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K] 현대차 10년 넘게 ‘알박기 갑질’…법도 인권도 무시
입력 2019.01.03 (21:18)
수정 2019.01.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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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자동차 그룹 사옥 앞에서 10년 넘게 수상한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집회를 열고 신고하는 사람들은 현대차가 고용한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알박기 집회죠.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봉쇄한 것이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벌그룹이 돈으로 막은 겁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끈질긴K가 파헤쳤습니다.
[리포트]
['알박기 집회' 참가자 : "(이런건 현대차에서 하는거에요?) 아니, 저는 잘 모른다니까요?"]
['알박기 집회' 참가자: "(아니 근데 현대차 사옥 앞에 계시니까...) 아니 모른다고요. (소속도 모르세요?)"]
두 달전, 끈질긴K에 제보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알박기 집회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회에 동원된 전직 용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전직 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그냥 서있기만 한다고 하긴 하는데, 의경들이 막지 못하면 2선에서 저희가 막는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현대가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는 시스템인가요?) 하청에 하청에 하청이죠."]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제보자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끈질긴K가 직접 잠입해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알박기 집회에 동원된다는 A 경비업체의 구인광고, 회사 위치는 서울 관악구인데 현대차 근처 마트로 면접을 보러오라고 합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경호, 경비예요. 지금 현장으로 잡고 있는게 현대·기아차 본사, 일단 두 개를 잡고 있어요."]
이어진 업무 설명, 바로 알박기 집회입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 사람들이 현대기아차 본사에 와서 뭐하겠어요? 시위를 하겠죠. 근데 좋은 자리를 선점하게 되면 현대기아차에 피해가 와요. 얘네가(노조가) 좋은 자리를 잡기 전에 저희가 선점을 해요."]
면접이 끝나고 출근 날짜와 시간이 잡혔습니다.
아침 7시 반...
끈질긴 K 취재진, 현대차 본사로 향했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인원 점검을 한 뒤 곧바로 근무에 투입됩니다.
'건전한 노사관계 만들기'라고 적힌 어깨 띠를 두르고 회사 밖 인도로 나가 섭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가만히만 계시면 되고, (현대차 측) 보안팀이 해달라는 것만 캐치(파악) 잘 하셔서..."]
정상 집회처럼 보이기 위해 가끔씩 현수막도 펼치고 사진도 찍습니다.
구호 한번 외치지 않는 이 이상한 집회는 밤새 이어집니다.
용역 직원 6명이 365일 24시간 내내 교대로 일합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 보안팀이 하지 못하는, 법적으로 하지 못하는 거를 저희가 대신 해주는 게 있거든요. 현대기아차에서는 시설물 관리밖에 못하니까 나머지를 저희가 해주는 거예요."]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이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좌세준/변호사 : "경비업체를 고용한 회사가 용역업체를 동원해서 집회에 인원을 동원했다면,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경비업법 위반죄'가 될 수 있습니다."]
끈질긴 K가 확보한 현대차의 알박기 집회 신고서, 서류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해봤습니다.
집회 주최자는 현대차 보안관리팀 소속 직원인데, 집회 신고자는 취재진이 잠입한 A 회사가 아닌 HDS란 현대차 경비업체 직원입니다.
[전직 HDS 직원/음성변조 : "(업무의 일환으로 이렇게 집회 신고를 내셨던 거예요?) 그렇죠. (가서 하라는대로 하셨던?) 네 그런 식으로 하는거지 제가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현대차 그룹 측이 HDS에 경비 용역을 주고, HDS가 다시 하청받은 여러 용역업체를 관리하는 겁니다.
이른바 불법의 외주화입니다.
알박기는 현대차 사옥 앞 뿐 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주변인데요.
골목길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선 이른바 알박기 주차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끈질긴K가 여섯 달 전 촬영한 화면입니다.
한달 뒤 똑같은 차량들이 비슷한 위치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촬영한 화면, 역시 같은 차량들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과연 누가 주차한 걸까?
["올라가서 들이대자, 저 사람한테"]
["(HDS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서 근무하세요?) 무직이에요 (무직인데 왜 정몽구 회장 집 앞에 차를 대나요?) 아, 여기가 그래요?"]
["(혹시 회사 다니시는 곳이 어딘지?) 지금 공무원 준비중이라서 회사 안 다니고 있어요."]
무직에 공무원 준비 중이라던 남성들...
계속 지켜봤더니 정 회장 집에서 500미터 떨어진 한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확인해 보니 현대차 경비 업체인 HDS 한남동 사무실입니다.
