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명품 브랜드들, 잇따라 ‘모피 OUT’ 선언…왜?

입력 2018.10.31 (10:52) 수정 2018.10.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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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천연 모피 코트.

많은 소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요즘엔 퍼 프리, 이른바 '탈 모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자세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부유함의 상징 혹은 패셔니스트의 겨울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아이템.

바로 밍크나 여우 등 각종 모피로 만든 의류입니다.

때문에 세계적인 패션쇼 주간에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모피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사벨 고에츠/국제동물보호단체 대변인 : "모피 사용은 아주 잔인한 행위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어요. 이제 털이나 가죽옷을 입고 무대 위를 누벼선 안 돼요."]

그런데 앞으로는 모피 제품을 점점 구경하기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일년 전, 이탈리아 업체들이 잇따라 천연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달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도 제품에 모피 사용을 중단하고, 기존에 제작된 모피 제품도 단계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며칠 전엔 미국의 한 패션 회사도 '탈 모피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는데요.

내년 가을에 출시하는 제품부턴 밍크와 코요테, 여우, 토끼 등의 동물 모피를 일절 사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퍼 프리(Fur Free)', 이른바 탈 모피 움직임은 주요 패션 행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세계 4대 패션쇼로 꼽히는 런던 패션위크는 지난달 열린 패션쇼부터 모피로 만든 옷을 무대에서 퇴출했습니다.

[캐롤린 러시/영국패션위원회 CEO : "이번에 처음으로 디자이너들이 무대에 모피를 올리지 않겠다고 대답했어요. 소비자들의 힘이 디자이너들의 창조적인 선택에 반영된 변화라고 생각해요."]

패션업계에서 '모피 탈피'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공통된 명분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서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밍크코트 한 벌을 만들려면 최소 30마리가 희생되는데요.

좁은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데다,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비인도적인 생산 방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피 제품 중단 움직임엔 동물보호 차원의 윤리 문제보단 '현실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패션 시장의 핵심 고객인 20~30대 젊은 층이 동물 권리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천연 모피를 대체할만한 우수한 소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것도 탈 모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모피의 생산과 판매를 국가 차원에서 중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선 영국과 오스트리아 등이 이미 모피 생산을 금지했는데요.

한때 세계 최대 모피 생산국으로 꼽혔던 노르웨이 정부도 올 초에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모피 생산을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모피 판매 금지를 의결했습니다.

[케이티 탕/샌프란시스코 감독관 : "'이것은 아름답다. 그것은 나를 따뜻하게 해주고 나를 감각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많은 동물이 죽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인조모피가 천연모피보다 더 해롭다는 분석들도 있습니다.

보다 친환경적인 인조 모피 제품을 만드는 것이 '탈 모피' 확산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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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명품 브랜드들, 잇따라 ‘모피 OUT’ 선언…왜?
    • 입력 2018-10-31 10:57:52
    • 수정2018-10-31 11:17:49
    지구촌뉴스
[앵커]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천연 모피 코트.

많은 소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요즘엔 퍼 프리, 이른바 '탈 모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자세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부유함의 상징 혹은 패셔니스트의 겨울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아이템.

바로 밍크나 여우 등 각종 모피로 만든 의류입니다.

때문에 세계적인 패션쇼 주간에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모피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사벨 고에츠/국제동물보호단체 대변인 : "모피 사용은 아주 잔인한 행위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어요. 이제 털이나 가죽옷을 입고 무대 위를 누벼선 안 돼요."]

그런데 앞으로는 모피 제품을 점점 구경하기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일년 전, 이탈리아 업체들이 잇따라 천연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달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도 제품에 모피 사용을 중단하고, 기존에 제작된 모피 제품도 단계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며칠 전엔 미국의 한 패션 회사도 '탈 모피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는데요.

내년 가을에 출시하는 제품부턴 밍크와 코요테, 여우, 토끼 등의 동물 모피를 일절 사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퍼 프리(Fur Free)', 이른바 탈 모피 움직임은 주요 패션 행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세계 4대 패션쇼로 꼽히는 런던 패션위크는 지난달 열린 패션쇼부터 모피로 만든 옷을 무대에서 퇴출했습니다.

[캐롤린 러시/영국패션위원회 CEO : "이번에 처음으로 디자이너들이 무대에 모피를 올리지 않겠다고 대답했어요. 소비자들의 힘이 디자이너들의 창조적인 선택에 반영된 변화라고 생각해요."]

패션업계에서 '모피 탈피'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공통된 명분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서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밍크코트 한 벌을 만들려면 최소 30마리가 희생되는데요.

좁은 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데다,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비인도적인 생산 방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피 제품 중단 움직임엔 동물보호 차원의 윤리 문제보단 '현실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패션 시장의 핵심 고객인 20~30대 젊은 층이 동물 권리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천연 모피를 대체할만한 우수한 소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것도 탈 모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모피의 생산과 판매를 국가 차원에서 중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선 영국과 오스트리아 등이 이미 모피 생산을 금지했는데요.

한때 세계 최대 모피 생산국으로 꼽혔던 노르웨이 정부도 올 초에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모피 생산을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모피 판매 금지를 의결했습니다.

[케이티 탕/샌프란시스코 감독관 : "'이것은 아름답다. 그것은 나를 따뜻하게 해주고 나를 감각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많은 동물이 죽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인조모피가 천연모피보다 더 해롭다는 분석들도 있습니다.

보다 친환경적인 인조 모피 제품을 만드는 것이 '탈 모피' 확산의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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