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화재 이틀 전 소방점검…3년 동안 통신구는 안 봤다

입력 2018.12.27 (21:22) 수정 2018.12.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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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달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했죠.

이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전국 통신 시설을 모두 살펴봤는데,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상당수 통신구에 스프링클러나 방화벽 같은 기본 설비조차 없었습니다.

또 의무적으로 소방 설비를 갖춰야 하는 5백미터 이상 통신구임에도 화재 감지 장치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실제 규모보다 낮은 등급으로 분류돼 소홀하게 관리된 통신시설도 9곳이나 됐는데, KT 아현지사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화재 이틀 전 받은 소방 점검에서도 해당 통신구는 점검 대상에서 빠져있었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이틀 전 이뤄진 KT 아현지사의 소방 점검 기록입니다.

지하 1층에서 경보장치 이상이 발견돼 조처를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화재가 일어난 지하 통신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최근 3년 치 점검표를 모두 봐도 역시 점검 기록이 없습니다.

아현지사 통신구의 관리 등급은 가장 낮은 D등급.

정부가 관리하는 A,B,C 등급 시설과는 달리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점검하기 때문입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KT에서 관리를 하는 거죠. 거기(통신구)는 점검 대상이 아니라, 법정 점검 대상에 안 들어간 거죠."]

그럼 통신사 자체 점검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KT는 매주 한 차례씩 D등급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련 점검 일지는 없습니다.

업무 간소화 때문에 일지를 쓰지 않는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해당 통신구의 길이는 150미터 정도.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500미터 기준에 못 미쳐 스프링클러는 물론 CCTV와 백업장비도 없었습니다.

화재 당시 시설 규모와 위치, 형태를 알 수 있는 도면도 소방 당국에 제때 제공되지 않아 화재 진압에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원장 : "통신망이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큰 허점을 드러낸 사고였습니다. 모든 통신시설물에 대한 재난예방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는 KT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통신구 관리를 강화하고, 통신 재난 시 이용자들이 다른 통신사 망을 쓸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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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화재 이틀 전 소방점검…3년 동안 통신구는 안 봤다
    • 입력 2018-12-27 21:24:44
    • 수정2018-12-28 09: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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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달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했죠. 이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전국 통신 시설을 모두 살펴봤는데,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상당수 통신구에 스프링클러나 방화벽 같은 기본 설비조차 없었습니다. 또 의무적으로 소방 설비를 갖춰야 하는 5백미터 이상 통신구임에도 화재 감지 장치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실제 규모보다 낮은 등급으로 분류돼 소홀하게 관리된 통신시설도 9곳이나 됐는데, KT 아현지사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화재 이틀 전 받은 소방 점검에서도 해당 통신구는 점검 대상에서 빠져있었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이틀 전 이뤄진 KT 아현지사의 소방 점검 기록입니다. 지하 1층에서 경보장치 이상이 발견돼 조처를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화재가 일어난 지하 통신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최근 3년 치 점검표를 모두 봐도 역시 점검 기록이 없습니다. 아현지사 통신구의 관리 등급은 가장 낮은 D등급. 정부가 관리하는 A,B,C 등급 시설과는 달리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점검하기 때문입니다. [소방 관계자/음성변조 : "KT에서 관리를 하는 거죠. 거기(통신구)는 점검 대상이 아니라, 법정 점검 대상에 안 들어간 거죠."] 그럼 통신사 자체 점검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KT는 매주 한 차례씩 D등급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련 점검 일지는 없습니다. 업무 간소화 때문에 일지를 쓰지 않는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해당 통신구의 길이는 150미터 정도.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500미터 기준에 못 미쳐 스프링클러는 물론 CCTV와 백업장비도 없었습니다. 화재 당시 시설 규모와 위치, 형태를 알 수 있는 도면도 소방 당국에 제때 제공되지 않아 화재 진압에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원장 : "통신망이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큰 허점을 드러낸 사고였습니다. 모든 통신시설물에 대한 재난예방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는 KT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통신구 관리를 강화하고, 통신 재난 시 이용자들이 다른 통신사 망을 쓸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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