["(아까 만나셨잖아요, 무직이라면서요? 여기직원분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러면 무직이라고 하셨는데 뭐하시는 거예요?) 무직이에요,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끝까지 신분을 숨기면서 자리를 피합니다.
[유성기업 노조 조합원 : "2016년에 양재동 (현대차) 사옥앞에서 봤던 용역들 얼굴이 똑같이 거기서(정몽구 회장 집 주변)도 보였던거고, 일방적으로 알박기 아니면 그 위에 더 이상 우리가 진입하는 걸 막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현대차가 신고한 집회는 보호 가치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알박기 집회란 걸 확인한 겁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경비업체를 동원해 알박기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끈질긴K는 여러 차례 현대차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다만 짧은 이메일 답변만 보내왔습니다.
본사 앞 집회는 알박기 집회가 아니고, 성숙한 집회문화 정착을 요구하는 합법적인 집회라는 겁니다.
[한상희/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알박기 집회와 같이 집회 장소를 아예 선점해버리고 그래서 사회, 경제적인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도 박탈해버리는 이런 행위는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봐야될 것입니다."]
알박기 집회 용역인력의 하루 일당은 14만 원...
한해 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는 모두 8백여 차례의 알박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끈질긴K 박민철입니다.
현대자동차 그룹 사옥 앞에서 10년 넘게 수상한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집회를 열고 신고하는 사람들은 현대차가 고용한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알박기 집회죠.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봉쇄한 것이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벌그룹이 돈으로 막은 겁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끈질긴K가 파헤쳤습니다.
[리포트]
['알박기 집회' 참가자 : "(이런건 현대차에서 하는거에요?) 아니, 저는 잘 모른다니까요?"]
['알박기 집회' 참가자: "(아니 근데 현대차 사옥 앞에 계시니까...) 아니 모른다고요. (소속도 모르세요?)"]
두 달전, 끈질긴K에 제보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알박기 집회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회에 동원된 전직 용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전직 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그냥 서있기만 한다고 하긴 하는데, 의경들이 막지 못하면 2선에서 저희가 막는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현대가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는 시스템인가요?) 하청에 하청에 하청이죠."]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제보자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끈질긴K가 직접 잠입해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알박기 집회에 동원된다는 A 경비업체의 구인광고, 회사 위치는 서울 관악구인데 현대차 근처 마트로 면접을 보러오라고 합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경호, 경비예요. 지금 현장으로 잡고 있는게 현대·기아차 본사, 일단 두 개를 잡고 있어요."]
이어진 업무 설명, 바로 알박기 집회입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 사람들이 현대기아차 본사에 와서 뭐하겠어요? 시위를 하겠죠. 근데 좋은 자리를 선점하게 되면 현대기아차에 피해가 와요. 얘네가(노조가) 좋은 자리를 잡기 전에 저희가 선점을 해요."]
면접이 끝나고 출근 날짜와 시간이 잡혔습니다.
아침 7시 반...
끈질긴 K 취재진, 현대차 본사로 향했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인원 점검을 한 뒤 곧바로 근무에 투입됩니다.
'건전한 노사관계 만들기'라고 적힌 어깨 띠를 두르고 회사 밖 인도로 나가 섭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가만히만 계시면 되고, (현대차 측) 보안팀이 해달라는 것만 캐치(파악) 잘 하셔서..."]
정상 집회처럼 보이기 위해 가끔씩 현수막도 펼치고 사진도 찍습니다.
구호 한번 외치지 않는 이 이상한 집회는 밤새 이어집니다.
용역 직원 6명이 365일 24시간 내내 교대로 일합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 보안팀이 하지 못하는, 법적으로 하지 못하는 거를 저희가 대신 해주는 게 있거든요. 현대기아차에서는 시설물 관리밖에 못하니까 나머지를 저희가 해주는 거예요."]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이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좌세준/변호사 : "경비업체를 고용한 회사가 용역업체를 동원해서 집회에 인원을 동원했다면,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경비업법 위반죄'가 될 수 있습니다."]
끈질긴 K가 확보한 현대차의 알박기 집회 신고서, 서류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해봤습니다.
집회 주최자는 현대차 보안관리팀 소속 직원인데, 집회 신고자는 취재진이 잠입한 A 회사가 아닌 HDS란 현대차 경비업체 직원입니다.
[전직 HDS 직원/음성변조 : "(업무의 일환으로 이렇게 집회 신고를 내셨던 거예요?) 그렇죠. (가서 하라는대로 하셨던?) 네 그런 식으로 하는거지 제가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현대차 그룹 측이 HDS에 경비 용역을 주고, HDS가 다시 하청받은 여러 용역업체를 관리하는 겁니다.
