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베일에 싸인 뱅크시…치솟는 작품 가치

입력 2018.10.29 (10:50) 수정 2018.10.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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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이지만, 수십 년간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

그냥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로만 알려진 뱅크시 얘기인데요.

최근 경매에 나온 자신의 작품을 파괴하는 기행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죠.

미술 시장의 거래 관행을 조롱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의 작품 가치는 더 치솟고 있다는데요.

화제의 인물 뱅크시의 행보를 '지구촌 속으로'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며칠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예술작품 경매 행사.

뱅크시의 작품 '빅토리아 여왕'과 '수프 캔', '검문검색' 등 총 세 작품이 경매에 나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가 경찰에게 검문받는 장면을 석판 인쇄한 '검문검색'은 6만 5천 유로에 낙찰돼,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세 작품의 총 낙찰가는 12만 유로, 우리 돈 약 1억 5,600만 원으로 경매 전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아르누드 올리벡스/경매인 : "뱅크시 작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원래도 관심은 뜨거웠지만, 앞으로 작품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 날 경매는 최종 낙찰가만큼이나 과연 경매가 '무사히' 진행될지에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몇 주 전에 벌어진 황당한 사건 때문인데요.

지난 5일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등장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

우리 돈 약 15억 4천만 원에 낙찰된 순간, 작품이 스르르 아래로 흘러내리더니 여러 갈래로 파쇄돼 경매장을 혼돈에 빠트렸습니다.

다음날 뱅크시는 본인의 소행이었다고 밝히면서, 사전에 파쇄장치를 액자에 설치하는 동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이를 두고 평소 자본주의와 미술 시장을 비판해온 뱅크시다운 퍼포먼스라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반면, 자신의 작품값을 올리기 위한 뱅크시의 술책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부터 난민과 사회적 약자,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세력 등을 향한 비판을 담은 벽화로 유명해진 뱅크시….

[라세레/예술잡지 편집인/지난 6월 : "계속 빠져있는 주제는 난민 문제와 관련이 있어요. 뱅크시의 천재성은 미적인 측면을 넘어서, 항상 현재의 정치적 순간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과거에도 여러 기행으로 유명했습니다.

2005년을 전후해 뱅크시는 대영박물관 등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기도 했고, 2013년에는 뉴욕에서 한 노점상을 통해 수천만 원을 웃도는 자신의 캔버스 작품들을 60달러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낙찰 작품 파쇄로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뱅크시가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리장벽 옆에 개장한 호텔에도 손님이 몰리고 있습니다.

사방이 벽에 가로막혀 있어 전망이 최악이지만, 호텔 내부에는 뱅크시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돼있습니다.

[규리 루이츠/헝가리인 방문객 : "뱅크시의 작품은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죠. 그는 정말 민감한 상황과 주제를 정말 자유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니까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 뱅크시의 파격적인 행보는 어떤 형태로,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지구촌 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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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베일에 싸인 뱅크시…치솟는 작품 가치
    • 입력 2018-10-29 10:59:20
    • 수정2018-10-29 11:09:46
    지구촌뉴스
[앵커]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이지만, 수십 년간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

그냥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로만 알려진 뱅크시 얘기인데요.

최근 경매에 나온 자신의 작품을 파괴하는 기행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죠.

미술 시장의 거래 관행을 조롱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의 작품 가치는 더 치솟고 있다는데요.

화제의 인물 뱅크시의 행보를 '지구촌 속으로'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며칠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예술작품 경매 행사.

뱅크시의 작품 '빅토리아 여왕'과 '수프 캔', '검문검색' 등 총 세 작품이 경매에 나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가 경찰에게 검문받는 장면을 석판 인쇄한 '검문검색'은 6만 5천 유로에 낙찰돼,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세 작품의 총 낙찰가는 12만 유로, 우리 돈 약 1억 5,600만 원으로 경매 전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아르누드 올리벡스/경매인 : "뱅크시 작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원래도 관심은 뜨거웠지만, 앞으로 작품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 날 경매는 최종 낙찰가만큼이나 과연 경매가 '무사히' 진행될지에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몇 주 전에 벌어진 황당한 사건 때문인데요.

지난 5일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등장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

우리 돈 약 15억 4천만 원에 낙찰된 순간, 작품이 스르르 아래로 흘러내리더니 여러 갈래로 파쇄돼 경매장을 혼돈에 빠트렸습니다.

다음날 뱅크시는 본인의 소행이었다고 밝히면서, 사전에 파쇄장치를 액자에 설치하는 동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이를 두고 평소 자본주의와 미술 시장을 비판해온 뱅크시다운 퍼포먼스라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반면, 자신의 작품값을 올리기 위한 뱅크시의 술책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부터 난민과 사회적 약자,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세력 등을 향한 비판을 담은 벽화로 유명해진 뱅크시….

[라세레/예술잡지 편집인/지난 6월 : "계속 빠져있는 주제는 난민 문제와 관련이 있어요. 뱅크시의 천재성은 미적인 측면을 넘어서, 항상 현재의 정치적 순간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과거에도 여러 기행으로 유명했습니다.

2005년을 전후해 뱅크시는 대영박물관 등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기도 했고, 2013년에는 뉴욕에서 한 노점상을 통해 수천만 원을 웃도는 자신의 캔버스 작품들을 60달러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낙찰 작품 파쇄로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뱅크시가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리장벽 옆에 개장한 호텔에도 손님이 몰리고 있습니다.

사방이 벽에 가로막혀 있어 전망이 최악이지만, 호텔 내부에는 뱅크시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돼있습니다.

[규리 루이츠/헝가리인 방문객 : "뱅크시의 작품은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죠. 그는 정말 민감한 상황과 주제를 정말 자유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니까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 뱅크시의 파격적인 행보는 어떤 형태로,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지구촌 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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