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트럼프, GM 때리기

입력 2018.12.04 (20:40) 수정 2018.12.0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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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최성원 기자와 함께 합니다.

최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 GM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M의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해 연일 GM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시간 26일, GM은 미국과 캐나다의 공장 폐쇄와 인력 감원을 골자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 만 4천여 명을 감축해 우리 돈으로 약 7조 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번 발표로 폐쇄되는 공장은 전 세계 5개 대륙 70개 공장 가운데 10%에 달하고, 감원되는 직원도 전체 인력 18만 명의 약 8%에 해당합니다.

2009년 GM의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입니다.

폐쇄 대상에 오른 북미 공장은 오하이오와 디트로이트,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데요 이곳에서 조립하는 쉐보레 크루즈와 캐딜락 등의 생산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앵커]

GM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계기가 뭔가요?

[기자]

생산이 중단되는 자동차는 모두 세단입니다.

판매가 감소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자동차 생산 라인을 축소하는 대신 급성장하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데이빗 페더슨/GM 캐나다 부사장 : "60억 달러를 전기 자동차와 미래를 향한 무인 자동차에 재투자할 것입니다. 그래서 변화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을 전격 결정한 당사자는 GM의 최고경영자 메리 배라입니다.

18살 때 인턴사원으로 GM에 입사해 39년째 근무해오고 있는 배라는 2009년 글로벌 인재관리 부문을 맡으며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2014년 1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여성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GM 차량에서 안전장치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지만,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피해자 보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배라는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동차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 이익과 시장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GM은 이미 2016년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크루즈'를 10억 달러에 인수해 내년에 첫 자율주행 차량 시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요.

2023년까지 2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GM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누구보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 트위터를 통해>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의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린 배라 GM 최고경영자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 "전기차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GM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그러면서 10년 전 미 연방 차원에서 GM을 도와준 사실을 들어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좋지 않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공장을 열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가 GM에게 해 준 것이 많아요. 곧 다시 오하이오 공장의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구제금융을 투입해 회사를 살려놨더니 중국이나 멕시코 등 해외공장은 놓아둔 채 미국 공장만 문 닫는다는 불만을 털어놓은 거죠.

또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면 GM이 미국 공장을 폐쇄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가 이렇게까지 GM 때리기에 열을 올린 이유는 이번 구조조정 지역에 트럼프 대선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쇠락한 산업단지,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죠.

그래서 GM의 구조조정 발표는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으로 노조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죠?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당장 북미 지역 5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미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2곳의 공장 가동이 추가로 멈추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근로자들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데이브 그린/전미 자동차 노조 오하이오 대표 : "사측은 내년 3월 1일자로 크루즈 생산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건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 없습니다."]

캐나다 자동차노조도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그레그 모팟트/GM 오샤와 공장 노조 위원장 : "이들은 최고의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 대우를 받습니다. 식당에 가축들처럼 모아 놓고 1년 후에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현행 40%인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거나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GM의 구조조정 여파가 어디로 튈지 세계 자동차 업계와 미국 정치권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GM 공장이 우려 섞인 눈으로 파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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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트럼프, GM 때리기
    • 입력 2018-12-04 20:46:04
    • 수정2018-12-04 20:57:21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최성원 기자와 함께 합니다.

최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 GM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M의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해 연일 GM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시간 26일, GM은 미국과 캐나다의 공장 폐쇄와 인력 감원을 골자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 만 4천여 명을 감축해 우리 돈으로 약 7조 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번 발표로 폐쇄되는 공장은 전 세계 5개 대륙 70개 공장 가운데 10%에 달하고, 감원되는 직원도 전체 인력 18만 명의 약 8%에 해당합니다.

2009년 GM의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입니다.

폐쇄 대상에 오른 북미 공장은 오하이오와 디트로이트,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데요 이곳에서 조립하는 쉐보레 크루즈와 캐딜락 등의 생산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앵커]

GM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계기가 뭔가요?

[기자]

생산이 중단되는 자동차는 모두 세단입니다.

판매가 감소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자동차 생산 라인을 축소하는 대신 급성장하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데이빗 페더슨/GM 캐나다 부사장 : "60억 달러를 전기 자동차와 미래를 향한 무인 자동차에 재투자할 것입니다. 그래서 변화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을 전격 결정한 당사자는 GM의 최고경영자 메리 배라입니다.

18살 때 인턴사원으로 GM에 입사해 39년째 근무해오고 있는 배라는 2009년 글로벌 인재관리 부문을 맡으며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2014년 1월 자동차 업계 최초로 여성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GM 차량에서 안전장치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지만,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피해자 보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배라는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동차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 이익과 시장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GM은 이미 2016년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크루즈'를 10억 달러에 인수해 내년에 첫 자율주행 차량 시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요.

2023년까지 2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GM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누구보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 트위터를 통해>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의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린 배라 GM 최고경영자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 "전기차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GM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그러면서 10년 전 미 연방 차원에서 GM을 도와준 사실을 들어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좋지 않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공장을 열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가 GM에게 해 준 것이 많아요. 곧 다시 오하이오 공장의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구제금융을 투입해 회사를 살려놨더니 중국이나 멕시코 등 해외공장은 놓아둔 채 미국 공장만 문 닫는다는 불만을 털어놓은 거죠.

또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면 GM이 미국 공장을 폐쇄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가 이렇게까지 GM 때리기에 열을 올린 이유는 이번 구조조정 지역에 트럼프 대선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쇠락한 산업단지,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죠.

그래서 GM의 구조조정 발표는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으로 노조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죠?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당장 북미 지역 5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미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2곳의 공장 가동이 추가로 멈추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근로자들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데이브 그린/전미 자동차 노조 오하이오 대표 : "사측은 내년 3월 1일자로 크루즈 생산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건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 없습니다."]

캐나다 자동차노조도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그레그 모팟트/GM 오샤와 공장 노조 위원장 : "이들은 최고의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 대우를 받습니다. 식당에 가축들처럼 모아 놓고 1년 후에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현행 40%인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거나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GM의 구조조정 여파가 어디로 튈지 세계 자동차 업계와 미국 정치권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 GM 공장이 우려 섞인 눈으로 파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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