이른바 불법의 외주화입니다.
알박기는 현대차 사옥 앞 뿐 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주변인데요.
골목길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선 이른바 알박기 주차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끈질긴K가 여섯 달 전 촬영한 화면입니다.
한달 뒤 똑같은 차량들이 비슷한 위치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촬영한 화면, 역시 같은 차량들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과연 누가 주차한 걸까?
["올라가서 들이대자, 저 사람한테"]
["(HDS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서 근무하세요?) 무직이에요 (무직인데 왜 정몽구 회장 집 앞에 차를 대나요?) 아, 여기가 그래요?"]
["(혹시 회사 다니시는 곳이 어딘지?) 지금 공무원 준비중이라서 회사 안 다니고 있어요."]
무직에 공무원 준비 중이라던 남성들...
계속 지켜봤더니 정 회장 집에서 500미터 떨어진 한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확인해 보니 현대차 경비 업체인 HDS 한남동 사무실입니다.
["(아까 만나셨잖아요, 무직이라면서요? 여기직원분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러면 무직이라고 하셨는데 뭐하시는 거예요?) 무직이에요,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끝까지 신분을 숨기면서 자리를 피합니다.
[유성기업 노조 조합원 : "2016년에 양재동 (현대차) 사옥앞에서 봤던 용역들 얼굴이 똑같이 거기서(정몽구 회장 집 주변)도 보였던거고, 일방적으로 알박기 아니면 그 위에 더 이상 우리가 진입하는 걸 막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현대차가 신고한 집회는 보호 가치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알박기 집회란 걸 확인한 겁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경비업체를 동원해 알박기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끈질긴K는 여러 차례 현대차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다만 짧은 이메일 답변만 보내왔습니다.
본사 앞 집회는 알박기 집회가 아니고, 성숙한 집회문화 정착을 요구하는 합법적인 집회라는 겁니다.
[한상희/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알박기 집회와 같이 집회 장소를 아예 선점해버리고 그래서 사회, 경제적인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도 박탈해버리는 이런 행위는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봐야될 것입니다."]
알박기 집회 용역인력의 하루 일당은 14만 원...
한해 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는 모두 8백여 차례의 알박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끈질긴K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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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03 21:24:35
- 수정2019-01-03 21:51:37
[앵커]
현대자동차 그룹 사옥 앞에서 10년 넘게 수상한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집회를 열고 신고하는 사람들은 현대차가 고용한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알박기 집회죠.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봉쇄한 것이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벌그룹이 돈으로 막은 겁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끈질긴K가 파헤쳤습니다.
[리포트]
['알박기 집회' 참가자 : "(이런건 현대차에서 하는거에요?) 아니, 저는 잘 모른다니까요?"]
['알박기 집회' 참가자: "(아니 근데 현대차 사옥 앞에 계시니까...) 아니 모른다고요. (소속도 모르세요?)"]
두 달전, 끈질긴K에 제보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알박기 집회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회에 동원된 전직 용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전직 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그냥 서있기만 한다고 하긴 하는데, 의경들이 막지 못하면 2선에서 저희가 막는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현대가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는 시스템인가요?) 하청에 하청에 하청이죠."]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제보자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끈질긴K가 직접 잠입해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알박기 집회에 동원된다는 A 경비업체의 구인광고, 회사 위치는 서울 관악구인데 현대차 근처 마트로 면접을 보러오라고 합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경호, 경비예요. 지금 현장으로 잡고 있는게 현대·기아차 본사, 일단 두 개를 잡고 있어요."]
이어진 업무 설명, 바로 알박기 집회입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 사람들이 현대기아차 본사에 와서 뭐하겠어요? 시위를 하겠죠. 근데 좋은 자리를 선점하게 되면 현대기아차에 피해가 와요. 얘네가(노조가) 좋은 자리를 잡기 전에 저희가 선점을 해요."]
면접이 끝나고 출근 날짜와 시간이 잡혔습니다.
아침 7시 반...
끈질긴 K 취재진, 현대차 본사로 향했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인원 점검을 한 뒤 곧바로 근무에 투입됩니다.
'건전한 노사관계 만들기'라고 적힌 어깨 띠를 두르고 회사 밖 인도로 나가 섭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가만히만 계시면 되고, (현대차 측) 보안팀이 해달라는 것만 캐치(파악) 잘 하셔서..."]
정상 집회처럼 보이기 위해 가끔씩 현수막도 펼치고 사진도 찍습니다.
