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북 특사 파견…‘비핵화’ 해법 찾나?

입력 2018.09.01 (07:49) 수정 2018.09.0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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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오는 5일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경고등이 켜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계획인데요.

실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를 계기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는 기류 변화.

여기에 비핵화 문제를 미중 무역 분쟁과 연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분명해지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정상회담 등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는 한반도를 놓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비핵화 협상 상황 짚어봅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 핵심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비건(대북정책 특별대표)과 저는 목표를 향한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또 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를 돕고 있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해결되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며 협상 판 자체를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라는 걸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배경을 놓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를 직접적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 안에 충분히 호전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김 부위원장 편지에 기꺼이 무언가를 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CNN 역시 김 부위원장이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결딴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윌 리플리/미국 CNN 동북아특파원 : "이 서한은 만약 외교적 협상이 무산된다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핵물질 신고와 스케줄 이거는 꼭 받고 싶은거죠. 그것을 폼페이오가 이번에 가서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이 보낸 편지 내용에 아마도 그것들을 다 줄 수 없을 거다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은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야겠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핵화가 예상했던 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강경한 입장까지 전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비핵화 협상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6월 12일 : "우리는 전쟁 게임(연합 훈련)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전쟁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아주 비싸고,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기간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지 나흘 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제임스 매티스/미국 국방장관 :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의의 조치로 몇몇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리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습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분명해져야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제재와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각각 밝혔습니다.

대북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니키 헤일리/유엔주재 미국 대사 : "이것은 험난한 과정이 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기조로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수위 조절에 나섰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거론하며, 한미연합훈련은 마음만 먹으면 재개할 수 있지만 지금은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외교적 카드로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 협상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미 간 교착 국면을 풀어내려는 강온양면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는 중국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중국이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환상적인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상황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 일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북한의 비핵화를 연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함으로써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한편, 중국의 책임론을 거듭 부각시켜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입김을 차단하고 또 무역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이중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자신의 탓도 아니고 북한의 탓도 아니고 중국의 탓으로 돌려서 현재 미중 무역전쟁 국면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남중국해 문제 같은 그런 영토 문제까지도 있는 것이 미중 두 양 강대국의 지금 싸움의 중요한 문제인데 미중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분리 대응을 하면서 그 중에서 북한을 중요한 외교 협상 카드로 지금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신속하게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무책임한 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신용을 중시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우리는 미국측이 진지하게 사실을 존중하며, 편견을 버리고 미중 우호를 깨뜨리는 언행을 그만두길 바랍니다."]

하지만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미중 관계가 이례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논평만을 내놨을 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에 대해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인 일입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그 당시는 6.12 북미 정상회담 자체 만나는 거 자체를 성사시키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자세 변화 저자세를 보여도 크게 무리가 없는 국면이었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만남이 아니라 핵 신고 리스트를 제출한다든지 초기 비핵화에 있어서 구체적인 어떤 계획과 실천들을 내놔야 하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이거를 어떤 걸 내놓아야 할지 지금 굉장히 고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경고등이 켜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여파는 남북관계로도 옮아가는 분위깁니다.

실제 남북은 이달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한 3차 남북정상회담 날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일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8월 31일 : "대북 특사는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과 남북 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등을 폭넓게 협의할 예정입니다."]

누가 특사로 가고 규모가 얼마나 될지, 또 평양에 얼마나 머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내용에 대해선 미국과 상시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특사 파견이 미국과 협의를 거친 것이라는 뜻도 밝혔습니다.

북측이 특사 파견을 수용했고, 또 비핵화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남북이 의견을 일치한 만큼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폼페이오가 갔다고 하면 그 결과를 가지고 남북 관계에서 뭔가를 논의할 수 있었는데 그것까지 부담을 우리가 한꺼번에 안은 상황이기 때문에 9월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첫 번째 돌파구 그 신고와 관련된 첫 번째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 관련해서 중요한 해답이 된 거죠."]

[문재인 대통령 :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8월 중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끝내 9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청와대 역시 북미 상황을 고려해 남북 연락사무소 개소 시점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8월 28일 : "저희 개성연락사무소가 그런 한미 간의 공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시점을 너무 이렇게 딱 정하기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연히 대응하겠다."]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으로 빚어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와 비핵화를 놓고 미국 안에서 감지되는 변화 기류.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트럼프 대통령.

