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분단 아픔’ 서린 철원…“평화를 노래한다”

입력 2018.09.26 (08:37) 수정 2018.09.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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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입니다.

지난 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회담 성과가 평화의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기흥 기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아주 뜻 깊은 여행지를 소개해 주신다고요?

[기자]

강원도 철원입니다.

그런데 백마고지 들어보셨나요?

[앵커]

백마부대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기자]

국군과 중공군이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는데요.

엄청난 포격으로 고지 높이가 1미터 낮아졌다고 합니다.

무려 30만 발의 포탄이 터져 고지가 하얗게 변하고 형태마저 말의 형상으로 바뀌면서 미군들이 화이트 홀스 힐, 백마고지라고 부르게 됐다고 하는데요.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인데... 하지만 이제 이곳에도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6.25전쟁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하고 내년 4월 철원에서 첫 삽을 뜨기로 했는데요.

함께 걸어보시죠.

[리포트]

한반도의 가운데 자리한,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철원입니다.

1950년 6월 25일.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이 발발했는데요.

3년여의 긴 전쟁 속에서도 특히 이곳 철원의 백마고지 전투는 치열했습니다.

[이재민/백마고지 해설 병사 :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10일 동안 국군과 적 중공군이 백마고지를 빼앗기 위해 열두 차례에 걸쳐 전투를 했고,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뀌었던 치열한 전투입니다.”]

전투 시 30만 발의 포탄이 터져 고지가 하얗게 변했는데요.

그 모습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백마고지’란 이름이 되었습니다.

비록 승리를 거두었지만, 무려 3,396명의 국군 사상자를 냈는데요.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전적비가 세워졌습니다.

고요한 자작나무 길을 지나면 자유의 종이 나옵니다.

조국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종인데요.

종 너머론 해발 395m, 백마고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박순화/경기도 고양시 : “제가 열세 살 때 6.25 사변이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이제) 팔십이 넘어서 제가 이곳을 방문하게 됐어요. (이곳에) 와서 감개무량한 그런 기분입니다.”]

그럼 이제 평화의 길을 향해 본격적으로 철원 여행을 떠나볼까요.

민통선 내부는 개인 관광이 금지돼 있어 하루 네 번 진행하는 안보 투어만 가능합니다.

[이선희/문화 해설사 : “매주 화요일과 명절을 제외한 나머지 평일에는 자가용으로 신청이 가능하고요. 주말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안보 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철원 안보 여행이 시작되는 이곳은 한탄강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고석정입니다.

강 가운에 우뚝 선 바위와 소나무 군락,

주변의 현무암 계곡을 통틀어서 고석정이라고 부르는데요.

한쪽은 현무암 절벽, 반대편은 화강암 절벽으로 두 암석이 깎이는 정도가 달라 지금 같은 절경이 탄생했습니다.

지금부턴 휴전선 일대 민간인통제구역인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제2땅굴인데요.

이름처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발견된 남침용 땅굴입니다.

암반을 깎아 만들어서 안전을 위해 안전모는 필수입니다.

[“아버님이 일 번이에요. 출발!”]

[이선희/문화 해설사 : “여기는 1975년 3월 24일에 두 번째로 발견된 제2땅굴이라고 합니다. 총 길이 3.5km로 한 시간에 완전히 무장한 병력이 16,000명이 (남한으로) 넘어올 수 있고요. 야포와 소형 지프차까지도 넘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보안상, 내부는 촬영이 불가능한데요.

[“잘 갔다 올게요~”]

제2땅굴 내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당시 땅굴을 수색하던 우리 군인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는데요.

위령탑 앞에서 잠시 묵념을 올려봅니다.

다음으로 가 볼 곳은 철원 평화전망대입니다.

6.25 전쟁 때 실제로 사용됐던 탱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요.

본격적으로 전망대 위로 가볼까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옆으로 동송 저수지와 철원 평야의 풍경이 조용하게 펼쳐집니다.

전망대에 오면 들러야 할 곳이 있는데요.

바로 2층 관람관입니다.

이곳에서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먼저 영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망원경을 통해 가깝지만 먼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황정민/경기도 동두천시 : “북한 땅이 보이니까 되게 신기하네요. 처음 봐서 아주 새롭습니다.”]

비무장지대는 물론, 북한 선전마을과 평강고원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1층 전시관으로 내려오면, 분단의 역사를 좀 더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데요.

치열했던 한국 전쟁 당시 사진 등 전쟁이 남긴 상흔들을 통해 남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대기/인천시 계양구 : “민족의 비극, 분단 현장을 우리 국민 모두가 이렇게 관광 삼아서 오고 있는데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서 우리가 북한하고 왕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철원 안보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떠나볼까요.

바로 월정리역입니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차역인데요.

지금은 열차가 닿지 않는 폐역입니다.

1988년 현재 모습으로 복원됐죠.

역 안으로 들어가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익숙한 문구가 담긴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으론 전쟁 당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일부분이 남아 있는데요.

나머지는 북한군이 철수하며 가져가 버렸습니다.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열차의 잔해도 볼 수 있는데요.

새삼 전쟁의 참혹함이 느껴집니다.

끊긴 철길이 분단의 현실을 실감하게 하는데요.

언젠가 이 철길이 이어지고, 철마가 다시 달릴 날이 오겠죠.

역사 밖에는 분단 50주년에 만들어진 평화의 종이 있는데요.

이 종에는 남북한이 하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돼선 안 되겠죠.

힘껏 종을 울리며 평화를 기원해봅니다.

[김훈동/대구시 수성구 : “올 때마다 항상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고요. 우리가 빨리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안보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빨리 통일이 되어서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에 새잎이 돋고 있는 곳,

철원에서 평화의 바람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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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분단 아픔’ 서린 철원…“평화를 노래한다”
    • 입력 2018-09-26 08:50:57
    • 수정2018-09-26 0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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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입니다.

