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카풀’에 맞선 택시업계…생존권 vs 편리

입력 2018.10.19 (08:33) 수정 2018.10.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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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 하루, 택시 잡기 괜찮으셨습니까?

전국 택시업계가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큰 불편은 없었다", "평소보다 힘들었다" 이용 시간대에 따라 체감도는 달랐습니다.

택시업계가 이처럼 실력행사에 들어간 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풀앱 때문인데요,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적자를 호소하는 택시업계는 생존권 문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거리로 직접 나가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역입니다.

택시 승강장에 사람들이 가득한데요.

평소와 비교해 얼마나 차질을 빚고 있을까요?

[전선옥/승객 : "생각보다 괜찮은 거 같아요. 승객들도 기다리고 차분하게 움직이는 거 같아요."]

또 다른 서울 시내의 택시 승강장, 택시로 가득해야 할 시간인데 텅텅 비어있습니다.

[승객/음성변조 : "택시 타고 동대문 시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파업한다고 그래서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불편하죠, 많이 불편하죠."]

택시 업계는 어제 새벽 4시부터 하루 동안 전국에서 자체 추산 7만 여 대가 운행을 중단,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광화문. 전국 택시 기사들이 모였습니다.

[강용진/전남 나주시 택시기사 : "아침 6시 40분에 집에서 나왔어요."]

[강경수/경북 포항시 택시기사 : "포항에서 출발해서 여기 왔습니다."]

이들이 이처럼 모인 건 카카오가 내건 '카풀앱' 서비스 때문입니다.

[강용진/전남 나주시 택시기사 : "카풀 앱은 우리 택시를 위협하고 있어요."]

[이남수/경기도 부천시 택시기사 : "진짜 한 달에 이것저것 제외하고 나면 백만 원 벌까 말까 합니다. 자가용 영업을 하는데 택시가 필요 없지 않습니까."]

카풀앱은 휴대전화 앱으로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연결 시켜 주는 서비스입니다. 대신 차를 운행하는 사람은 택시처럼 돈을 받게 되는데요.

택시 업계는 이 카풀 앱이 사실상 자가용 영업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자가용 영업이라는 것은 불법인데 자가용도 다 영업하고 그러면 택시가 없어지는 거죠."]

[택시기사/음성변조 : "몇십 년 동안 했는데 직장이 날아갈 판인데 가만히 있을 수 없죠."]

현재 우리나라는 출퇴근 시간에 한해서 차를 함께 타는 카풀은 합법입니다.

[국토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가용을 활용해서 돈을 받고 영업을 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의 경우에 카풀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용을 하고 있거든요. 현행 규정상이요."]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바뀐 출퇴근 문화 때문에 결국 24시간 카풀 이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저녁에도 7시부터 9시까지 한다고 하잖아요. 출퇴근 시간대만. 그게 지켜지겠냐 이거죠."]

이처럼, 택시 기사들은 카풀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준호/충남 보령시 : "가깝든 멀든 손님을 위해서 조금 더 움직여 준다면 손님들도 택시를 이용하죠.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택시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시민/음성변조 : "카풀 이용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승객이 고를 수 있는 입장이 되잖아요. 택시기사는 아무래도 손님을 뺏기니까 이해는 가죠."]

카풀 활성화를 바라는 배경엔 결국 택시 이용에 대한 불편, 서비스 불만 등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과연 실태는 어떨까요?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앞, 막차가 끊긴 12시가 넘은 시간, 평일 저녁인데도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연신 손을 흔들어 보지만 잡기 쉽지 않죠.

차도까지 나와 택시를 잡으려다보니 아찔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겨우 빈 차가 남성 앞에 섰지만, 잠시 대화 끝에 택시는 그냥 가버립니다.

계속해서 지나치는 택시를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택시를 타지는 못합니다.

이 남성과 여성 역시 택시를 잡아 보기 위해 계속해서 손을 흔드는데요. 겨우 빈 택시를 발견했지만 그냥 보냅니다.