한층 복잡해진 고차 방정식에 맞닥뜨린 우리 정부가 대북 특사 파견과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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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대북 특사 파견…‘비핵화’ 해법 찾나?
    • 입력 2018-09-01 08:08:33
    • 수정2018-09-01 0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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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오는 5일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경고등이 켜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계획인데요.

실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를 계기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는 기류 변화.

여기에 비핵화 문제를 미중 무역 분쟁과 연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분명해지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정상회담 등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는 한반도를 놓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비핵화 협상 상황 짚어봅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 핵심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비건(대북정책 특별대표)과 저는 목표를 향한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또 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를 돕고 있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해결되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며 협상 판 자체를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라는 걸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배경을 놓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를 직접적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 안에 충분히 호전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김 부위원장 편지에 기꺼이 무언가를 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CNN 역시 김 부위원장이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결딴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윌 리플리/미국 CNN 동북아특파원 : "이 서한은 만약 외교적 협상이 무산된다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핵물질 신고와 스케줄 이거는 꼭 받고 싶은거죠. 그것을 폼페이오가 이번에 가서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이 보낸 편지 내용에 아마도 그것들을 다 줄 수 없을 거다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은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야겠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핵화가 예상했던 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강경한 입장까지 전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비핵화 협상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6월 12일 : "우리는 전쟁 게임(연합 훈련)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전쟁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아주 비싸고,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기간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지 나흘 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제임스 매티스/미국 국방장관 :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의의 조치로 몇몇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리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습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분명해져야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제재와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각각 밝혔습니다.

대북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니키 헤일리/유엔주재 미국 대사 : "이것은 험난한 과정이 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기조로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수위 조절에 나섰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거론하며, 한미연합훈련은 마음만 먹으면 재개할 수 있지만 지금은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외교적 카드로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 협상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미 간 교착 국면을 풀어내려는 강온양면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는 중국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중국이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환상적인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상황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 일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북한의 비핵화를 연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함으로써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한편, 중국의 책임론을 거듭 부각시켜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입김을 차단하고 또 무역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이중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자신의 탓도 아니고 북한의 탓도 아니고 중국의 탓으로 돌려서 현재 미중 무역전쟁 국면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남중국해 문제 같은 그런 영토 문제까지도 있는 것이 미중 두 양 강대국의 지금 싸움의 중요한 문제인데 미중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분리 대응을 하면서 그 중에서 북한을 중요한 외교 협상 카드로 지금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신속하게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무책임한 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신용을 중시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우리는 미국측이 진지하게 사실을 존중하며, 편견을 버리고 미중 우호를 깨뜨리는 언행을 그만두길 바랍니다."]

하지만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미중 관계가 이례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논평만을 내놨을 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에 대해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인 일입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그 당시는 6.12 북미 정상회담 자체 만나는 거 자체를 성사시키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자세 변화 저자세를 보여도 크게 무리가 없는 국면이었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만남이 아니라 핵 신고 리스트를 제출한다든지 초기 비핵화에 있어서 구체적인 어떤 계획과 실천들을 내놔야 하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이거를 어떤 걸 내놓아야 할지 지금 굉장히 고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경고등이 켜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여파는 남북관계로도 옮아가는 분위깁니다.

실제 남북은 이달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한 3차 남북정상회담 날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일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8월 31일 : "대북 특사는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과 남북 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등을 폭넓게 협의할 예정입니다."]

누가 특사로 가고 규모가 얼마나 될지, 또 평양에 얼마나 머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내용에 대해선 미국과 상시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특사 파견이 미국과 협의를 거친 것이라는 뜻도 밝혔습니다.

북측이 특사 파견을 수용했고, 또 비핵화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남북이 의견을 일치한 만큼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폼페이오가 갔다고 하면 그 결과를 가지고 남북 관계에서 뭔가를 논의할 수 있었는데 그것까지 부담을 우리가 한꺼번에 안은 상황이기 때문에 9월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첫 번째 돌파구 그 신고와 관련된 첫 번째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 관련해서 중요한 해답이 된 거죠."]

[문재인 대통령 :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8월 중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끝내 9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청와대 역시 북미 상황을 고려해 남북 연락사무소 개소 시점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8월 28일 : "저희 개성연락사무소가 그런 한미 간의 공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시점을 너무 이렇게 딱 정하기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연히 대응하겠다."]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으로 빚어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와 비핵화를 놓고 미국 안에서 감지되는 변화 기류.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트럼프 대통령.

한층 복잡해진 고차 방정식에 맞닥뜨린 우리 정부가 대북 특사 파견과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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