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안 마지막 모습

⊙앵커: 사고 전동차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습니다.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찍은 것입니다.
이영일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전동차의 마지막 모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10여 명의 승객들이 앉아 있고 객차 내부에는 자욱한 연기가 조금씩 차오르고 있습니다.
승객 대부분이 손으로 코와 입만을 막은 채 별다른 움직임 없이 좌석에 앉아 있습니다.
화재에 대한 안내 방송조차 없었기 때문에 영문을 알 길이 없습니다.
몇 분 뒤 대참사가 찾아올 줄은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류호정(아마추어 사진작가): 사진 찍을 당시는 객차 문이 닫혀서 연기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는데 그 뒤에 문이 열리고 대피할 때는 말도 못 하죠.
⊙기자: 사고 당시 이 사진을 찍은 윤호정 씨는 출근길이었습니다.
유 씨는 연기를 발견하고 단순 화재인 줄 알고 평소 습관대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류호정(아마추어 사진작가): 평상시에 주변 사람들 찍고 제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 기록하려고 찍는 거지, 제가 사진기자도 아니고...
⊙기자: 유 씨는 갑자기 차오른 연기에 질식해 쓰러진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사진에 담긴 승객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마지막 생전 모습을 이렇게 남기고 떠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