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납금 여전…공유서비스 맞설 경쟁력 관건

입력 2018.11.03 (06:49) 수정 2018.11.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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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금을 인상해도 택시 서비스가 그만큼 향상되지 않는 건,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인택시의 경우 특히 회사에 매달 내야 하는 사납금을 채우느라, 어쩔 수 없이 승객 골라 받기와 장시간 초과근무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데요.

김나나 기자가 택시기사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조명탑에 파이프를 덧대 세운 고공 농성장.

택시기사 김재주 씨를 만나려면 크레인을 동원해 25m 상공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밧줄 하나에 끼니와 용변을 주고받은 지 1년 2개월.

김 씨의 오랜 바람은 사납금 폐지입니다.

[김재주/택시기사 : "임금은 4시간, 5시간 임금만 주면서 실질적으로 사납금은 10시간을 일해야만 벌 수 있는 금액, 완전 현대판 노예죠."]

사납금 제도는 법으로 금지된 지 오래지만, 회사들은 '운송기준금'이라는 명목으로 이름만 바꿔 법망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20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백대영 씨가 굳이 저녁 6시부터 12시간 야간 근무를 고집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루에 무조건 회사 몫으로 넘겨야 할 금액이 15만 원, 한 달이면 390만 원입니다.

[백대영/택시기사 : "그래서 승차거부가 일어나는 거예요. 더 벌어야 하니까. 사납금 못 채우지 않습니까. 집에 가져갈 돈이 없지 않습니까. 생활비가."]

택시기사들의 월 급여는 초과 수당을 다 합해도 월 2백만 원을 조금 넘습니다.

최저임금도 못 버는 꼴입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요금 올라가면 사납금 또 올려요. 그러면 누구만 이득 보느냐. 사장만 이득 보고. 기사들은 이득 보는 게 하나도 없어요."]

2013년 택시 기본요금이 25% 인상되자, 회사 몫인 납입기준금이 24% 인상됐습니다.

정부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완전월급제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 중입니다.

공유차량 서비스에 맞서 택시업계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사들의 처우 개선과 그에 맞는 서비스 향상이 필수 조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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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사납금 여전…공유서비스 맞설 경쟁력 관건
    • 입력 2018-11-03 06:51:15
    • 수정2018-11-03 09:57:02
    뉴스광장 1부
[앵커]

요금을 인상해도 택시 서비스가 그만큼 향상되지 않는 건,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인택시의 경우 특히 회사에 매달 내야 하는 사납금을 채우느라, 어쩔 수 없이 승객 골라 받기와 장시간 초과근무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데요.

김나나 기자가 택시기사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조명탑에 파이프를 덧대 세운 고공 농성장.

택시기사 김재주 씨를 만나려면 크레인을 동원해 25m 상공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밧줄 하나에 끼니와 용변을 주고받은 지 1년 2개월.

김 씨의 오랜 바람은 사납금 폐지입니다.

[김재주/택시기사 : "임금은 4시간, 5시간 임금만 주면서 실질적으로 사납금은 10시간을 일해야만 벌 수 있는 금액, 완전 현대판 노예죠."]

사납금 제도는 법으로 금지된 지 오래지만, 회사들은 '운송기준금'이라는 명목으로 이름만 바꿔 법망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20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백대영 씨가 굳이 저녁 6시부터 12시간 야간 근무를 고집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루에 무조건 회사 몫으로 넘겨야 할 금액이 15만 원, 한 달이면 390만 원입니다.

[백대영/택시기사 : "그래서 승차거부가 일어나는 거예요. 더 벌어야 하니까. 사납금 못 채우지 않습니까. 집에 가져갈 돈이 없지 않습니까. 생활비가."]

택시기사들의 월 급여는 초과 수당을 다 합해도 월 2백만 원을 조금 넘습니다.

최저임금도 못 버는 꼴입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요금 올라가면 사납금 또 올려요. 그러면 누구만 이득 보느냐. 사장만 이득 보고. 기사들은 이득 보는 게 하나도 없어요."]

2013년 택시 기본요금이 25% 인상되자, 회사 몫인 납입기준금이 24% 인상됐습니다.

정부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완전월급제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 중입니다.

공유차량 서비스에 맞서 택시업계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사들의 처우 개선과 그에 맞는 서비스 향상이 필수 조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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