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신간에 백악관 ‘발칵’

입력 2018.09.05 (20:39) 수정 2018.09.0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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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을 야기한 워터게이트 사건,

이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설의 언론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지금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는데요,

어떤 내용이길래 그런지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 발간 예정인데, 일주일 앞서 일부 내용이 공개가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현지시간 4일 워싱턴 포스트와 CNN 등 미국 언론이 (말씀하신대로) 일부를 미리 공개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인데요,

대충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시죠?

보도에 따르면 이 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국정운영 스타일과 그에 따른 보좌진들의 '좌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이듯 내용 자체도 민감한데다 '밥 우드워드'라는 이름값이 더해지면서 책은 출간되기도 전에 아마존 '톱 셀링' 리스트에 올랐다는데요.

주요 내용을 몇 가지 보여드리자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를 막으려고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서 서류를 훔치기까지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얘기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알았다고 이야기해놓고 자신의 참모에게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는 주장도 적혀 있습니다.

이 밖에 행정부 각료들에게 욕설과 조롱을 서슴지 않았고, 또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뼈아픈 반응을 보인 걸로도 묘사돼 있습니다.

[앵커]

네, 아무리 '주장'이라고는 해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아프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백악관이 정말 '발칵' 뒤집어졌겠어요.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잖아요,

그런데 선거운동에 불이 붙는 시점에 이런 책이 나온 겁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사기'다, '속임수'다, 라고 폭풍 트윗을 날렸고요,

우드워드 기자가 이간질을 시키려고 이야기를 날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 간의 대화내용도 공개가 됐는데요,

[밥 우드워드/저자·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 : "세계와 당신의 정부와 당신 자신을 한번 보세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좋아요, 제 생각엔 이 책이 아주 부정적인 내용일 것 같군요. 그러니까 아주 부정확한 내용일 텐데 몹시 유감입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책에 등장한 매티스 국방장관과 켈리 비서실장,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 등장인물들은 일제히 책 내용을 부인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의 경우 "불만을 가진 많은 전직 직원들이 대통령을 음해한 거다"라고 평가절하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5-6학년 수준'이라고 말한 걸로 묘사된 매티스 장관도 "결코 내가 했거나, 내가 있는 데서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늘상 비난하는 CNN은 "우드워드가 묘사한 혼란스런 백악관 모습은 그동안 주류 언론과 기존에 발간된 트럼프 행정부의 속살을 파헤친 책, 회고록 등에 나온 모습과 놀랍게 일치한다"며 "이렇게 일관된 이야기들은 '사실이다'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이 안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우드워드 기자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친 언론인 칼 번스타인도 우드워드를 편들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번스타인은 CNN에 출연해 "미국은 트럼프가 초래한 국가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칼 번스타인/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 기자·우드워드 동료 : "이제는 공화당이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트럼프 집권이 국가비상사태라는 걸 인정하고 해결하는 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달려 있어요."]

번스타인은 우드워드의 책으로 "백악관 직원들이 '분노중독자' 대통령으로부터 나라와 세계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닉슨 대통령이 공화당 내부로부터의 압력으로 사임한 사실을 언급하고 지금도 그래야 할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워싱턴 정가에 일대 파문이 일고 있는데 어느 쪽 주장이 더 맞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 선거에는 분명히 영향이 있겠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저자인 우드워드는 책에서 현재 상황을 "행정부의 쿠데타"·"행정부 신경계의 고장" 등으로 묘사했거든요.

백악관 내부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게 되면, 좋게 비칠 수는 없겠죠,

게다가 최근의 선거 전망을 보면 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하원 승리 확률은 80.3%나 되고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41% 정도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54%보다 12% 포인트 넘게 낮은 상황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호황을 들어 수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미 상원의 정치 지형까지 뒤흔들 만큼 민주당 바람이 강력하진 않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유리한 상황입니다.

