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美 해안도시 초토화…기후 대책 절실

입력 2018.10.12 (10:50) 수정 2018.10.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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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력한 허리케인 '마이클'이 덮친 미국 남부 일대의 모습입니다.

나무와 송전탑이 쓰러지고, 주택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세력이 약해져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음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허리케인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릭 스콧/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 "허리케인 마이클은 매우 치명적인 4등급 폭풍입니다.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을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입니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태풍의 전 단계인 '열대성 폭풍'으로 구분됐던 '마이클'.

그런데 멕시코만의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불과 40시간 만에 허리케인 5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4등급으로 세력이 강화됐습니다.

지난달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플로렌스'에 이어 또다시 초강력 허리케인이 발생하자,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허리케인의 세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다시 내놓고 있습니다.

따뜻한 수온이 허리케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데다,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해 허리케인의 파괴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하기 직전 유엔 산하 재해경감전략기구는 기후변화 관련된 재난의 경제적 비용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극단적 기후와 관련된 자연재해로, 2조 2500억 달러, 우리 돈 약 2558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전의 20년, 1978년부터 1997년까지 기후 관련 재난이 초래한 경제적 비용보다 2.5배 증가한 것인데요.

또한, 기후 변화가 홍수나 폭풍 등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각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카르도 메나/유엔 재해경감전략기구 : "이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수적인데요.

지난 8일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기존 목표인 2도가 아니라 1.5도로 제한할 경우, 확고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테리 탈라스/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 : "1.5도와 2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만약 우리가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수 있게 된다면 4억 2천만 명이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덜 받게 될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여야 하는 상황.

하지만 세계 각국 사이에 이견이 많아 전망이 밝진 않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뒤, 메탄가스 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반환경적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기후변화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도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윌리엄 노드하우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 "미국이 이 정도로 환경 정책과 기후 변화 정책에 적대감이 있다는 건 정말 이례적입니다. 우리가 큰 피해 없이 이 일을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을 망설이는 사이, 인류와 지구 생태계를 기후변화의 재앙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데드라인은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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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美 해안도시 초토화…기후 대책 절실
    • 입력 2018-10-12 10:51:35
    • 수정2018-10-12 10:57:33
    지구촌뉴스
[앵커]

강력한 허리케인 '마이클'이 덮친 미국 남부 일대의 모습입니다.

나무와 송전탑이 쓰러지고, 주택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세력이 약해져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음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허리케인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릭 스콧/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 "허리케인 마이클은 매우 치명적인 4등급 폭풍입니다.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을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입니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태풍의 전 단계인 '열대성 폭풍'으로 구분됐던 '마이클'.

그런데 멕시코만의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불과 40시간 만에 허리케인 5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4등급으로 세력이 강화됐습니다.

지난달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플로렌스'에 이어 또다시 초강력 허리케인이 발생하자,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허리케인의 세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다시 내놓고 있습니다.

따뜻한 수온이 허리케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데다,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해 허리케인의 파괴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하기 직전 유엔 산하 재해경감전략기구는 기후변화 관련된 재난의 경제적 비용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극단적 기후와 관련된 자연재해로, 2조 2500억 달러, 우리 돈 약 2558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전의 20년, 1978년부터 1997년까지 기후 관련 재난이 초래한 경제적 비용보다 2.5배 증가한 것인데요.

또한, 기후 변화가 홍수나 폭풍 등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각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카르도 메나/유엔 재해경감전략기구 : "이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수적인데요.

지난 8일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기존 목표인 2도가 아니라 1.5도로 제한할 경우, 확고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테리 탈라스/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 : "1.5도와 2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만약 우리가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수 있게 된다면 4억 2천만 명이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덜 받게 될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여야 하는 상황.

하지만 세계 각국 사이에 이견이 많아 전망이 밝진 않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뒤, 메탄가스 배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반환경적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기후변화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도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윌리엄 노드하우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 "미국이 이 정도로 환경 정책과 기후 변화 정책에 적대감이 있다는 건 정말 이례적입니다. 우리가 큰 피해 없이 이 일을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을 망설이는 사이, 인류와 지구 생태계를 기후변화의 재앙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데드라인은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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