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 속, 심야 에너지 낭비 심각

입력 2003.02.1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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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유가 급등으로 우려했던 에너지난이 현실화되면서 오늘부터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됐습니다마는 아직도 먼나라 얘기인 것 같습니다.
현장 추적 오늘은 심야 에너지 낭비 현장을 고발합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이 가까워오는데도 도심 한복판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온갖 치장을 한 채 밤새도록 유흥가를 밝힙니다.
이러한 서울시내 조명간판은 44만여 개.한 시간에 소비되는 전기요금은 대략 1200만원어치나 됩니다.
일요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
그런데도 30층이 넘는 이 대기업 건물은 대부분 사무실이 환합니다.
사람들 출입이 전혀 없는 로비에도 꺼져 있는 전등은 하나도 없습니다.
⊙경비 직원: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격주(근무)니까 한두 사람 있거나 그렇죠. 불을 안 끄고 나갔기 때문에 켜 있는 경우가 있고...
⊙기자: 새벽 1시가 넘어 민원인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지만 구청 간판도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구청 관계자: 켜지 말도록 지시했는데 아마 당직자들이 모르고 켜 놓은 거 같은데요.
⊙기자: 영업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은행과 보험사, 병원 간판 역시 꺼질 줄 모릅니다.
이러는 사이 에너지 소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연 평균 7% 정도씩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은행 관계자: 홍보죠. 멀리서도 제일 잘 보이죠.
⊙기자: 이런 이유로 건물 옥상의 동영상 광고는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현란하게 빛나고 자동차 영업소 조명은 아예 실내까지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최원준(서울 약수동): 아무도 찾지 않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지나다니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에너지 절약차원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한 시민단체 조사 결과 서울시내 구청과 금융기관, 자동차 영업소, 이동통신 대리점 등 306곳 가운데 87%인 265곳이 심야에도 간판을 켜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가 한해에 에너지 수입에 쓰는 300억달러를 넘어 총 수입액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서준호(에너지 시민연대 차장): 저녁 시간을 규제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모두가 나몰라라 돈벌이와 홍보 효과에만 신경쓰는 사이 에너지 위기는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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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난 속, 심야 에너지 낭비 심각
    • 입력 2003-02-1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국제유가 급등으로 우려했던 에너지난이 현실화되면서 오늘부터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됐습니다마는 아직도 먼나라 얘기인 것 같습니다. 현장 추적 오늘은 심야 에너지 낭비 현장을 고발합니다.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이 가까워오는데도 도심 한복판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온갖 치장을 한 채 밤새도록 유흥가를 밝힙니다. 이러한 서울시내 조명간판은 44만여 개.한 시간에 소비되는 전기요금은 대략 1200만원어치나 됩니다. 일요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 그런데도 30층이 넘는 이 대기업 건물은 대부분 사무실이 환합니다. 사람들 출입이 전혀 없는 로비에도 꺼져 있는 전등은 하나도 없습니다. ⊙경비 직원: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격주(근무)니까 한두 사람 있거나 그렇죠. 불을 안 끄고 나갔기 때문에 켜 있는 경우가 있고... ⊙기자: 새벽 1시가 넘어 민원인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지만 구청 간판도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구청 관계자: 켜지 말도록 지시했는데 아마 당직자들이 모르고 켜 놓은 거 같은데요. ⊙기자: 영업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은행과 보험사, 병원 간판 역시 꺼질 줄 모릅니다. 이러는 사이 에너지 소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연 평균 7% 정도씩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은행 관계자: 홍보죠. 멀리서도 제일 잘 보이죠. ⊙기자: 이런 이유로 건물 옥상의 동영상 광고는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현란하게 빛나고 자동차 영업소 조명은 아예 실내까지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최원준(서울 약수동): 아무도 찾지 않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지나다니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에너지 절약차원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한 시민단체 조사 결과 서울시내 구청과 금융기관, 자동차 영업소, 이동통신 대리점 등 306곳 가운데 87%인 265곳이 심야에도 간판을 켜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가 한해에 에너지 수입에 쓰는 300억달러를 넘어 총 수입액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서준호(에너지 시민연대 차장): 저녁 시간을 규제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모두가 나몰라라 돈벌이와 홍보 효과에만 신경쓰는 사이 에너지 위기는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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