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효과’ 낸다며 연구소 모아 놨더니…한 건물에 도서관 ‘10개’

입력 2018.10.17 (21:36) 수정 2018.10.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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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국책 연구기관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며 세종시에 국책 연구단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아놓은 연구기관들이 제각각 도서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공간 낭비, 예산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업연구원과 노동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 10곳이 입주해 있는 세종 국책연구단지.

건물 9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운영하는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6층으로 내려와 봤더니 여기엔 노동연구원의 도서관이, 2층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도서관이 있습니다.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건물처럼 쓰이는 네 개 동에 열 개의 국책 연구기관이 각자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 국책연구소 관계자/음성변조 :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료의 이용도가 굉장히 떨어져요. 최대한 연구자들하고 가까이 있을 때에만 기능이 더 부합된다는 거죠."]

이 도서관들은 지난해 도서구입비로 39억 원을 썼는데, 구입 도서들의 명단을 보니 10권 가운데 한 권꼴로 중복 구입이었습니다.

[B 국책연구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책들은 아마 중복적으로 갖고 있을 거예요. 두 기관을 합친다고 해도 인원수를 생각하면 그 책이 꼭 한 권만 있어야 할 것이냐..."]

국책 연구기관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애초의 설립 취지와도 어긋납니다.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 : "연구라는 것이 융·복합적으로 가는 것이 추세입니다. 장서를 작게 구비한 도서관이 여러 개 있는 것 보다는 큰 도서관 하나에 다양한 책을 구비해 놓는 것이..."]

열 개의 도서관이 차지한 면적만 3천 6백여 제곱미터.

이런 가운데 연구단지는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제2 청사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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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너지 효과’ 낸다며 연구소 모아 놨더니…한 건물에 도서관 ‘10개’
    • 입력 2018-10-17 21:38:15
    • 수정2018-10-17 22: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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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국책 연구기관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며 세종시에 국책 연구단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아놓은 연구기관들이 제각각 도서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공간 낭비, 예산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업연구원과 노동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 10곳이 입주해 있는 세종 국책연구단지.

건물 9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운영하는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6층으로 내려와 봤더니 여기엔 노동연구원의 도서관이, 2층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도서관이 있습니다.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건물처럼 쓰이는 네 개 동에 열 개의 국책 연구기관이 각자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 국책연구소 관계자/음성변조 :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료의 이용도가 굉장히 떨어져요. 최대한 연구자들하고 가까이 있을 때에만 기능이 더 부합된다는 거죠."]

이 도서관들은 지난해 도서구입비로 39억 원을 썼는데, 구입 도서들의 명단을 보니 10권 가운데 한 권꼴로 중복 구입이었습니다.

[B 국책연구소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책들은 아마 중복적으로 갖고 있을 거예요. 두 기관을 합친다고 해도 인원수를 생각하면 그 책이 꼭 한 권만 있어야 할 것이냐..."]

국책 연구기관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애초의 설립 취지와도 어긋납니다.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 : "연구라는 것이 융·복합적으로 가는 것이 추세입니다. 장서를 작게 구비한 도서관이 여러 개 있는 것 보다는 큰 도서관 하나에 다양한 책을 구비해 놓는 것이..."]

열 개의 도서관이 차지한 면적만 3천 6백여 제곱미터.

이런 가운데 연구단지는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제2 청사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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