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몰락한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 중국과 손잡다

입력 2018.09.18 (10:49) 수정 2018.09.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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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나라는 세계 최대 석유매장량을 가진 중남미 부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현실은 처참하기만 합니다.

대다수 국민이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상한 고기를 사 먹고, 먹을거리를 찾아 이렇게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도 합니다.

바로 베네수엘라 얘깁니다.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며칠 전 중국에 갔는데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경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유가 궁금하시죠?

'지구촌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리포트]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3박 4일 일정의 국빈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성사됐습니다.

양국 정상은 중국 주도의 유라시아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 대가로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부터 50억 달러, 우리 돈 약 5조 6천억 원의 차관과 각종 경제협력이란 선물 보따리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오 번탕/중국 외교부 중남미 국장 :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정치적인 상호 신뢰를 돈독하게 할 것입니다. 더불어 양국 간 실용적인 협력도 촉진할 것입니다."]

사실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차관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에도 원유생산 촉진을 명분으로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2억 5천만 달러, 약 2,800억 원 규모의 차관을 받았는데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은 700억 달러, 우리 돈 78조 8천억 원가량으로 대부분 원유로 회수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중국은 왜 돈을 계속 빌려주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로는 '원유'가 거론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인데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차관을 지원하면서 원유로도 상환할 수 있게 계약을 합니다.

이 경우 국제유가보다 싼 값에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대부분 미국에서 원유를 수입해다 쓰는데, 베네수엘라와의 교역을 통해 미국산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원함으로써 남미 내에서 '반미 연대'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남미 간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 남미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월 : "중국의 베네수엘라 차관 제공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의문 제기는 근거가 없고 무책임한 행위입니다. 모든 차관 계약은 완벽하게 국제법에 부합되게 체결됐습니다."]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가중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료품 공급난에 먹을 것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상점 앞에 몇 시간이고 줄을 서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이 된 지 오래...

[올가델가도/카라카스 시민 :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으면 안 돼요. 제 차례가 올지 몰라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요. 대기 번호를 받지 못했는데 물건을 살 수 있는 번호표를 받아야만 해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훌쩍 뛰는 살인적인 물가와 식량난을 견디다 못해 최근 몇 년 간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이 2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알마그로 미주기구 사무총장은 마두로 정권이 반인륜 범죄와 인권 침해를 저질러 주민들이 국외로 탈출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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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몰락한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 중국과 손잡다
    • 입력 2018-09-18 10:52:28
    • 수정2018-09-18 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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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나라는 세계 최대 석유매장량을 가진 중남미 부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현실은 처참하기만 합니다.

대다수 국민이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상한 고기를 사 먹고, 먹을거리를 찾아 이렇게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도 합니다.

바로 베네수엘라 얘깁니다.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며칠 전 중국에 갔는데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경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유가 궁금하시죠?

'지구촌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리포트]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3박 4일 일정의 국빈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성사됐습니다.

양국 정상은 중국 주도의 유라시아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 대가로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부터 50억 달러, 우리 돈 약 5조 6천억 원의 차관과 각종 경제협력이란 선물 보따리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오 번탕/중국 외교부 중남미 국장 :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정치적인 상호 신뢰를 돈독하게 할 것입니다. 더불어 양국 간 실용적인 협력도 촉진할 것입니다."]

사실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차관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에도 원유생산 촉진을 명분으로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2억 5천만 달러, 약 2,800억 원 규모의 차관을 받았는데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은 700억 달러, 우리 돈 78조 8천억 원가량으로 대부분 원유로 회수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중국은 왜 돈을 계속 빌려주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로는 '원유'가 거론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인데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차관을 지원하면서 원유로도 상환할 수 있게 계약을 합니다.

이 경우 국제유가보다 싼 값에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대부분 미국에서 원유를 수입해다 쓰는데, 베네수엘라와의 교역을 통해 미국산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원함으로써 남미 내에서 '반미 연대'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남미 간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 남미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월 : "중국의 베네수엘라 차관 제공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의문 제기는 근거가 없고 무책임한 행위입니다. 모든 차관 계약은 완벽하게 국제법에 부합되게 체결됐습니다."]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가중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료품 공급난에 먹을 것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상점 앞에 몇 시간이고 줄을 서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이 된 지 오래...

[올가델가도/카라카스 시민 :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으면 안 돼요. 제 차례가 올지 몰라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요. 대기 번호를 받지 못했는데 물건을 살 수 있는 번호표를 받아야만 해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훌쩍 뛰는 살인적인 물가와 식량난을 견디다 못해 최근 몇 년 간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이 2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알마그로 미주기구 사무총장은 마두로 정권이 반인륜 범죄와 인권 침해를 저질러 주민들이 국외로 탈출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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