구호 한번 외치지 않는 이 이상한 집회는 밤새 이어집니다.
용역 직원 6명이 365일 24시간 내내 교대로 일합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 보안팀이 하지 못하는, 법적으로 하지 못하는 거를 저희가 대신 해주는 게 있거든요. 현대기아차에서는 시설물 관리밖에 못하니까 나머지를 저희가 해주는 거예요."]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이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좌세준/변호사 : "경비업체를 고용한 회사가 용역업체를 동원해서 집회에 인원을 동원했다면,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경비업법 위반죄'가 될 수 있습니다."]
끈질긴 K가 확보한 현대차의 알박기 집회 신고서, 서류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해봤습니다.
집회 주최자는 현대차 보안관리팀 소속 직원인데, 집회 신고자는 취재진이 잠입한 A 회사가 아닌 HDS란 현대차 경비업체 직원입니다.
[전직 HDS 직원/음성변조 : "(업무의 일환으로 이렇게 집회 신고를 내셨던 거예요?) 그렇죠. (가서 하라는대로 하셨던?) 네 그런 식으로 하는거지 제가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현대차 그룹 측이 HDS에 경비 용역을 주고, HDS가 다시 하청받은 여러 용역업체를 관리하는 겁니다.
이른바 불법의 외주화입니다.
알박기는 현대차 사옥 앞 뿐 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주변인데요.
골목길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선 이른바 알박기 주차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끈질긴K가 여섯 달 전 촬영한 화면입니다.
한달 뒤 똑같은 차량들이 비슷한 위치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촬영한 화면, 역시 같은 차량들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과연 누가 주차한 걸까?
["올라가서 들이대자, 저 사람한테"]
["(HDS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서 근무하세요?) 무직이에요 (무직인데 왜 정몽구 회장 집 앞에 차를 대나요?) 아, 여기가 그래요?"]
["(혹시 회사 다니시는 곳이 어딘지?) 지금 공무원 준비중이라서 회사 안 다니고 있어요."]
무직에 공무원 준비 중이라던 남성들...
계속 지켜봤더니 정 회장 집에서 500미터 떨어진 한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확인해 보니 현대차 경비 업체인 HDS 한남동 사무실입니다.
["(아까 만나셨잖아요, 무직이라면서요? 여기직원분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러면 무직이라고 하셨는데 뭐하시는 거예요?) 무직이에요,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끝까지 신분을 숨기면서 자리를 피합니다.
[유성기업 노조 조합원 : "2016년에 양재동 (현대차) 사옥앞에서 봤던 용역들 얼굴이 똑같이 거기서(정몽구 회장 집 주변)도 보였던거고, 일방적으로 알박기 아니면 그 위에 더 이상 우리가 진입하는 걸 막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현대차가 신고한 집회는 보호 가치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알박기 집회란 걸 확인한 겁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경비업체를 동원해 알박기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끈질긴K는 여러 차례 현대차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다만 짧은 이메일 답변만 보내왔습니다.
본사 앞 집회는 알박기 집회가 아니고, 성숙한 집회문화 정착을 요구하는 합법적인 집회라는 겁니다.
[한상희/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알박기 집회와 같이 집회 장소를 아예 선점해버리고 그래서 사회, 경제적인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도 박탈해버리는 이런 행위는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봐야될 것입니다."]
알박기 집회 용역인력의 하루 일당은 14만 원...
한해 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는 모두 8백여 차례의 알박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끈질긴K 박민철입니다.
현대자동차 그룹 사옥 앞에서 10년 넘게 수상한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집회를 열고 신고하는 사람들은 현대차가 고용한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알박기 집회죠.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봉쇄한 것이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벌그룹이 돈으로 막은 겁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끈질긴K가 파헤쳤습니다.
[리포트]
['알박기 집회' 참가자 : "(이런건 현대차에서 하는거에요?) 아니, 저는 잘 모른다니까요?"]
['알박기 집회' 참가자: "(아니 근데 현대차 사옥 앞에 계시니까...) 아니 모른다고요. (소속도 모르세요?)"]
두 달전, 끈질긴K에 제보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알박기 집회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회에 동원된 전직 용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전직 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그냥 서있기만 한다고 하긴 하는데, 의경들이 막지 못하면 2선에서 저희가 막는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현대가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는 시스템인가요?) 하청에 하청에 하청이죠."]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제보자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끈질긴K가 직접 잠입해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알박기 집회에 동원된다는 A 경비업체의 구인광고, 회사 위치는 서울 관악구인데 현대차 근처 마트로 면접을 보러오라고 합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경호, 경비예요. 지금 현장으로 잡고 있는게 현대·기아차 본사, 일단 두 개를 잡고 있어요."]
