치른 모든 시험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와 답안지를 결재했습니다. 그것도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습니다.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습니다. 적어도 50분의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오픈 된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을 했다'는 교무부장의 최초 해명 글의 신뢰도는 떨어졌습니다.
'정정 전 정답' 자녀 한 사람당 5문제씩 써내
정답을 정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정정 전 전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 한 사람당 5개씩에 해당합니다. (1문제는 공통)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의 소문처럼 아이들이 모의고사를 의도적으로 피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 점수의 경우 내신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경우 부모인 교사는 결재라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사립학교에서 교육청 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다지만,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거죠.
그러나…본인 여전히 부인하고 아이들은 "억울해"
교무부장 본인이 여전히 문제 유출을 부인합니다. 유출의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를 샅샅이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기본적인 문제 풀이도 안 된다더라.'라는 소문과 달리 아이들이 풀이 과정에서 못 한 적이 없었고, 성실하고 똘똘하다고 복수의 선생님이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두 아이 중 한 명은 교육청 인권담당관을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상황과 억울함을 조목조목 밝혔다고 합니다. 성적 급상승이 의혹과 달리 똑똑해서, 노력해서 생긴 일이라면? 제가 감사관이라면 뒤통수가 서늘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청은 수사기관 의뢰를 선택했습니다.
교육청의 어려운 처지를 많은 학부모들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할 때, 그 상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어려움을 털어놓는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홍보만' 하겠다는 교육청 대책
하지만 대책 문제만큼은 좀 다릅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이번 사태를 보고 있는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야말로 초라했습니다. 핵심은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세 차례에 걸쳐 홍보하겠다'는 겁니다. "여러분, 안 되는 거 아시죠?"라고 세 번 외치고, 자발적 전학의 기회를 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부모 교사 전보'가 핵심인 상피제, 서울시교육청 결론은 "못 하겠다."
교육청은 나아가 사립학교는 "안 되겠다"고 얘기합니다. 지침을 어겨도 징계를 재단에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사립학교에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을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습니다. "의지는 분명히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 교사의 전보를 핵심으로 하는 상피제, 어렵다는 겁니다.
감독 담당하는 관청의 기본은 '의심의 싹 자르기'
어떤 분야든 '감독'을 담당하는 관청의 경우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을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 징계할 순 없습니다. 처분은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하죠.
문제는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것 같다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냄새만 나도, 그 시장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청의 오늘 발표는 아쉽습니다. 아마 오늘 뉴스를 지켜본 어떤 학부모도 "아, 이제 저렇게 의혹이 생기는 일은 없겠지."라고 안심하며 잠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관기사] [뉴스9] 이름뿐인 ‘상피제’…“강제 못해, 사립은 불가능”
교무부장이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의 사립고교에 대한 시 교육청 감사 결과가 발표되는 자리. 교육청의 설명이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의혹은 있지만 확인할 수 없고, 필요성은 있지만 추진할 수 없다. 우리도 방법이 없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수차례 시험지 혼자 검토·결재
감사로 확인된 사실들은 이렇습니다. 자녀 2명이 입학한 이후 치른 모든 시험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와 답안지를 결재했습니다. 그것도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습니다.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습니다. 적어도 50분의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오픈 된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을 했다'는 교무부장의 최초 해명 글의 신뢰도는 떨어졌습니다.
'정정 전 정답' 자녀 한 사람당 5문제씩 써내
정답을 정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정정 전 전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 한 사람당 5개씩에 해당합니다. (1문제는 공통)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의 소문처럼 아이들이 모의고사를 의도적으로 피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모의고사 점수의 경우 내신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경우 부모인 교사는 결재라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사립학교에서 교육청 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다지만, '보통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거죠.
그러나…본인 여전히 부인하고 아이들은 "억울해"
교무부장 본인이 여전히 문제 유출을 부인합니다. 유출의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를 샅샅이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기본적인 문제 풀이도 안 된다더라.'라는 소문과 달리 아이들이 풀이 과정에서 못 한 적이 없었고, 성실하고 똘똘하다고 복수의 선생님이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두 아이 중 한 명은 교육청 인권담당관을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상황과 억울함을 조목조목 밝혔다고 합니다. 성적 급상승이 의혹과 달리 똑똑해서, 노력해서 생긴 일이라면? 제가 감사관이라면 뒤통수가 서늘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청은 수사기관 의뢰를 선택했습니다.
교육청의 어려운 처지를 많은 학부모들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할 때, 그 상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어려움을 털어놓는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홍보만' 하겠다는 교육청 대책
하지만 대책 문제만큼은 좀 다릅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이번 사태를 보고 있는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야말로 초라했습니다. 핵심은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세 차례에 걸쳐 홍보하겠다'는 겁니다. "여러분, 안 되는 거 아시죠?"라고 세 번 외치고, 자발적 전학의 기회를 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부모 교사 전보'가 핵심인 상피제, 서울시교육청 결론은 "못 하겠다."
교육청은 나아가 사립학교는 "안 되겠다"고 얘기합니다. 지침을 어겨도 징계를 재단에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사립학교에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을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습니다. "의지는 분명히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 교사의 전보를 핵심으로 하는 상피제, 어렵다는 겁니다.
감독 담당하는 관청의 기본은 '의심의 싹 자르기'
어떤 분야든 '감독'을 담당하는 관청의 경우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을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 징계할 순 없습니다. 처분은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하죠.
문제는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것 같다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냄새만 나도, 그 시장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청의 오늘 발표는 아쉽습니다. 아마 오늘 뉴스를 지켜본 어떤 학부모도 "아, 이제 저렇게 의혹이 생기는 일은 없겠지."라고 안심하며 잠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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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원 기자 ai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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