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시간대별 재구성

입력 2003.02.1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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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어제 일어났던 그 참혹한 지하철 참사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홍사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오전 9시 39분, 방화 용의자 김 모씨가 청담문역에서 1079호 지하철에 탑승합니다.
9시 52분,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들어설 무렵 좌석에 앉아 있던 김 씨가 갑자기 휘발유가 든 페트병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합니다.
주변의 승객 서너 명이 이를 제지하는 사이 중앙로역에 9시 53분 정각에 도착한 전동차는 출입문을 열었습니다.
승객과 승강이하던 김 씨의 라이터가 켜지고 김 씨가 들고 있던 휘발유통에 불이 붙으면서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1079호 여섯 대 차량 가운데 다섯번째 차량에서 발생한 불은 9시 55분쯤에는 다른 객차로 삽시간에 번지기 시작합니다.
화재경보기가 울리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지만 플랫폼에만 물이 뿌려졌고 정작 불이 붙은 선로의 객차에는 전혀 닿지 않았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시 56분 45초, 불이 난 줄도 모른 채 또 다른 전동차 1080호가 반대편 차선에 진입해 정차합니다.
20여 초 뒤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모든 전기공급이 끊겨 객차와 지하철역 구내는 암흑 천지로 변합니다.
전원이 끊긴 상황에서 꼼짝할 수 없게 된 1080호 전동차에도 불이 빠른 속도로 옮겨붙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커먼 유독가스가 가득 찼고 암흑 속에서 승객들의 울부짖는 소리로 두 열차는 아비규환으로 변했습니다.
일부는 창문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미 지하 세 개 층을 가득 메운 유독가스를 뚫고 지상까지 올라오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불은 오후 1시 30분이 돼서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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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지하철 참사 시간대별 재구성
    • 입력 2003-02-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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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어제 일어났던 그 참혹한 지하철 참사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홍사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오전 9시 39분, 방화 용의자 김 모씨가 청담문역에서 1079호 지하철에 탑승합니다. 9시 52분,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들어설 무렵 좌석에 앉아 있던 김 씨가 갑자기 휘발유가 든 페트병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합니다. 주변의 승객 서너 명이 이를 제지하는 사이 중앙로역에 9시 53분 정각에 도착한 전동차는 출입문을 열었습니다. 승객과 승강이하던 김 씨의 라이터가 켜지고 김 씨가 들고 있던 휘발유통에 불이 붙으면서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1079호 여섯 대 차량 가운데 다섯번째 차량에서 발생한 불은 9시 55분쯤에는 다른 객차로 삽시간에 번지기 시작합니다. 화재경보기가 울리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지만 플랫폼에만 물이 뿌려졌고 정작 불이 붙은 선로의 객차에는 전혀 닿지 않았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시 56분 45초, 불이 난 줄도 모른 채 또 다른 전동차 1080호가 반대편 차선에 진입해 정차합니다. 20여 초 뒤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모든 전기공급이 끊겨 객차와 지하철역 구내는 암흑 천지로 변합니다. 전원이 끊긴 상황에서 꼼짝할 수 없게 된 1080호 전동차에도 불이 빠른 속도로 옮겨붙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커먼 유독가스가 가득 찼고 암흑 속에서 승객들의 울부짖는 소리로 두 열차는 아비규환으로 변했습니다. 일부는 창문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미 지하 세 개 층을 가득 메운 유독가스를 뚫고 지상까지 올라오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불은 오후 1시 30분이 돼서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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