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정지장치 점검 부실 의혹…컴퓨터 기록도 삭제

입력 2018.12.28 (06:21) 수정 2018.12.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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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용균 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는 두 달 전 실시된 안전 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는데요.

KBS가 점검 당시 기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비상정지장치 작동 횟수가 턱없이 모자란데다 제어실 컴퓨터에서도 관련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한국안전기술협회가 실시한 태안화력발전소 안전 점검 결괍니다.

전체 컨베이어벨트 77개의 비상정지장치 등 설비를 점검했는데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점검 당일 9호기와 10호기의 운전 기록을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비상정지장치 등이 언제 작동했는지 시간대 별로 기록돼 있는데.

9·10호기에는 비상정지장치 2백80여 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했다면 켜고 끈 기록이 5백60차례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점검이 이뤄진 근무 시간에 서버에 남아 있는 작동 횟수는 70차례에 불과합니다.

직원들은 이마저도 일상 정비를 위한 작동이었고, 근무 일지에도 점검 기록이 없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직장 동료/음성변조 : "점검을 나왔다고 하면 운전부서나 정비팀에서 같이 상주해서 풀코드(비상정지장치) 점검을 해야 하고요. 그런 기록들이 없고, 나온 사실이 없습니다."]

더욱이 점검일을 포함해 10월 15일 이전의 설비 운전 기록이 제어실 컴퓨터에서 삭제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기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고장으로 자료가 삭제됐다고 해명합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한 자료를 만들면서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자료가 삭제돼서 지금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네요."]

안전기술협회 측이 비상정지장치를 전수 점검했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서버 기록을 확인하는 등 실제 작동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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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정지장치 점검 부실 의혹…컴퓨터 기록도 삭제
    • 입력 2018-12-28 06:23:07
    • 수정2018-12-28 06:42:10
    뉴스광장 1부
[앵커]

김용균 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는 두 달 전 실시된 안전 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는데요.

KBS가 점검 당시 기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비상정지장치 작동 횟수가 턱없이 모자란데다 제어실 컴퓨터에서도 관련 기록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한국안전기술협회가 실시한 태안화력발전소 안전 점검 결괍니다.

전체 컨베이어벨트 77개의 비상정지장치 등 설비를 점검했는데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점검 당일 9호기와 10호기의 운전 기록을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비상정지장치 등이 언제 작동했는지 시간대 별로 기록돼 있는데.

9·10호기에는 비상정지장치 2백80여 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했다면 켜고 끈 기록이 5백60차례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점검이 이뤄진 근무 시간에 서버에 남아 있는 작동 횟수는 70차례에 불과합니다.

직원들은 이마저도 일상 정비를 위한 작동이었고, 근무 일지에도 점검 기록이 없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직장 동료/음성변조 : "점검을 나왔다고 하면 운전부서나 정비팀에서 같이 상주해서 풀코드(비상정지장치) 점검을 해야 하고요. 그런 기록들이 없고, 나온 사실이 없습니다."]

더욱이 점검일을 포함해 10월 15일 이전의 설비 운전 기록이 제어실 컴퓨터에서 삭제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기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고장으로 자료가 삭제됐다고 해명합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요청한 자료를 만들면서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자료가 삭제돼서 지금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네요."]

안전기술협회 측이 비상정지장치를 전수 점검했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서버 기록을 확인하는 등 실제 작동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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