이어진 업무 설명, 바로 알박기 집회입니다.
[A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노조 사람들이 현대기아차 본사에 와서 뭐하겠어요? 시위를 하겠죠. 근데 좋은 자리를 선점하게 되면 현대기아차에 피해가 와요. 얘네가(노조가) 좋은 자리를 잡기 전에 저희가 선점을 해요."]
면접이 끝나고 출근 날짜와 시간이 잡혔습니다.
아침 7시 반...
끈질긴 K 취재진, 현대차 본사로 향했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인원 점검을 한 뒤 곧바로 근무에 투입됩니다.
'건전한 노사관계 만들기'라고 적힌 어깨 띠를 두르고 회사 밖 인도로 나가 섭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가만히만 계시면 되고, (현대차 측) 보안팀이 해달라는 것만 캐치(파악) 잘 하셔서..."]
정상 집회처럼 보이기 위해 가끔씩 현수막도 펼치고 사진도 찍습니다.
구호 한번 외치지 않는 이 이상한 집회는 밤새 이어집니다.
용역 직원 6명이 365일 24시간 내내 교대로 일합니다.
[A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 보안팀이 하지 못하는, 법적으로 하지 못하는 거를 저희가 대신 해주는 게 있거든요. 현대기아차에서는 시설물 관리밖에 못하니까 나머지를 저희가 해주는 거예요."]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이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좌세준/변호사 : "경비업체를 고용한 회사가 용역업체를 동원해서 집회에 인원을 동원했다면, 시설경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경비업법 위반죄'가 될 수 있습니다."]
끈질긴 K가 확보한 현대차의 알박기 집회 신고서, 서류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해봤습니다.
집회 주최자는 현대차 보안관리팀 소속 직원인데, 집회 신고자는 취재진이 잠입한 A 회사가 아닌 HDS란 현대차 경비업체 직원입니다.
[전직 HDS 직원/음성변조 : "(업무의 일환으로 이렇게 집회 신고를 내셨던 거예요?) 그렇죠. (가서 하라는대로 하셨던?) 네 그런 식으로 하는거지 제가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현대차 그룹 측이 HDS에 경비 용역을 주고, HDS가 다시 하청받은 여러 용역업체를 관리하는 겁니다.
이른바 불법의 외주화입니다.
알박기는 현대차 사옥 앞 뿐 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주변인데요.
골목길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선 이른바 알박기 주차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끈질긴K가 여섯 달 전 촬영한 화면입니다.
한달 뒤 똑같은 차량들이 비슷한 위치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촬영한 화면, 역시 같은 차량들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과연 누가 주차한 걸까?
["올라가서 들이대자, 저 사람한테"]
["(HDS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서 근무하세요?) 무직이에요 (무직인데 왜 정몽구 회장 집 앞에 차를 대나요?) 아, 여기가 그래요?"]
["(혹시 회사 다니시는 곳이 어딘지?) 지금 공무원 준비중이라서 회사 안 다니고 있어요."]
무직에 공무원 준비 중이라던 남성들...
계속 지켜봤더니 정 회장 집에서 500미터 떨어진 한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확인해 보니 현대차 경비 업체인 HDS 한남동 사무실입니다.
["(아까 만나셨잖아요, 무직이라면서요? 여기직원분 아니에요?) 아닙니다. (그러면 무직이라고 하셨는데 뭐하시는 거예요?) 무직이에요,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끝까지 신분을 숨기면서 자리를 피합니다.
[유성기업 노조 조합원 : "2016년에 양재동 (현대차) 사옥앞에서 봤던 용역들 얼굴이 똑같이 거기서(정몽구 회장 집 주변)도 보였던거고, 일방적으로 알박기 아니면 그 위에 더 이상 우리가 진입하는 걸 막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현대차가 신고한 집회는 보호 가치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알박기 집회란 걸 확인한 겁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경비업체를 동원해 알박기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끈질긴K는 여러 차례 현대차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다만 짧은 이메일 답변만 보내왔습니다.
본사 앞 집회는 알박기 집회가 아니고, 성숙한 집회문화 정착을 요구하는 합법적인 집회라는 겁니다.
[한상희/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알박기 집회와 같이 집회 장소를 아예 선점해버리고 그래서 사회, 경제적인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도 박탈해버리는 이런 행위는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봐야될 것입니다."]
알박기 집회 용역인력의 하루 일당은 14만 원...
한해 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는 모두 8백여 차례의 알박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끈질긴K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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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철 기자 mc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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