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호 교신내용 재구성

입력 2003.02.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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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오늘 공개한 지하철 사령실과 1080호 전동차간의 교신 내용에서는 우선 사령실의 허술한 초기대응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교신내용을 김원장 기자가 재구성해 봤습니다.
⊙기자: 그제 오전 9시 55분, 중앙로역에 도착해 있던 1079호 열차 안에서 불길이 치솟아오릅니다.
바로 그 순간 대구역을 출발하던 1080호 열차의 기관사는 화재 사실과 함께 진입 지시를 받습니다.
⊙인터뷰: 중앙로에 진입시 조심해 운전하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지금 화재발생했습니다.
⊙기자: 사령실에 지시가 내린 뒤 2분이 지난 9시 57분, 1080호 열차가 중앙로에 도착하자마자 기관사는 단전 사실을 깨닫습니다.
⊙기관사: 예, 1080입니다.
지금 단전입니까?
⊙운전 사령: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
⊙기관사: 아! 연기나고 엉망입니다.
⊙기자: 화재가 1080호 열차로 급속도로 번지자 교신 내용이 다급해집니다.
⊙운전 사령: 79열차 화재가 지금 79열차가 화재 났으니까!
⊙기관사: 엉망입니다.
답답하니까 빨리 조치 바랍니다.
⊙기자: 1분 뒤인 9시 58분 갇힌 전동차 안에서 연기가 승객들의 목을 죄어가는 순간 기관사는 조치를 요구하지만 사령실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합니다.
⊙기관사: 예, 중앙역입니다.
대피시킵니까?
어떻합니까?
⊙운전 사령: 단전돼서 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
⊙기자: 다시 1분 뒤인 9시 59분, 이제서야 발차 명령이 떨어졌지만 열차는 이미 움직이지 않습니다.
⊙운전 사령: 그럼 발차! 조심히 나가세요.
⊙기관사: 지금 급전됐다 갔다 하는데 차 죽여서 다시 살릴게요. 지금 급전됐다 살았다 죽었다 엉망입니다.
⊙기자: 불길이 1080호 열차로 완전히 옮겨붙은 10시 2분, 열차가 움직이지 않자 이제서야 승객 대피 지시가 전달됩니다.
전동차가 도착한 지 5분이 지난 뒤입니다.
⊙운전 사령: 연기가 찼으면 승객들 승장장 위로 대피시키세요.
⊙기자: 사령실은 우왕좌왕하던 끝에 10시 6분에야 달리던 모든 열차에 화재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운전 사령: 1079호 나오세요.
1080호 나오세요.
⊙기자: 비운의 두 전동차는 이미 화염에 휩싸이면서 교신이 끊긴 뒤였습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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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80호 교신내용 재구성
    • 입력 2003-02-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경찰이 오늘 공개한 지하철 사령실과 1080호 전동차간의 교신 내용에서는 우선 사령실의 허술한 초기대응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교신내용을 김원장 기자가 재구성해 봤습니다. ⊙기자: 그제 오전 9시 55분, 중앙로역에 도착해 있던 1079호 열차 안에서 불길이 치솟아오릅니다. 바로 그 순간 대구역을 출발하던 1080호 열차의 기관사는 화재 사실과 함께 진입 지시를 받습니다. ⊙인터뷰: 중앙로에 진입시 조심해 운전하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지금 화재발생했습니다. ⊙기자: 사령실에 지시가 내린 뒤 2분이 지난 9시 57분, 1080호 열차가 중앙로에 도착하자마자 기관사는 단전 사실을 깨닫습니다. ⊙기관사: 예, 1080입니다. 지금 단전입니까? ⊙운전 사령: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 ⊙기관사: 아! 연기나고 엉망입니다. ⊙기자: 화재가 1080호 열차로 급속도로 번지자 교신 내용이 다급해집니다. ⊙운전 사령: 79열차 화재가 지금 79열차가 화재 났으니까! ⊙기관사: 엉망입니다. 답답하니까 빨리 조치 바랍니다. ⊙기자: 1분 뒤인 9시 58분 갇힌 전동차 안에서 연기가 승객들의 목을 죄어가는 순간 기관사는 조치를 요구하지만 사령실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합니다. ⊙기관사: 예, 중앙역입니다. 대피시킵니까? 어떻합니까? ⊙운전 사령: 단전돼서 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 ⊙기자: 다시 1분 뒤인 9시 59분, 이제서야 발차 명령이 떨어졌지만 열차는 이미 움직이지 않습니다. ⊙운전 사령: 그럼 발차! 조심히 나가세요. ⊙기관사: 지금 급전됐다 갔다 하는데 차 죽여서 다시 살릴게요. 지금 급전됐다 살았다 죽었다 엉망입니다. ⊙기자: 불길이 1080호 열차로 완전히 옮겨붙은 10시 2분, 열차가 움직이지 않자 이제서야 승객 대피 지시가 전달됩니다. 전동차가 도착한 지 5분이 지난 뒤입니다. ⊙운전 사령: 연기가 찼으면 승객들 승장장 위로 대피시키세요. ⊙기자: 사령실은 우왕좌왕하던 끝에 10시 6분에야 달리던 모든 열차에 화재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운전 사령: 1079호 나오세요. 1080호 나오세요. ⊙기자: 비운의 두 전동차는 이미 화염에 휩싸이면서 교신이 끊긴 뒤였습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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