지난 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회담 성과가 평화의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기흥 기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아주 뜻 깊은 여행지를 소개해 주신다고요?

[기자]

강원도 철원입니다.

그런데 백마고지 들어보셨나요?

[앵커]

백마부대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기자]

국군과 중공군이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는데요.

엄청난 포격으로 고지 높이가 1미터 낮아졌다고 합니다.

무려 30만 발의 포탄이 터져 고지가 하얗게 변하고 형태마저 말의 형상으로 바뀌면서 미군들이 화이트 홀스 힐, 백마고지라고 부르게 됐다고 하는데요.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인데... 하지만 이제 이곳에도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6.25전쟁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하고 내년 4월 철원에서 첫 삽을 뜨기로 했는데요.

함께 걸어보시죠.

[리포트]

한반도의 가운데 자리한,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철원입니다.

1950년 6월 25일.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이 발발했는데요.

3년여의 긴 전쟁 속에서도 특히 이곳 철원의 백마고지 전투는 치열했습니다.

[이재민/백마고지 해설 병사 :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10일 동안 국군과 적 중공군이 백마고지를 빼앗기 위해 열두 차례에 걸쳐 전투를 했고,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뀌었던 치열한 전투입니다.”]

전투 시 30만 발의 포탄이 터져 고지가 하얗게 변했는데요.

그 모습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백마고지’란 이름이 되었습니다.

비록 승리를 거두었지만, 무려 3,396명의 국군 사상자를 냈는데요.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전적비가 세워졌습니다.

고요한 자작나무 길을 지나면 자유의 종이 나옵니다.

조국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종인데요.

종 너머론 해발 395m, 백마고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박순화/경기도 고양시 : “제가 열세 살 때 6.25 사변이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이제) 팔십이 넘어서 제가 이곳을 방문하게 됐어요. (이곳에) 와서 감개무량한 그런 기분입니다.”]

그럼 이제 평화의 길을 향해 본격적으로 철원 여행을 떠나볼까요.

민통선 내부는 개인 관광이 금지돼 있어 하루 네 번 진행하는 안보 투어만 가능합니다.

[이선희/문화 해설사 : “매주 화요일과 명절을 제외한 나머지 평일에는 자가용으로 신청이 가능하고요. 주말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안보 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철원 안보 여행이 시작되는 이곳은 한탄강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고석정입니다.

강 가운에 우뚝 선 바위와 소나무 군락,

주변의 현무암 계곡을 통틀어서 고석정이라고 부르는데요.

한쪽은 현무암 절벽, 반대편은 화강암 절벽으로 두 암석이 깎이는 정도가 달라 지금 같은 절경이 탄생했습니다.

지금부턴 휴전선 일대 민간인통제구역인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제2땅굴인데요.

이름처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발견된 남침용 땅굴입니다.

암반을 깎아 만들어서 안전을 위해 안전모는 필수입니다.

[“아버님이 일 번이에요. 출발!”]

[이선희/문화 해설사 : “여기는 1975년 3월 24일에 두 번째로 발견된 제2땅굴이라고 합니다. 총 길이 3.5km로 한 시간에 완전히 무장한 병력이 16,000명이 (남한으로) 넘어올 수 있고요. 야포와 소형 지프차까지도 넘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보안상, 내부는 촬영이 불가능한데요.

[“잘 갔다 올게요~”]

제2땅굴 내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당시 땅굴을 수색하던 우리 군인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는데요.

위령탑 앞에서 잠시 묵념을 올려봅니다.

다음으로 가 볼 곳은 철원 평화전망대입니다.

6.25 전쟁 때 실제로 사용됐던 탱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요.

본격적으로 전망대 위로 가볼까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옆으로 동송 저수지와 철원 평야의 풍경이 조용하게 펼쳐집니다.

전망대에 오면 들러야 할 곳이 있는데요.

바로 2층 관람관입니다.

이곳에서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먼저 영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망원경을 통해 가깝지만 먼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황정민/경기도 동두천시 : “북한 땅이 보이니까 되게 신기하네요. 처음 봐서 아주 새롭습니다.”]

비무장지대는 물론, 북한 선전마을과 평강고원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1층 전시관으로 내려오면, 분단의 역사를 좀 더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데요.

치열했던 한국 전쟁 당시 사진 등 전쟁이 남긴 상흔들을 통해 남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대기/인천시 계양구 : “민족의 비극, 분단 현장을 우리 국민 모두가 이렇게 관광 삼아서 오고 있는데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서 우리가 북한하고 왕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철원 안보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떠나볼까요.

바로 월정리역입니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차역인데요.

지금은 열차가 닿지 않는 폐역입니다.

1988년 현재 모습으로 복원됐죠.

역 안으로 들어가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익숙한 문구가 담긴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으론 전쟁 당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일부분이 남아 있는데요.

나머지는 북한군이 철수하며 가져가 버렸습니다.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열차의 잔해도 볼 수 있는데요.

새삼 전쟁의 참혹함이 느껴집니다.

끊긴 철길이 분단의 현실을 실감하게 하는데요.

언젠가 이 철길이 이어지고, 철마가 다시 달릴 날이 오겠죠.

역사 밖에는 분단 50주년에 만들어진 평화의 종이 있는데요.

이 종에는 남북한이 하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돼선 안 되겠죠.

힘껏 종을 울리며 평화를 기원해봅니다.

[김훈동/대구시 수성구 : “올 때마다 항상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고요. 우리가 빨리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안보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빨리 통일이 되어서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에 새잎이 돋고 있는 곳,

철원에서 평화의 바람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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