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수출 첫 6천억 달러 달성 전망”…과제는?

입력 2018.10.02 (18:06) 수정 2018.10.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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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경제 불안 속에서도 우리 수출은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6천억 달러 수출이라는 사상 최초의 실적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국제통상 환경은 또 어떻게 변할지, 경제부 박원기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달 수출 실적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수출실적을 집계했더니, 총 수출액이 50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500억 달러 이상 수출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는데요.

수출액이 124억 달러로 한 달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자동차 수출액이 30억달러에 조금 못 미쳤으니까, 자동차의 4배가 넘는 셈입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수출액도 4,50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10월,11월,12월 석 달이 남았죠.

지금 추세대로라면, 사상 첫 6000억달러 수출도 가능해 보입니다.

[김현종/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금년 타깃 6,000억불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제 10 ·11 ·12월 3개월이 남았는데 그 3개월도 500억 불이, 500억 불 수출이 초과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다섯달 연속 500억 달러 수출은 이어졌지만, 지난해 같은달(9월)보다는 분명 액수가 크게 줄지 않았나요?

그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다른 경제지표도 그렇지만 수출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늘었냐, 줄었냐를 중요하게 따지는데요.

올해 9월 수출액은 지난해 9월 수출액보다 8.2% 감소한 게 맞습니다.

이유는 조업일수에 있는데요. 올해 9월은 추석연휴 때문에 지난해 9월보다 조업일수가 '4일'이 적었는데요.

게다가 지난해 9월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달이어서 상대적으로 격차가 컸기 때문에 8%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도 일평균 수출금액이 25억9천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500억달러를 넘길 수 있습니다.

[앵커]

수출이 느는 것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긴 한데, 반도체분야에 너무 편중된 것은 아닌가요?

[기자]

네 말씀대롭니다. 다른 수출품목도 다 같이 잘되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지난 5월 반도체도 100억달러 이상 수출 행진이 시작됐는데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면서 지난달엔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13개 수출 주력품목 가운데 반도체와 컴퓨터, 석유제품은 1년 전보다 수출이 증가했는데요.

반면, 나머지 10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는데요.

주력산업인 자동차 선박 철강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앵커]

오늘도 경제부총리가 사과할 정도로 고용 실적도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인데요.

수출은 좋은데 고용은 왜 그러냐는 목소리도 있어요.

[기자]

네, 고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한두 개는 아니겠죠.

업종마다 고용 유발 효과가 각각 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특정 업종에서 10억원 어치 물건을 만들 경우 몇 명이 고용되느냐를 보여 주는 게 바로 '취업유발계수'라는 건데요.

반도체 석유제품보다 고용 유발 효과가 월등히 높은 선박, 자동차, 가전 등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이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보다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산업들은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 실적이 고용시장의 사정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수출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업종이 바로 자동차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개정된 한미FTA에 서명도 했는데요.

미국의 수입차 고율관세 부과 움직임, 이제 한시름 놔도 될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제한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바로 무역확장법 232조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주 방미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232조 면제를 요청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무자에게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우리 5당 원내대표들도 미 상무부에 이번에 서명한 한미FTA로 양국이 균형을 이뤘으니 관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고율관세 대상을 누구로 하느냐 등을 결정할 자동차 232조 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어제 타결한 무역협정에서는 232조 조치를 면제해주는 대신 승용차 수입 대수를 연간 260만대로 정했는데요.

미국과 다른 나라 간 협상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참고하고,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따져가며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개정 한미FTA 타결로 미국 농산물의 한국 시장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는데, 혹시 이게 농산물의 추가 개방을 뜻하는 건가요?

[기자]

우리 정부는 이번 FTA 개정과 관련해 농산물의 추가 개방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농업 분야 자체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건데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설명 들어보시죠.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어제, KBS 뉴스라인 : "확실하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요. 추가 개방은 없습니다. 농산물에 대한 협상이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산물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제 생각엔 교역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대로 수출 6천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우리 수출 앞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도 여전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미중간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요.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의 금융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처럼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 수출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겠죠.

