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생존자 `혼자 살아 미안`

⊙앵커: 전동차 안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 속 탑승객 가운데 2명은 문이 잠시 열린 사이에 빠져나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정재준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전동차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 속의 탑승객들이 전동차로 스며든 연기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승객들 사이로 모자를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한 젊은 청년이 눈에 띕니다.
자욱해지는 연기가 무척이나 괴로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청년은 잠시 뒤 전동차 문이 잠깐 열린 사이 재빨리 현장을 빠져나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많은 희생 속에 살아 있는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안세훈(부상자): 생존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죄책감을 느낍니다.
⊙기자: 전동차 기둥에 가려 얼굴을 알 수 없는 또 한 명의 젊은 여성도 천운으로 지옥 같은 현장에서 탈출했습니다.
28살 김소영 씨입니다.
씨는 안세훈 씨가 손을 잡고 끄는 대로 전동차를 빠져나와 따라가다가 역사 내에서 그만 안 씨를 놓치고 맙니다.
그러나 혼자 천신만고 끝에 길을 찾아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김소영(부상자): 여기서 정신을 못 차리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단 찾아서 더듬더듬거리면서 올라왔어요.
⊙기자: 이런 가운데 여기 사진에 담긴 다섯 명 모두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 사진은 결코 비극이 아닌 천운의 사진으로 남게 됐습니다.
KBS뉴스 정재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