[승객/음성변조 : "안 간대요. (저희 벌써 두 번 (승차 거부) 당했어요. 빈 차였는데 두 번 당했어요.) 술 먹고 장거리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안 태우려고 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렇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승객/음성변조 : "이 사람아, 승차 거부잖아. 내가 앞에 서 있었잖아."]

막상 오는 차들, 자세히 보니 예약 표시 등이 떠 있어 빈 차를 찾기도 힘듭니다.

제작진도 택시 예약 앱을 통해 택시를 불러봤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목적지를 입력했더니, 택시를 호출할 수 없다고 나옵니다.

이번엔, 1만 원이 넘게 나오는 목적지를 입력하자, 곧바로 택시가 예약됩니다.

시민들의 불만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택시 스스로 외면받도록 했다는 건데요,

택시 기사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요금이 싸다 보니까 그 시간대 못 벌면 사납금을 내 돈으로 채워 넣어야 해요."]

[차순선/서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 "택시 요금을 현재 상황에 맞게 인상해준다면 서비스 문제라든가 택시를 타기 힘든 부분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인천의 한 택시 LPG 주유소, 택시기사들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는데요, 운행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서영배/택시기사 : "손님이 없으니까 (낮에는) 안 돌아다녀요. 차라리 쉬었다가 퇴근 시간에 좀 돌아다니는 거예요."]

카풀앱을 도입하려는 카카오 측의 입장은 어떨까요?

카풀 자체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택시 생존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최바다/카카오 모빌리티 팀장 : "출퇴근 시간대에는 기존 대중교통인 버스와 지하철도 다 만원이거든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분들이 카풀을 많이 이용하셨어요. 그래서 카풀 서비스 때문에 택시 산업이 안 될 것이라는 주장은 과한 우려라고 생각해요."]

국토부에서 카풀 가능 시간과 횟수를 특정하고 허용하는 방침이 한때 알려지기도 했지만 다시 원점 검토되는 분위기입니다

양측 업계가 맞서는 가운데 과연 택시의 대체 수단이 될지, 불편한 빈자리를 메우는 보완 수단이 될지 시민들은 어디에 손을 들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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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카풀’에 맞선 택시업계…생존권 vs 편리
    • 입력 2018-10-19 08:40:30
    • 수정2018-10-19 08: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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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 하루, 택시 잡기 괜찮으셨습니까?

전국 택시업계가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큰 불편은 없었다", "평소보다 힘들었다" 이용 시간대에 따라 체감도는 달랐습니다.

택시업계가 이처럼 실력행사에 들어간 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풀앱 때문인데요,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적자를 호소하는 택시업계는 생존권 문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거리로 직접 나가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역입니다.

택시 승강장에 사람들이 가득한데요.

평소와 비교해 얼마나 차질을 빚고 있을까요?

[전선옥/승객 : "생각보다 괜찮은 거 같아요. 승객들도 기다리고 차분하게 움직이는 거 같아요."]

또 다른 서울 시내의 택시 승강장, 택시로 가득해야 할 시간인데 텅텅 비어있습니다.

[승객/음성변조 : "택시 타고 동대문 시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파업한다고 그래서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불편하죠, 많이 불편하죠."]

택시 업계는 어제 새벽 4시부터 하루 동안 전국에서 자체 추산 7만 여 대가 운행을 중단,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광화문. 전국 택시 기사들이 모였습니다.

[강용진/전남 나주시 택시기사 : "아침 6시 40분에 집에서 나왔어요."]

[강경수/경북 포항시 택시기사 : "포항에서 출발해서 여기 왔습니다."]

이들이 이처럼 모인 건 카카오가 내건 '카풀앱' 서비스 때문입니다.

[강용진/전남 나주시 택시기사 : "카풀 앱은 우리 택시를 위협하고 있어요."]

[이남수/경기도 부천시 택시기사 : "진짜 한 달에 이것저것 제외하고 나면 백만 원 벌까 말까 합니다. 자가용 영업을 하는데 택시가 필요 없지 않습니까."]

카풀앱은 휴대전화 앱으로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연결 시켜 주는 서비스입니다. 대신 차를 운행하는 사람은 택시처럼 돈을 받게 되는데요.

