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
입력 2018.11.27 (20:38)
수정 2018.11.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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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입니다.
지난주 이슈가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인데요.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당시, 날씨가 추웠던 건 사실입니다.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예보돼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추운데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식으로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를 비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록적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해에도 트위터를 날렸습니다.
그땐 한 수 더떠서 "이렇게 추울 땐 지구 온난화를 활용하면 될 거 같다"고도 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최근 부쩍 강해진 겨울철 한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고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매년 이맘 때 북미 대륙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까지 덮치는 북극발 한파가 왜 생기냐면요,
북극 성층권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극소용돌이'라는 게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이 '극소용돌이'를 약화시켜서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버린 것처럼 차가운 북극 공기를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온난화'가 겨울을 더 춥게 만들어서 '온난화의 역설'로 불리는, 일반인들도 꽤 익숙해진 개념인데요.
올 상반기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처럼 갈수록 거대해지고 비도 더 많이 뿌리는 태풍의 위력 역시 지구온난화가 낳은 결과라는 게 기상 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개념까지 갈 필요 없이, 그냥 '날씨가 추우니까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주장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피상적인 논리 아닌가요?
[기자]
네, 사실 그렇긴 합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성향 매체들은 대통령이 트위터를 날리자마자 '기후'하고 '날씨'도 구분 못한다,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냐는 식으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현지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날씨는 단기적 사건 즉, 비나 구름 습도 같은 것인 반면, 기후는 시간 경과에 따른 날씨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입장까지 친절하게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기관들이 공동으로 펴낸 '기후 변화 보고서'라는 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이 쓴 '기후변화 보고서' 천 6백 페이지에 달한다고 하고요,
13개 연방기구로 구성된 팀이 펴냈는데 과학자 3백 명과 데이터 분석인력 천여 명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전문가 얘기부터 들어보죠.
[데이비드 이스털링/美 국립해양대기국 환경정보센터 국장 :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대 문명이 지금껏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 경향은 오로지 인간의 활동으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2015년 이후 미국에서만 451조 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를 야기했고, 향후 미국 국내총생산의 10%에 이르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또, 사실 이번에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을 키운 원인이 지구온난화냐 아니냐 갖고도 트럼프 대통령 언론들과 각을 세웠었는데 산불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에 2050년 정도엔 지금보다 피해 지역이 6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정부 보고서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네, 연방기관들이 내놓은 '기후 변화 보고서'의 내용은 지난 주말쯤 일찌감치 CNN을 통해 보도가 됐습니다.
원래는 다음달 초에 의회 제출용으로 공개될 예정이던 보고서가 추수감사절 이튿날, 미국인들이 쇼핑하느라 바쁜 '블랙프라이데이'에 앞당겨 발표된 것을 놓고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오늘 보고서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평소 스타일대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보고서를 믿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어느 때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통령 취임 뒤 여러 나라의 비판과 만류를 무릅쓰고 파리협정 탈퇴를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똑똑하기로 정평이 난 그가 왜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느냐는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고 있을까요?
또, 정부기관의 보고서마저 묵살하려 하는 걸까요?
그 노림수가 궁금한데요.
파리협정 탈퇴가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 자신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탄소배출이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보다 미국이나 유럽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협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니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가 미국 경제 개발에 장애 요소이며 중국의 음모라는 평소 지론, 미-중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한 자신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일까요?
자국중심주의와 경제성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확신과, 과학적 데이터를 내세우는 전문가 집단과의 줄다리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입니다.
지난주 이슈가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인데요.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당시, 날씨가 추웠던 건 사실입니다.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예보돼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추운데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식으로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를 비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록적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해에도 트위터를 날렸습니다.
그땐 한 수 더떠서 "이렇게 추울 땐 지구 온난화를 활용하면 될 거 같다"고도 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최근 부쩍 강해진 겨울철 한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고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매년 이맘 때 북미 대륙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까지 덮치는 북극발 한파가 왜 생기냐면요,
북극 성층권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극소용돌이'라는 게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이 '극소용돌이'를 약화시켜서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버린 것처럼 차가운 북극 공기를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온난화'가 겨울을 더 춥게 만들어서 '온난화의 역설'로 불리는, 일반인들도 꽤 익숙해진 개념인데요.
올 상반기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처럼 갈수록 거대해지고 비도 더 많이 뿌리는 태풍의 위력 역시 지구온난화가 낳은 결과라는 게 기상 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개념까지 갈 필요 없이, 그냥 '날씨가 추우니까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주장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피상적인 논리 아닌가요?
