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낭만이 흐르는 ‘베니스’…이젠 벌금 도시?

입력 2018.10.01 (10:48) 수정 2018.10.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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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탈리아 베니스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물의 도시', '곤돌라', '가면축제', '국제영화제'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낭만의 도시 베니스가 각종 행위에 적지 않은 벌금을 매기는 싱가포르를 닮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각종 벌금 규정이 많은데, 앞으로는 거리에 단순히 앉기만 해도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어서인데요.

'지구촌 속으로'에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0여 개의 운하를 중심으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수백 개의 다리와 아름다운 건축물이 가득한 베니스.

게다가 매년 2월 가면 축제로 흔히 알려진 '베니스 카니발'을 필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

13세기에 시작된 '곤돌라 경주대회' 등 일 년 내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와 행사가 이어집니다.

[알레나 애덤/프랑스인 관광객 : "제 인생 최고의 추억입니다. 이 전통 배는 정말 멋지네요. 이탈리아 최고!"]

이렇다 보니 하루에 최대 6만 명, 매년 3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베니스를 찾고 있는데요.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과 도시의 유산이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라발레/베니스 시민단체 회원 : "대형 유람선이 산 마르코 광장 앞 같은 도시 심장부를 지나가면 환경오염과 훼손 등 상당히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베니스 당국은 강력한 벌금제를 도입해 질서를 바로잡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달 안으로 베니스 시의회는 거리의 지정된 구역 이외 공간에 앉거나 드러눕는 이들에게 50유로에서 최대 5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6만 원에서 6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또한, 오후 7시 이후에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마실 목적으로 술을 가지고 있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밖에도 베니스를 찾는 여행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산 마르코 광장'이나 '리알토 다리' 같은 명소에선 앉는 것이 이미 금지돼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약 26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고,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자전거를 끌거나 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데요.

노점상에서 파는 짝퉁 물건을 사다가 적발돼도 수십에서 수백 유로의 벌금을 내야 하는 등 다양한 '금지 규정'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좁은 길에서는 우측통행이 필수입니다.

[마르코 아고스티니/베니스 지역 경찰 총경 : "베니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행량을 통제해야 하는 곳입니다. 도로 교통보다도 훨씬 복잡하죠. 그런데 운전자들과 달리 보행자들은 우측통행 규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베니스 시 당국은 관광객이 많이 몰려드는 지역에 '예절 천사'라는 이름의 인력을 파견해 위반 행위를 감시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현지의 일부 시민단체와 관광객들은 규제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시 정책 담당자들이 더 중요한 문제들은 뒤로 한 채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관광 당국은 다양한 벌금 부과 정책은 도시의 명예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협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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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11:00:41
    • 수정2018-10-01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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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니스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물의 도시', '곤돌라', '가면축제', '국제영화제'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낭만의 도시 베니스가 각종 행위에 적지 않은 벌금을 매기는 싱가포르를 닮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각종 벌금 규정이 많은데, 앞으로는 거리에 단순히 앉기만 해도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어서인데요.

'지구촌 속으로'에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0여 개의 운하를 중심으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수백 개의 다리와 아름다운 건축물이 가득한 베니스.

게다가 매년 2월 가면 축제로 흔히 알려진 '베니스 카니발'을 필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

13세기에 시작된 '곤돌라 경주대회' 등 일 년 내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와 행사가 이어집니다.

[알레나 애덤/프랑스인 관광객 : "제 인생 최고의 추억입니다. 이 전통 배는 정말 멋지네요. 이탈리아 최고!"]

이렇다 보니 하루에 최대 6만 명, 매년 3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베니스를 찾고 있는데요.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과 도시의 유산이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라발레/베니스 시민단체 회원 : "대형 유람선이 산 마르코 광장 앞 같은 도시 심장부를 지나가면 환경오염과 훼손 등 상당히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베니스 당국은 강력한 벌금제를 도입해 질서를 바로잡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달 안으로 베니스 시의회는 거리의 지정된 구역 이외 공간에 앉거나 드러눕는 이들에게 50유로에서 최대 5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6만 원에서 6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또한, 오후 7시 이후에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마실 목적으로 술을 가지고 있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밖에도 베니스를 찾는 여행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산 마르코 광장'이나 '리알토 다리' 같은 명소에선 앉는 것이 이미 금지돼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약 26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고,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자전거를 끌거나 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데요.

노점상에서 파는 짝퉁 물건을 사다가 적발돼도 수십에서 수백 유로의 벌금을 내야 하는 등 다양한 '금지 규정'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좁은 길에서는 우측통행이 필수입니다.

[마르코 아고스티니/베니스 지역 경찰 총경 : "베니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행량을 통제해야 하는 곳입니다. 도로 교통보다도 훨씬 복잡하죠. 그런데 운전자들과 달리 보행자들은 우측통행 규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베니스 시 당국은 관광객이 많이 몰려드는 지역에 '예절 천사'라는 이름의 인력을 파견해 위반 행위를 감시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현지의 일부 시민단체와 관광객들은 규제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시 정책 담당자들이 더 중요한 문제들은 뒤로 한 채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관광 당국은 다양한 벌금 부과 정책은 도시의 명예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협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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