택시 업계는 이 카풀 앱이 사실상 자가용 영업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자가용 영업이라는 것은 불법인데 자가용도 다 영업하고 그러면 택시가 없어지는 거죠."]

[택시기사/음성변조 : "몇십 년 동안 했는데 직장이 날아갈 판인데 가만히 있을 수 없죠."]

현재 우리나라는 출퇴근 시간에 한해서 차를 함께 타는 카풀은 합법입니다.

[국토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가용을 활용해서 돈을 받고 영업을 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의 경우에 카풀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용을 하고 있거든요. 현행 규정상이요."]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바뀐 출퇴근 문화 때문에 결국 24시간 카풀 이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저녁에도 7시부터 9시까지 한다고 하잖아요. 출퇴근 시간대만. 그게 지켜지겠냐 이거죠."]

이처럼, 택시 기사들은 카풀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준호/충남 보령시 : "가깝든 멀든 손님을 위해서 조금 더 움직여 준다면 손님들도 택시를 이용하죠.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택시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시민/음성변조 : "카풀 이용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승객이 고를 수 있는 입장이 되잖아요. 택시기사는 아무래도 손님을 뺏기니까 이해는 가죠."]

카풀 활성화를 바라는 배경엔 결국 택시 이용에 대한 불편, 서비스 불만 등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과연 실태는 어떨까요?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앞, 막차가 끊긴 12시가 넘은 시간, 평일 저녁인데도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연신 손을 흔들어 보지만 잡기 쉽지 않죠.

차도까지 나와 택시를 잡으려다보니 아찔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겨우 빈 차가 남성 앞에 섰지만, 잠시 대화 끝에 택시는 그냥 가버립니다.

계속해서 지나치는 택시를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택시를 타지는 못합니다.

이 남성과 여성 역시 택시를 잡아 보기 위해 계속해서 손을 흔드는데요. 겨우 빈 택시를 발견했지만 그냥 보냅니다.

[승객/음성변조 : "안 간대요. (저희 벌써 두 번 (승차 거부) 당했어요. 빈 차였는데 두 번 당했어요.) 술 먹고 장거리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안 태우려고 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렇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승객/음성변조 : "이 사람아, 승차 거부잖아. 내가 앞에 서 있었잖아."]

막상 오는 차들, 자세히 보니 예약 표시 등이 떠 있어 빈 차를 찾기도 힘듭니다.

제작진도 택시 예약 앱을 통해 택시를 불러봤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목적지를 입력했더니, 택시를 호출할 수 없다고 나옵니다.

이번엔, 1만 원이 넘게 나오는 목적지를 입력하자, 곧바로 택시가 예약됩니다.

시민들의 불만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택시 스스로 외면받도록 했다는 건데요,

택시 기사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요금이 싸다 보니까 그 시간대 못 벌면 사납금을 내 돈으로 채워 넣어야 해요."]

[차순선/서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 "택시 요금을 현재 상황에 맞게 인상해준다면 서비스 문제라든가 택시를 타기 힘든 부분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인천의 한 택시 LPG 주유소, 택시기사들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는데요, 운행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서영배/택시기사 : "손님이 없으니까 (낮에는) 안 돌아다녀요. 차라리 쉬었다가 퇴근 시간에 좀 돌아다니는 거예요."]

카풀앱을 도입하려는 카카오 측의 입장은 어떨까요?

카풀 자체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택시 생존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최바다/카카오 모빌리티 팀장 : "출퇴근 시간대에는 기존 대중교통인 버스와 지하철도 다 만원이거든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분들이 카풀을 많이 이용하셨어요. 그래서 카풀 서비스 때문에 택시 산업이 안 될 것이라는 주장은 과한 우려라고 생각해요."]

국토부에서 카풀 가능 시간과 횟수를 특정하고 허용하는 방침이 한때 알려지기도 했지만 다시 원점 검토되는 분위기입니다

양측 업계가 맞서는 가운데 과연 택시의 대체 수단이 될지, 불편한 빈자리를 메우는 보완 수단이 될지 시민들은 어디에 손을 들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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