당장 일본의 엔화 약세도 우리로선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일본 상품이 싸지면서 우리 수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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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수출 첫 6천억 달러 달성 전망”…과제는?
    • 입력 2018-10-02 18:15:48
    • 수정2018-10-02 18:29:38
    통합뉴스룸ET
[앵커]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경제 불안 속에서도 우리 수출은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6천억 달러 수출이라는 사상 최초의 실적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국제통상 환경은 또 어떻게 변할지, 경제부 박원기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달 수출 실적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수출실적을 집계했더니, 총 수출액이 50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500억 달러 이상 수출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는데요.

수출액이 124억 달러로 한 달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자동차 수출액이 30억달러에 조금 못 미쳤으니까, 자동차의 4배가 넘는 셈입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수출액도 4,50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10월,11월,12월 석 달이 남았죠.

지금 추세대로라면, 사상 첫 6000억달러 수출도 가능해 보입니다.

[김현종/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금년 타깃 6,000억불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제 10 ·11 ·12월 3개월이 남았는데 그 3개월도 500억 불이, 500억 불 수출이 초과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다섯달 연속 500억 달러 수출은 이어졌지만, 지난해 같은달(9월)보다는 분명 액수가 크게 줄지 않았나요?

그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다른 경제지표도 그렇지만 수출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늘었냐, 줄었냐를 중요하게 따지는데요.

올해 9월 수출액은 지난해 9월 수출액보다 8.2% 감소한 게 맞습니다.

이유는 조업일수에 있는데요. 올해 9월은 추석연휴 때문에 지난해 9월보다 조업일수가 '4일'이 적었는데요.

게다가 지난해 9월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달이어서 상대적으로 격차가 컸기 때문에 8%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도 일평균 수출금액이 25억9천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500억달러를 넘길 수 있습니다.

[앵커]

수출이 느는 것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긴 한데, 반도체분야에 너무 편중된 것은 아닌가요?

[기자]

네 말씀대롭니다. 다른 수출품목도 다 같이 잘되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지난 5월 반도체도 100억달러 이상 수출 행진이 시작됐는데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면서 지난달엔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13개 수출 주력품목 가운데 반도체와 컴퓨터, 석유제품은 1년 전보다 수출이 증가했는데요.

반면, 나머지 10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는데요.

주력산업인 자동차 선박 철강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앵커]

오늘도 경제부총리가 사과할 정도로 고용 실적도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인데요.

수출은 좋은데 고용은 왜 그러냐는 목소리도 있어요.

[기자]

네, 고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한두 개는 아니겠죠.

업종마다 고용 유발 효과가 각각 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특정 업종에서 10억원 어치 물건을 만들 경우 몇 명이 고용되느냐를 보여 주는 게 바로 '취업유발계수'라는 건데요.

반도체 석유제품보다 고용 유발 효과가 월등히 높은 선박, 자동차, 가전 등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이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보다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산업들은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 실적이 고용시장의 사정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수출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업종이 바로 자동차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개정된 한미FTA에 서명도 했는데요.

미국의 수입차 고율관세 부과 움직임, 이제 한시름 놔도 될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제한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바로 무역확장법 232조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주 방미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232조 면제를 요청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무자에게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우리 5당 원내대표들도 미 상무부에 이번에 서명한 한미FTA로 양국이 균형을 이뤘으니 관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고율관세 대상을 누구로 하느냐 등을 결정할 자동차 232조 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어제 타결한 무역협정에서는 232조 조치를 면제해주는 대신 승용차 수입 대수를 연간 260만대로 정했는데요.

미국과 다른 나라 간 협상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참고하고,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따져가며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개정 한미FTA 타결로 미국 농산물의 한국 시장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는데, 혹시 이게 농산물의 추가 개방을 뜻하는 건가요?

[기자]

우리 정부는 이번 FTA 개정과 관련해 농산물의 추가 개방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농업 분야 자체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건데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설명 들어보시죠.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어제, KBS 뉴스라인 : "확실하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요. 추가 개방은 없습니다. 농산물에 대한 협상이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산물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제 생각엔 교역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대로 수출 6천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우리 수출 앞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도 여전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미중간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요.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의 금융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처럼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 수출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겠죠.

당장 일본의 엔화 약세도 우리로선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일본 상품이 싸지면서 우리 수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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