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묵인하는 특수학교…‘교사 순환’이 해법?

입력 2018.10.17 (12:23) 수정 2018.10.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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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광주 인화학교나 특수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드러낸 태백 미래학교의 사례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에 다시 특수 학교에서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 서울 강서구에 있는 교남학교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교사가 학생을 거칠게 잡아끌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밝혀진 건 놀랍게도 상습적인 폭행이었는데요.

경찰은 5월부터 석달 동안 16대의 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서, 교사들이 학생 2명을 13차례나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폭행한 교사가 9명, 방조한 교사는 3명이었습니다.

경찰은 폭행 정도가 가장 심한 담임 교사 이 모 씨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어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일부 교사들은 장애 학생들을 통제한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교사들이 이렇게 변명하는건 비일비재합니다.

교사들은 장애 특성에 따라 공격적인 아이들이 있는데 이를 막다 생긴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인강학교에서도 교사의 학생 폭행 사건이 불거져서 학교 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렸는데요.

하지만 교사들의 이런 주장이 반영돼 쌍방 폭행으로 별다른 조치없이 끝났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런 결론을 수용할수 없다며 학교 폭력대책위원회를 다시 열라고 요청한 상태인데요.

사실 지적장애 학생의 경우 친구나 교사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공격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 행동 때문에 특수학교 안에서의 물리력 사용은 묵인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일어난 특수학교 폭행 사건들은 훈육과는 거리가 멀다는게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교육부가 문제행동 중재 매뉴얼이라는걸 만들어서 특수학교에 배포하긴 했는데요.

쓸모가 없었습니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기록하고 분석하라고 매뉴얼에는 돼 있는데 정작 통제 불가능한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걸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사 연수 프로그램도 만들었는데요.

강제성이 없어서 교사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수학교의 폭력 사태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두 사립학교라는 건데요.

사립학교에서 이같은 인권 유린 사태가 벌어지는건 교사가 퇴직할때까지 한 학교에서만 근무하는 폐쇄적인 여건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폭력 사태가 발생해도 사립학교이다 보니 교육청이 교원을 직접 징계할 수도 없구요.

더구나 학교법인이 아닌 복지법인이 운영하는 특수학교는 교육청의 제재마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국공립 특수학교의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당장 공립으로 바꾸는게 어렵다면 사립학교 간에 교사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폐쇄적인 구조를 개방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장애학생도 일반 학교를 다니게 하는 통합 교육 학교를 늘려서요.

학교 선택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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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 묵인하는 특수학교…‘교사 순환’이 해법?
    • 입력 2018-10-17 12:27:54
    • 수정2018-10-17 13: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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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광주 인화학교나 특수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드러낸 태백 미래학교의 사례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에 다시 특수 학교에서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 서울 강서구에 있는 교남학교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교사가 학생을 거칠게 잡아끌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밝혀진 건 놀랍게도 상습적인 폭행이었는데요.

경찰은 5월부터 석달 동안 16대의 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서, 교사들이 학생 2명을 13차례나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직접 폭행한 교사가 9명, 방조한 교사는 3명이었습니다.

경찰은 폭행 정도가 가장 심한 담임 교사 이 모 씨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어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일부 교사들은 장애 학생들을 통제한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교사들이 이렇게 변명하는건 비일비재합니다.

교사들은 장애 특성에 따라 공격적인 아이들이 있는데 이를 막다 생긴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인강학교에서도 교사의 학생 폭행 사건이 불거져서 학교 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렸는데요.

하지만 교사들의 이런 주장이 반영돼 쌍방 폭행으로 별다른 조치없이 끝났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런 결론을 수용할수 없다며 학교 폭력대책위원회를 다시 열라고 요청한 상태인데요.

사실 지적장애 학생의 경우 친구나 교사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공격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 행동 때문에 특수학교 안에서의 물리력 사용은 묵인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일어난 특수학교 폭행 사건들은 훈육과는 거리가 멀다는게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교육부가 문제행동 중재 매뉴얼이라는걸 만들어서 특수학교에 배포하긴 했는데요.

쓸모가 없었습니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기록하고 분석하라고 매뉴얼에는 돼 있는데 정작 통제 불가능한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걸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사 연수 프로그램도 만들었는데요.

강제성이 없어서 교사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수학교의 폭력 사태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두 사립학교라는 건데요.

사립학교에서 이같은 인권 유린 사태가 벌어지는건 교사가 퇴직할때까지 한 학교에서만 근무하는 폐쇄적인 여건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폭력 사태가 발생해도 사립학교이다 보니 교육청이 교원을 직접 징계할 수도 없구요.

더구나 학교법인이 아닌 복지법인이 운영하는 특수학교는 교육청의 제재마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국공립 특수학교의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당장 공립으로 바꾸는게 어렵다면 사립학교 간에 교사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폐쇄적인 구조를 개방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장애학생도 일반 학교를 다니게 하는 통합 교육 학교를 늘려서요.

학교 선택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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