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세계 곳곳 ‘인종차별’ 논란 시끌

입력 2018.11.23 (10:49) 수정 2018.11.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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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세계 곳곳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광고는 중국에서 뭇매를 맞고 있고, 미국에선 스타 앵커가 인종차별적 발언 탓에 물러났습니다.

프랑스에선 명문 축구 구단이 파문의 진원지가 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붉은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여성이 식탁에 앉습니다.

["이 작은 몽둥이 같은 식사 도구로 이탈리아 전통 마르게리타 피자를 어떻게 먹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긴 젓가락으로 피자를 떼어 먹으려 애쓰다가 잘되지 않자 결국 손으로 조각을 낸 뒤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데요.

이어 스파게티와 카놀리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역시 힘들게 젓가락으로 먹습니다.

["이번에 별로 크지 않은 음식이네요. 그래도 큰 편인가요? 자, 젓가락을 집게처럼 잡고 카놀리를 집어 볼까요?"]

21일 상하이 패션쇼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한 유명 패션브랜드가 SNS에 올린 광고 영상인데요.

중국 누리꾼들은 '젓가락으로 먹기'라는 제목의 이 광고를 보고 크게 분노했습니다.

중국의 오랜 문화를 경시하고 중국 여성을 어리숙하게,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것에 불쾌감을 쏟아낸 것인데요.

배우 장쯔이 등 중국 유명 연예인들이 사실상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중국인 모델들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상하이에서 열려던 패션쇼는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 브랜드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016년 봄·여름 화보를 한 번 볼까요?

백인 모델들과는 달리 동양인 모델들만 이렇게 턱받이를 하고 손으로 스파게티를 먹고 있습니다.

이 화보는 동양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또한, 몇달 후에는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특별한 이유 없이 '노예 샌들'이라고 명명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선 유명 앵커의 경솔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메긴 켈리/미국 NBC 앵커/지난달 23일 : "할로윈 때 백인이 흑인 분장(Blackface)을 하는 게 왜 인종차별인지 모르겠어요."]

[메긴 켈리/미국 NBC 앵커/지난달 23일 : "요즘엔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하거나 흑인이 백인 분장하면 곤란한 상황이 되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는 특정 캐릭터를 따라 입는 것이라면 흑인 분장도 괜찮았어요."]

방송이 나간 후 켈리에겐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문제가 된 '블랙페이스'는 노예제도가 남아있던 19세기에 백인 배우가 흑인 연기를 하면서 흑인의 신체적 특징을 극적으로 과장한 분장을 뜻하는데요.

이 때문에 흑인 분장은 조롱과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지만 며칠 뒤 켈리가 진행하던 토크쇼는 전격 폐지됐고, 결국 NBC를 떠나게 됐는데요.

하지만 남은 연봉 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339억 원 가량은 챙겨서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선 명문 축구 구단이 인종차별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축구 스타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속해있는 구단이죠.

'파리 생제르맹' 구단 관계자들이 5년 전부터 올해 초까지 인종과 출신국에 따라 후보 선수들의 등급을 나누고, 이를 선발 기준에 적용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구단 측은 훈련센터 책임자가 개인적으로 한 일이고, 구단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장 클로드 블랑/'파리 생제르맹' 단장 : "우리도 배신감을 느낍니다. 파리 생제르맹은 어떤 형태의 차별과도 싸워 왔으니까요."]

프랑스에선 인종이나 출신국으로 취업이나 교육에 제한을 두는 행위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파리검찰청은 인종차별과 불법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파리 생제르맹 구단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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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세계 곳곳 ‘인종차별’ 논란 시끌
    • 입력 2018-11-23 10:52:40
    • 수정2018-11-23 11:04:30
    지구촌뉴스
[앵커]

요즘 세계 곳곳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광고는 중국에서 뭇매를 맞고 있고, 미국에선 스타 앵커가 인종차별적 발언 탓에 물러났습니다.

프랑스에선 명문 축구 구단이 파문의 진원지가 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붉은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여성이 식탁에 앉습니다.

["이 작은 몽둥이 같은 식사 도구로 이탈리아 전통 마르게리타 피자를 어떻게 먹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긴 젓가락으로 피자를 떼어 먹으려 애쓰다가 잘되지 않자 결국 손으로 조각을 낸 뒤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데요.

이어 스파게티와 카놀리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역시 힘들게 젓가락으로 먹습니다.

["이번에 별로 크지 않은 음식이네요. 그래도 큰 편인가요? 자, 젓가락을 집게처럼 잡고 카놀리를 집어 볼까요?"]

21일 상하이 패션쇼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한 유명 패션브랜드가 SNS에 올린 광고 영상인데요.

중국 누리꾼들은 '젓가락으로 먹기'라는 제목의 이 광고를 보고 크게 분노했습니다.

중국의 오랜 문화를 경시하고 중국 여성을 어리숙하게,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것에 불쾌감을 쏟아낸 것인데요.

배우 장쯔이 등 중국 유명 연예인들이 사실상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중국인 모델들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상하이에서 열려던 패션쇼는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이 브랜드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016년 봄·여름 화보를 한 번 볼까요?

백인 모델들과는 달리 동양인 모델들만 이렇게 턱받이를 하고 손으로 스파게티를 먹고 있습니다.

이 화보는 동양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또한, 몇달 후에는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특별한 이유 없이 '노예 샌들'이라고 명명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선 유명 앵커의 경솔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메긴 켈리/미국 NBC 앵커/지난달 23일 : "할로윈 때 백인이 흑인 분장(Blackface)을 하는 게 왜 인종차별인지 모르겠어요."]

[메긴 켈리/미국 NBC 앵커/지난달 23일 : "요즘엔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하거나 흑인이 백인 분장하면 곤란한 상황이 되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는 특정 캐릭터를 따라 입는 것이라면 흑인 분장도 괜찮았어요."]

방송이 나간 후 켈리에겐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문제가 된 '블랙페이스'는 노예제도가 남아있던 19세기에 백인 배우가 흑인 연기를 하면서 흑인의 신체적 특징을 극적으로 과장한 분장을 뜻하는데요.

이 때문에 흑인 분장은 조롱과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지만 며칠 뒤 켈리가 진행하던 토크쇼는 전격 폐지됐고, 결국 NBC를 떠나게 됐는데요.

하지만 남은 연봉 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339억 원 가량은 챙겨서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선 명문 축구 구단이 인종차별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축구 스타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속해있는 구단이죠.

'파리 생제르맹' 구단 관계자들이 5년 전부터 올해 초까지 인종과 출신국에 따라 후보 선수들의 등급을 나누고, 이를 선발 기준에 적용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구단 측은 훈련센터 책임자가 개인적으로 한 일이고, 구단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장 클로드 블랑/'파리 생제르맹' 단장 : "우리도 배신감을 느낍니다. 파리 생제르맹은 어떤 형태의 차별과도 싸워 왔으니까요."]

프랑스에선 인종이나 출신국으로 취업이나 교육에 제한을 두는 행위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파리검찰청은 인종차별과 불법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파리 생제르맹 구단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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