다만 우드워드 신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뼈저리게 아파한 걸로 묘사된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향후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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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신간에 백악관 ‘발칵’
    • 입력 2018-09-05 20:46:12
    • 수정2018-09-05 20:54:07
    글로벌24
[앵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을 야기한 워터게이트 사건,

이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설의 언론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지금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는데요,

어떤 내용이길래 그런지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 발간 예정인데, 일주일 앞서 일부 내용이 공개가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현지시간 4일 워싱턴 포스트와 CNN 등 미국 언론이 (말씀하신대로) 일부를 미리 공개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인데요,

대충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시죠?

보도에 따르면 이 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국정운영 스타일과 그에 따른 보좌진들의 '좌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이듯 내용 자체도 민감한데다 '밥 우드워드'라는 이름값이 더해지면서 책은 출간되기도 전에 아마존 '톱 셀링' 리스트에 올랐다는데요.

주요 내용을 몇 가지 보여드리자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를 막으려고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서 서류를 훔치기까지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얘기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알았다고 이야기해놓고 자신의 참모에게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는 주장도 적혀 있습니다.

이 밖에 행정부 각료들에게 욕설과 조롱을 서슴지 않았고, 또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뼈아픈 반응을 보인 걸로도 묘사돼 있습니다.

[앵커]

네, 아무리 '주장'이라고는 해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아프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백악관이 정말 '발칵' 뒤집어졌겠어요.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잖아요,

그런데 선거운동에 불이 붙는 시점에 이런 책이 나온 겁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사기'다, '속임수'다, 라고 폭풍 트윗을 날렸고요,

우드워드 기자가 이간질을 시키려고 이야기를 날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 간의 대화내용도 공개가 됐는데요,

[밥 우드워드/저자·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 : "세계와 당신의 정부와 당신 자신을 한번 보세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좋아요, 제 생각엔 이 책이 아주 부정적인 내용일 것 같군요. 그러니까 아주 부정확한 내용일 텐데 몹시 유감입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책에 등장한 매티스 국방장관과 켈리 비서실장,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 등장인물들은 일제히 책 내용을 부인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의 경우 "불만을 가진 많은 전직 직원들이 대통령을 음해한 거다"라고 평가절하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5-6학년 수준'이라고 말한 걸로 묘사된 매티스 장관도 "결코 내가 했거나, 내가 있는 데서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늘상 비난하는 CNN은 "우드워드가 묘사한 혼란스런 백악관 모습은 그동안 주류 언론과 기존에 발간된 트럼프 행정부의 속살을 파헤친 책, 회고록 등에 나온 모습과 놀랍게 일치한다"며 "이렇게 일관된 이야기들은 '사실이다'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이 안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우드워드 기자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친 언론인 칼 번스타인도 우드워드를 편들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번스타인은 CNN에 출연해 "미국은 트럼프가 초래한 국가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칼 번스타인/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 기자·우드워드 동료 : "이제는 공화당이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트럼프 집권이 국가비상사태라는 걸 인정하고 해결하는 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달려 있어요."]

번스타인은 우드워드의 책으로 "백악관 직원들이 '분노중독자' 대통령으로부터 나라와 세계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닉슨 대통령이 공화당 내부로부터의 압력으로 사임한 사실을 언급하고 지금도 그래야 할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워싱턴 정가에 일대 파문이 일고 있는데 어느 쪽 주장이 더 맞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 선거에는 분명히 영향이 있겠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저자인 우드워드는 책에서 현재 상황을 "행정부의 쿠데타"·"행정부 신경계의 고장" 등으로 묘사했거든요.

백악관 내부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게 되면, 좋게 비칠 수는 없겠죠,

게다가 최근의 선거 전망을 보면 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하원 승리 확률은 80.3%나 되고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41% 정도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54%보다 12% 포인트 넘게 낮은 상황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호황을 들어 수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미 상원의 정치 지형까지 뒤흔들 만큼 민주당 바람이 강력하진 않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유리한 상황입니다.

다만 우드워드 신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뼈저리게 아파한 걸로 묘사된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향후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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