[기자]
네, 사실 그렇긴 합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성향 매체들은 대통령이 트위터를 날리자마자 '기후'하고 '날씨'도 구분 못한다,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냐는 식으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현지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날씨는 단기적 사건 즉, 비나 구름 습도 같은 것인 반면, 기후는 시간 경과에 따른 날씨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입장까지 친절하게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기관들이 공동으로 펴낸 '기후 변화 보고서'라는 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이 쓴 '기후변화 보고서' 천 6백 페이지에 달한다고 하고요,
13개 연방기구로 구성된 팀이 펴냈는데 과학자 3백 명과 데이터 분석인력 천여 명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전문가 얘기부터 들어보죠.
[데이비드 이스털링/美 국립해양대기국 환경정보센터 국장 :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대 문명이 지금껏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 경향은 오로지 인간의 활동으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2015년 이후 미국에서만 451조 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를 야기했고, 향후 미국 국내총생산의 10%에 이르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또, 사실 이번에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을 키운 원인이 지구온난화냐 아니냐 갖고도 트럼프 대통령 언론들과 각을 세웠었는데 산불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에 2050년 정도엔 지금보다 피해 지역이 6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정부 보고서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네, 연방기관들이 내놓은 '기후 변화 보고서'의 내용은 지난 주말쯤 일찌감치 CNN을 통해 보도가 됐습니다.
원래는 다음달 초에 의회 제출용으로 공개될 예정이던 보고서가 추수감사절 이튿날, 미국인들이 쇼핑하느라 바쁜 '블랙프라이데이'에 앞당겨 발표된 것을 놓고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오늘 보고서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평소 스타일대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보고서를 믿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어느 때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통령 취임 뒤 여러 나라의 비판과 만류를 무릅쓰고 파리협정 탈퇴를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똑똑하기로 정평이 난 그가 왜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느냐는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고 있을까요?
또, 정부기관의 보고서마저 묵살하려 하는 걸까요?
그 노림수가 궁금한데요.
파리협정 탈퇴가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 자신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탄소배출이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보다 미국이나 유럽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협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니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가 미국 경제 개발에 장애 요소이며 중국의 음모라는 평소 지론, 미-중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한 자신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일까요?
자국중심주의와 경제성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확신과, 과학적 데이터를 내세우는 전문가 집단과의 줄다리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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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24 오늘의 픽]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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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8-11-27 20:48:12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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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입니다.
지난주 이슈가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인데요.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당시, 날씨가 추웠던 건 사실입니다.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예보돼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추운데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식으로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를 비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록적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해에도 트위터를 날렸습니다.
그땐 한 수 더떠서 "이렇게 추울 땐 지구 온난화를 활용하면 될 거 같다"고도 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최근 부쩍 강해진 겨울철 한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고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매년 이맘 때 북미 대륙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까지 덮치는 북극발 한파가 왜 생기냐면요,
북극 성층권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극소용돌이'라는 게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이 '극소용돌이'를 약화시켜서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버린 것처럼 차가운 북극 공기를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온난화'가 겨울을 더 춥게 만들어서 '온난화의 역설'로 불리는, 일반인들도 꽤 익숙해진 개념인데요.
올 상반기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처럼 갈수록 거대해지고 비도 더 많이 뿌리는 태풍의 위력 역시 지구온난화가 낳은 결과라는 게 기상 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개념까지 갈 필요 없이, 그냥 '날씨가 추우니까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주장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피상적인 논리 아닌가요?
[기자]
네, 사실 그렇긴 합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성향 매체들은 대통령이 트위터를 날리자마자 '기후'하고 '날씨'도 구분 못한다,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냐는 식으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현지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날씨는 단기적 사건 즉, 비나 구름 습도 같은 것인 반면, 기후는 시간 경과에 따른 날씨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입장까지 친절하게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기관들이 공동으로 펴낸 '기후 변화 보고서'라는 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이 쓴 '기후변화 보고서' 천 6백 페이지에 달한다고 하고요,
13개 연방기구로 구성된 팀이 펴냈는데 과학자 3백 명과 데이터 분석인력 천여 명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전문가 얘기부터 들어보죠.
[데이비드 이스털링/美 국립해양대기국 환경정보센터 국장 :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대 문명이 지금껏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 경향은 오로지 인간의 활동으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2015년 이후 미국에서만 451조 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를 야기했고, 향후 미국 국내총생산의 10%에 이르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또, 사실 이번에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을 키운 원인이 지구온난화냐 아니냐 갖고도 트럼프 대통령 언론들과 각을 세웠었는데 산불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에 2050년 정도엔 지금보다 피해 지역이 6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정부 보고서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네, 연방기관들이 내놓은 '기후 변화 보고서'의 내용은 지난 주말쯤 일찌감치 CNN을 통해 보도가 됐습니다.
