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방 탈출’ 못하는 방탈출 카페

[앵커]

지난 5일 폴란드의 한 방탈출게임 카페에서 10대 소녀 다섯 명이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전해졌습니다.

'방탈출 카페'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있는 놀이 장소인데요.

방 탈출 카페가 어떤 곳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방안.

지도를 가운데 두고 모여앉은 사람들.

그리고 방안 곳곳의 소품들을 이리저리 살피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

이들은, 이 미스테리한 방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숀 플레밍/방탈출게임 참가자 : "팀워크가 핵심입니다.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방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금방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방 안에 숨겨진 단서를 풀어 닫힌 방 밖으로 탈출하는 일명 '방탈출 게임'에 참가한 건데요.

이제 탈출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다 됐어요. 탈출엔 실패했지만 그래도 즐거우셨나요? (네!)"]

[브리아나 노블스/방탈출게임 참가자 :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어요. 모임 장소를 통보 받고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땐 어린 아이들이나 좋아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즐거웠습니다."]

방탈출 게임은 2000년대 후반 아시아에서 처음 시작돼, 점차 인기를 얻었으며 북미와 유럽 전역에 퍼져 나갔습니다.

2017년, 헝가리에서는 방탈출 세계대회도 열렸습니다.

전세계의 팀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종 승자는 슬로베니아였습니다.

[자카 코렌/슬로베니아팀 멤버 : "대회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전혀 긴장도 되지 않았고, 아무런 기대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우승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미국 최대 비디오게임 컨벤션에서는 가상현실 방식의 방탈출 게임도 선보였습니다.

[압둘 알가르비/게임 개발자 : "저는 지금 방안에 갇혀 있고, 가상 물체가 제 주위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들과 상호 작용하며 퍼즐들을 해결해 나가는 거죠."]

다양한 방법으로 전세계, 전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놀이 문화가 된 '방탈출 게임'.

그런데 며칠 전, 가슴 아픈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폴란드 코샬린의 한 방탈출카페에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10대 소녀 5명이 참변을 당한 것인데요.

갑자기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모두 숨지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운 소녀들의 죽음에 추모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역 주민 :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두 딸이있는데, 그 아이들을 잃는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불이 났을 때, 서둘러 피할 수 있는 대피 경로가 없어던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습니다.

이에, 폴란드 내무 장관은 전국 방탈출 게임 카페의 화재 안전 검사를 지시했는데요.

[요아힘 브루드진스키/폴란드 내무장관 : "아주 가혹한 제재와 벌금이 필요합니다."]

지난 주말, 폴란드 전역에서 178개의 방탈출 카페를 조사한 결과, 2/3에 해당하는 129개 업체가 보건 및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13개 업체는 폐쇄 명령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200개가 넘는 방탈출 카페가 영업 중이지만, 관리 감독은 부실한 현실인데요.

일본은 소방 시설법에 따라 화재 발생에 대비한 배연 시설이 없으면 방 탈출 카페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고, 미국은 화재 위험 평가를 마쳐야만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