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백남준 ‘다다익선’…갈림길에 서다

입력 2018.09.07 (07:33) 수정 2018.09.0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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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미술관의 '다다익선',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대표작인데요.

긴 세월로 이곳저곳이 고장 나 끝내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미술계에선 작품에 손을 대도 될지 난감해 하고 있는데, 장혁진 기자가 어떤 사정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TV 1,003대로 쌓아 올린 '다다익선'의 화면들이 모두 꺼져있습니다.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다는 안전 진단이 나와 여섯 달 넘게 작동을 멈췄습니다.

[박미화/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다다익선의 TV 상태가 내구연한도 다 됐고 (매일) 8시간 이상 가동하다 보니까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다다익선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설치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아트 조형물이자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징이었습니다.

[한상덕 기자/1992년 2월 5일/KBS 보도 : "다다익선이라는 제목의 세계적인 영상예술가 백남준 씨의 작품입니다."]

부품 노후화로 2003년 이런 회색 구형 TV로 전면 교체됐습니다.

필요한 부품은 청계천 시장이나 심지어 아프리카에서 구했습니다.

하지만 땜질식 수리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작품을 최신 LED TV로 모두 교체하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정준모/미술평론가 : "(백남준 선생이)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미디어아트로서 개념이 중요한 것이지 풀어내는 형식은 어떠해도 좋다라는 말씀이셨고..."]

하지만 작품의 원형이 훼손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보존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수명이 다한 다다익선의 운명을 묻는 말에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다"고 비틀어 답했던 백남준.

이제 우리가 답을 할 차례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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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꺼진 백남준 ‘다다익선’…갈림길에 서다
    • 입력 2018-09-07 07:49:48
    • 수정2018-09-07 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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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미술관의 '다다익선',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대표작인데요.

긴 세월로 이곳저곳이 고장 나 끝내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미술계에선 작품에 손을 대도 될지 난감해 하고 있는데, 장혁진 기자가 어떤 사정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TV 1,003대로 쌓아 올린 '다다익선'의 화면들이 모두 꺼져있습니다.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다는 안전 진단이 나와 여섯 달 넘게 작동을 멈췄습니다.

[박미화/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다다익선의 TV 상태가 내구연한도 다 됐고 (매일) 8시간 이상 가동하다 보니까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다다익선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설치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아트 조형물이자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징이었습니다.

[한상덕 기자/1992년 2월 5일/KBS 보도 : "다다익선이라는 제목의 세계적인 영상예술가 백남준 씨의 작품입니다."]

부품 노후화로 2003년 이런 회색 구형 TV로 전면 교체됐습니다.

필요한 부품은 청계천 시장이나 심지어 아프리카에서 구했습니다.

하지만 땜질식 수리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작품을 최신 LED TV로 모두 교체하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정준모/미술평론가 : "(백남준 선생이)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미디어아트로서 개념이 중요한 것이지 풀어내는 형식은 어떠해도 좋다라는 말씀이셨고..."]

하지만 작품의 원형이 훼손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보존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수명이 다한 다다익선의 운명을 묻는 말에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다"고 비틀어 답했던 백남준.

이제 우리가 답을 할 차례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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