원래는 다음달 초에 의회 제출용으로 공개될 예정이던 보고서가 추수감사절 이튿날, 미국인들이 쇼핑하느라 바쁜 '블랙프라이데이'에 앞당겨 발표된 것을 놓고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오늘 보고서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평소 스타일대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보고서를 믿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어느 때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통령 취임 뒤 여러 나라의 비판과 만류를 무릅쓰고 파리협정 탈퇴를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똑똑하기로 정평이 난 그가 왜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느냐는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고 있을까요?
또, 정부기관의 보고서마저 묵살하려 하는 걸까요?
그 노림수가 궁금한데요.
파리협정 탈퇴가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 자신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탄소배출이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보다 미국이나 유럽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협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니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가 미국 경제 개발에 장애 요소이며 중국의 음모라는 평소 지론, 미-중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한 자신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일까요?
자국중심주의와 경제성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확신과, 과학적 데이터를 내세우는 전문가 집단과의 줄다리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지구온난화 부정하는 트럼프'입니다.
지난주 이슈가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인데요.
"무자비하고 긴 한파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당시, 날씨가 추웠던 건 사실입니다.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 지역에 북극에서 불어온 찬 바람으로 한파가 예보돼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추운데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식으로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를 비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록적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해에도 트위터를 날렸습니다.
그땐 한 수 더떠서 "이렇게 추울 땐 지구 온난화를 활용하면 될 거 같다"고도 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최근 부쩍 강해진 겨울철 한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고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매년 이맘 때 북미 대륙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까지 덮치는 북극발 한파가 왜 생기냐면요,
북극 성층권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극소용돌이'라는 게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이 '극소용돌이'를 약화시켜서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버린 것처럼 차가운 북극 공기를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온난화'가 겨울을 더 춥게 만들어서 '온난화의 역설'로 불리는, 일반인들도 꽤 익숙해진 개념인데요.
올 상반기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처럼 갈수록 거대해지고 비도 더 많이 뿌리는 태풍의 위력 역시 지구온난화가 낳은 결과라는 게 기상 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개념까지 갈 필요 없이, 그냥 '날씨가 추우니까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주장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피상적인 논리 아닌가요?
[기자]
네, 사실 그렇긴 합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성향 매체들은 대통령이 트위터를 날리자마자 '기후'하고 '날씨'도 구분 못한다,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냐는 식으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현지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날씨는 단기적 사건 즉, 비나 구름 습도 같은 것인 반면, 기후는 시간 경과에 따른 날씨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입장까지 친절하게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기관들이 공동으로 펴낸 '기후 변화 보고서'라는 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이 쓴 '기후변화 보고서' 천 6백 페이지에 달한다고 하고요,
13개 연방기구로 구성된 팀이 펴냈는데 과학자 3백 명과 데이터 분석인력 천여 명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전문가 얘기부터 들어보죠.
[데이비드 이스털링/美 국립해양대기국 환경정보센터 국장 :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대 문명이 지금껏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 경향은 오로지 인간의 활동으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2015년 이후 미국에서만 451조 원에 달하는 물적 피해를 야기했고, 향후 미국 국내총생산의 10%에 이르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또, 사실 이번에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을 키운 원인이 지구온난화냐 아니냐 갖고도 트럼프 대통령 언론들과 각을 세웠었는데 산불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에 2050년 정도엔 지금보다 피해 지역이 6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정부 보고서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네, 연방기관들이 내놓은 '기후 변화 보고서'의 내용은 지난 주말쯤 일찌감치 CNN을 통해 보도가 됐습니다.
원래는 다음달 초에 의회 제출용으로 공개될 예정이던 보고서가 추수감사절 이튿날, 미국인들이 쇼핑하느라 바쁜 '블랙프라이데이'에 앞당겨 발표된 것을 놓고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오늘 보고서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평소 스타일대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보고서를 믿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어느 때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통령 취임 뒤 여러 나라의 비판과 만류를 무릅쓰고 파리협정 탈퇴를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똑똑하기로 정평이 난 그가 왜 초등생도 아는 걸 모르느냐는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고 있을까요?
또, 정부기관의 보고서마저 묵살하려 하는 걸까요?
그 노림수가 궁금한데요.
파리협정 탈퇴가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 자신감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탄소배출이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보다 미국이나 유럽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협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니 지구온난화 개념 자체가 미국 경제 개발에 장애 요소이며 중국의 음모라는 평소 지론, 미-중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한 자신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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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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