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등쌀에 하회마을 훼손

입력 2003.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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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여왕까지 다녀간 경북 안동 하회마을이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인지 김정균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마을, 아직도 우리의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는 이곳은 하회탈의 본고장으로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주말이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요즘 일부 관광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고가옥의 흙담들은 온통 낙서투성이입니다.
방문 창호지에도 손가락으로 뚫은 구멍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마을 주민: 우리 관광객들의 의식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 겁니다.
⊙기자: 보물 제306호로 지정된 풍산 유 씨 대종가인 양진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문 창호지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방 안에는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무질서에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신정숙 주민: 문종이 발라놓으면 찢고 또 찢고... 마루에 올라가지 말라고 글씨가 써 있어도 궁금해서 문 열어보고... 애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럽니다.
⊙기자: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마저 여기저기 훼손된 마을 풍경에 실망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영미(관광객): 사람들이 많이 오고 아이들 공부하러 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낙서하고 그러면 아무래도 안 좋죠.
⊙기자: 심지어 진짜 흙으로 만든 담인지 확인하기 위해 발로 차보는 사람들도 많아 흙담들은 허물어지기 직전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흙 위에 시멘트를 섞어 발라 마을의 전통적인 모습까지 훼손되고 있습니다.
⊙주민: 흙으로 하면 자꾸 허물어지니까 시멘트를 안 섞을 수가 없어요.
⊙기자: 우리 모두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일부 관광객들에게 수난을 당하면서 차츰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정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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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객 등쌀에 하회마을 훼손
    • 입력 2003-02-06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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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여왕까지 다녀간 경북 안동 하회마을이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인지 김정균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마을, 아직도 우리의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는 이곳은 하회탈의 본고장으로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주말이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요즘 일부 관광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고가옥의 흙담들은 온통 낙서투성이입니다. 방문 창호지에도 손가락으로 뚫은 구멍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마을 주민: 우리 관광객들의 의식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 겁니다. ⊙기자: 보물 제306호로 지정된 풍산 유 씨 대종가인 양진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문 창호지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방 안에는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무질서에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신정숙 주민: 문종이 발라놓으면 찢고 또 찢고... 마루에 올라가지 말라고 글씨가 써 있어도 궁금해서 문 열어보고... 애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럽니다. ⊙기자: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마저 여기저기 훼손된 마을 풍경에 실망을 감추지 못합니다. ⊙하영미(관광객): 사람들이 많이 오고 아이들 공부하러 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낙서하고 그러면 아무래도 안 좋죠. ⊙기자: 심지어 진짜 흙으로 만든 담인지 확인하기 위해 발로 차보는 사람들도 많아 흙담들은 허물어지기 직전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흙 위에 시멘트를 섞어 발라 마을의 전통적인 모습까지 훼손되고 있습니다. ⊙주민: 흙으로 하면 자꾸 허물어지니까 시멘트를 안 섞을 수가 없어요. ⊙기자: 우리 모두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일부 관광객들에게 수난을 당하면서 차츰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정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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