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두 얼굴의 아웅 산 수 치…등 돌리는 국제사회

입력 2018.10.05 (10:50) 수정 2018.10.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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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여인, 한때 민주화 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미얀마의 영웅, 아웅 산 수 치입니다.

독재적인 미얀마 군부 정권과 맞서 싸우며 무려 15년이나 가택연금을 당하면서도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아 국제사회의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요.

그랬던 그녀가 이제는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박해하는 상징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아웅산 수치의 행보를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미얀마의 접경지,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난민촌입니다.

이 곳의 또다른 이름은 세계 최대의 난민촌입니다.

'인종청소'라 불릴만큼 잔혹한 미얀마 군의 탄압을 피해 로힝야족 수십 만명이 이 곳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로힝야족 난민 : "총으로 우리를 죽이고, 집을 불태웠습니다. 그들을 총을 쏴 제 남편까지 죽였습니다."]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 사는 무슬림 소수민족으로 핍박과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맞서 싸우겠다며 일부 무장한 반군세력이 대 미얀마 항전을 선포했는데요.

이를 빌미로 지난해 8월부터 미얀마군은 로힝야족을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지금까지 로힝야족 수천 명이 숨지고, 70만 명이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학살과 성폭행 등 각종 범죄도 자행됐습니다.

국제 사회는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실권자인 아웅 산 수 치에게 로힝야족들이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수 치는 이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 오히려 미얀마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수 치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해와 올해 유엔총회에 연이어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로힝야 학살 사태를 취재했던 로이터 통신 소속의 미얀마 기자 두 명이 각각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학살 사건의 진실을 숨기려는 미얀마 경찰의 함정수사라며 기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징역 선고받은 기자의 아내 : "제 남편은 결백합니다. 7년 형을 받는 것은 너무 부당한 일입니다."]

하지만 수 치는 법원의 판결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웅 산 수 치 : "그들은 기자라서 수감된 게 아닙니다. 법원은 그들이 공직 비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징역형을 받은 것이죠."]

급기야 수 치가 받았던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는데요.

노벨위원회 측은 과거의 업적이 있어 상을 수여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수 치에게 명예 시민권을 부여했던 영국 에든버러와 옥스퍼드시,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잇따라 이를 박탈했고,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 측도 2012년에 수여했던 '엘리 위젤상'을 철회했습니다.

현지 시각 2일, 캐나다 상원도 수 치의 명예 시민권을 박탈시키는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국제사회가 하나둘씩 아웅 산 수 치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한 때는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수 치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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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두 얼굴의 아웅 산 수 치…등 돌리는 국제사회
    • 입력 2018-10-05 10:58:07
    • 수정2018-10-05 11: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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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여인, 한때 민주화 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미얀마의 영웅, 아웅 산 수 치입니다.

독재적인 미얀마 군부 정권과 맞서 싸우며 무려 15년이나 가택연금을 당하면서도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아 국제사회의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요.

그랬던 그녀가 이제는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박해하는 상징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아웅산 수치의 행보를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미얀마의 접경지,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난민촌입니다.

이 곳의 또다른 이름은 세계 최대의 난민촌입니다.

'인종청소'라 불릴만큼 잔혹한 미얀마 군의 탄압을 피해 로힝야족 수십 만명이 이 곳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로힝야족 난민 : "총으로 우리를 죽이고, 집을 불태웠습니다. 그들을 총을 쏴 제 남편까지 죽였습니다."]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 사는 무슬림 소수민족으로 핍박과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맞서 싸우겠다며 일부 무장한 반군세력이 대 미얀마 항전을 선포했는데요.

이를 빌미로 지난해 8월부터 미얀마군은 로힝야족을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지금까지 로힝야족 수천 명이 숨지고, 70만 명이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학살과 성폭행 등 각종 범죄도 자행됐습니다.

국제 사회는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실권자인 아웅 산 수 치에게 로힝야족들이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수 치는 이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 오히려 미얀마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수 치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해와 올해 유엔총회에 연이어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로힝야 학살 사태를 취재했던 로이터 통신 소속의 미얀마 기자 두 명이 각각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학살 사건의 진실을 숨기려는 미얀마 경찰의 함정수사라며 기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징역 선고받은 기자의 아내 : "제 남편은 결백합니다. 7년 형을 받는 것은 너무 부당한 일입니다."]

하지만 수 치는 법원의 판결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웅 산 수 치 : "그들은 기자라서 수감된 게 아닙니다. 법원은 그들이 공직 비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징역형을 받은 것이죠."]

급기야 수 치가 받았던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는데요.

노벨위원회 측은 과거의 업적이 있어 상을 수여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수 치에게 명예 시민권을 부여했던 영국 에든버러와 옥스퍼드시,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잇따라 이를 박탈했고,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 측도 2012년에 수여했던 '엘리 위젤상'을 철회했습니다.

현지 시각 2일, 캐나다 상원도 수 치의 명예 시민권을 박탈시키는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국제사회가 하나둘씩 아웅 산 수 치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한 때는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수 치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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