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정지장치 점검 부실 의혹…컴퓨터 기록도 삭제

입력 2018.12.27 (21:30) 수정 2018.12.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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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는 두 달 전 실시된 안전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점검 기록을 살펴보니 비상 정지장치도 허술하게 점검이 이뤄졌고, 제어실 컴퓨터에는 설비 운전기록이 아예 삭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한국안전기술협회가 실시한 태안화력발전소 안전 점검 결과입니다.

전체 컨베이어벨트 77개의 비상정지장치 등 설비를 점검했는데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점검 당일 9호기와 10호기의 운전 기록을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PCS - 비상정지장치 등이 언제 작동했는지 시간대 별로 기록돼 있는데 9·10호기에는 비상정지장치 2백80여 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했다면 켜고 끈 기록이 5백60차례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점검이 이뤄진 근무 시간에 서버에 남아 있는 작동 횟수는 70차례에 불과합니다.

직원들은 이마저도 일상 정비를 위한 작동이었고, 근무 일지에도 점검 기록이 없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직장 동료/음성변조 : "점검을 나왔다고 하면 운전 부서나 정비팀에서 같이 상주해서 풀코드(비상정지장치)점검을 해야 하고요. 그런 기록들이 없고, 나온 사실이 없습니다."]

더욱이 점검일을 포함해 10월 15일 이전의 설비 운전 기록이 제어실 컴퓨터에서 삭제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기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고장으로 자료가 삭제됐다고 해명합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한 자료를 만들면서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자료가 삭제돼서 지금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네요."]

안전기술협회 측이 비상정지장치를 전수 점검했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서버 기록을 확인하는 등 실제 작동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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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정지장치 점검 부실 의혹…컴퓨터 기록도 삭제
    • 입력 2018-12-27 21:32:50
    • 수정2018-12-28 09: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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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는 두 달 전 실시된 안전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점검 기록을 살펴보니 비상 정지장치도 허술하게 점검이 이뤄졌고, 제어실 컴퓨터에는 설비 운전기록이 아예 삭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한국안전기술협회가 실시한 태안화력발전소 안전 점검 결과입니다. 전체 컨베이어벨트 77개의 비상정지장치 등 설비를 점검했는데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점검 당일 9호기와 10호기의 운전 기록을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PCS - 비상정지장치 등이 언제 작동했는지 시간대 별로 기록돼 있는데 9·10호기에는 비상정지장치 2백80여 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했다면 켜고 끈 기록이 5백60차례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점검이 이뤄진 근무 시간에 서버에 남아 있는 작동 횟수는 70차례에 불과합니다. 직원들은 이마저도 일상 정비를 위한 작동이었고, 근무 일지에도 점검 기록이 없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직장 동료/음성변조 : "점검을 나왔다고 하면 운전 부서나 정비팀에서 같이 상주해서 풀코드(비상정지장치)점검을 해야 하고요. 그런 기록들이 없고, 나온 사실이 없습니다."] 더욱이 점검일을 포함해 10월 15일 이전의 설비 운전 기록이 제어실 컴퓨터에서 삭제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기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고장으로 자료가 삭제됐다고 해명합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한 자료를 만들면서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자료가 삭제돼서 지금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네요."] 안전기술협회 측이 비상정지장치를 전수 점검했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서버 기록을 확인하는 등 실제 작동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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