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중국 관광객 급감에 태국 경제 ‘적신호’

입력 2019.01.10 (18:07) 수정 2019.01.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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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광 수익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태국이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요.

바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 때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방콕 특파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유석조 특파원, 태국은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속 늘고 있는 나라인데 중국인 관광객들은 줄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 2017년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천500만명이었습니다.

이가운데 거의 30%에 육박하는 980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습니다.

지난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년 대비 10% 이상씩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8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8월 12% 감소를 시작으로 9월은 15%, 10월에는 20%, 11월에도 15%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습니다.

감소폭도 매우 큰 편이라 태국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앵커]

이렇게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지난해 7월 태국의 유명관광지인 푸껫에서 유람선 전복사고가 있었는데요.

당시 유람선에는 중국인 관광객 90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가운데 47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후 대처였는데요.

당시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가 출항을 강행한 유람선의 소유주가 중국인이라며 "중국인이 중국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고"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중국인들의 태국 여행 취소가 잇따랐습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두 달 뒤인 9월에는 태국 돈무앙공항에서 공항경찰이 태국에 입국하려던 중국인 관광객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입국서류를 잘못 작성한 게 발단이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항의하자 공항 경찰이 주먹을 휘두른 것입니다.

이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태국 입국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준 적이 있는데,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태국은 타격이 크겠어요?

[기자]

예, 태국은 말씀하신대로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태국의 관광산업이 전체 GDP에서 2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들이 가장 많을뿐 아니라 전체의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태국에 와서 직접 쓰는 돈만 6천5백억 밧, 우리돈 22조원이 넘습니다.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많이 찾는 치앙마이 경우 최근 몇년간 소규모 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는데 주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은 곳이 많습니다.

또 중국과 태국을 운항하는 태국 주요 항공사들도 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래서 태국이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섰군요?

[기자]

예, 푸껫 앞바다에서 침몰한 유람선이 사고 발생 넉달만에 인양됐는데요.

이때 태국 정부는 중국인 책임이라는 과거 입장을 바꿔 중국 달래기에 집중했습니다.

전복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혀 중국인 희생자 유족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라삭 코수랏/태국 관광스포츠부 장관 :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조사는 태국과 중국 정부 모두에 도움을 줄것입니다. 중국민들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항 경찰의 중국 관광객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태국 총리가 직접 나서 사과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중국인 전용 입국 수속대를 운영하고 있고요.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관광비자 수수료 면제 기간도 오는 4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는 20일 중국인 관광객 만명을 초청해 망코 파티를 열기로 하는 등 유커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태국을 찾아올까요?

[기자]

당장 큰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태국 정부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주 태국을 찾은 한 중국 여성 관광객이 태국 여행사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을 절단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사연이 중국 SNS에 퍼지면서 중국에서는 "태국에 가지마라"는 댓글이 올라오는 등 또다시 태국관광 보이코트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의 반응이 지나치다며 태국 관광업계를 길들이기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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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중국 관광객 급감에 태국 경제 ‘적신호’
    • 입력 2019-01-10 18:12:04
    • 수정2019-01-10 18: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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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광 수익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태국이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요.

바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 때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방콕 특파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유석조 특파원, 태국은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속 늘고 있는 나라인데 중국인 관광객들은 줄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 2017년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천500만명이었습니다.

이가운데 거의 30%에 육박하는 980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습니다.

지난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년 대비 10% 이상씩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8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8월 12% 감소를 시작으로 9월은 15%, 10월에는 20%, 11월에도 15%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습니다.

감소폭도 매우 큰 편이라 태국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앵커]

이렇게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지난해 7월 태국의 유명관광지인 푸껫에서 유람선 전복사고가 있었는데요.

당시 유람선에는 중국인 관광객 90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가운데 47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후 대처였는데요.

당시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가 출항을 강행한 유람선의 소유주가 중국인이라며 "중국인이 중국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고"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중국인들의 태국 여행 취소가 잇따랐습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두 달 뒤인 9월에는 태국 돈무앙공항에서 공항경찰이 태국에 입국하려던 중국인 관광객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입국서류를 잘못 작성한 게 발단이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항의하자 공항 경찰이 주먹을 휘두른 것입니다.

이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태국 입국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준 적이 있는데,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태국은 타격이 크겠어요?

[기자]

예, 태국은 말씀하신대로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태국의 관광산업이 전체 GDP에서 2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들이 가장 많을뿐 아니라 전체의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태국에 와서 직접 쓰는 돈만 6천5백억 밧, 우리돈 22조원이 넘습니다.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많이 찾는 치앙마이 경우 최근 몇년간 소규모 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는데 주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은 곳이 많습니다.

또 중국과 태국을 운항하는 태국 주요 항공사들도 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래서 태국이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섰군요?

[기자]

예, 푸껫 앞바다에서 침몰한 유람선이 사고 발생 넉달만에 인양됐는데요.

이때 태국 정부는 중국인 책임이라는 과거 입장을 바꿔 중국 달래기에 집중했습니다.

전복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혀 중국인 희생자 유족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라삭 코수랏/태국 관광스포츠부 장관 :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조사는 태국과 중국 정부 모두에 도움을 줄것입니다. 중국민들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항 경찰의 중국 관광객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태국 총리가 직접 나서 사과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중국인 전용 입국 수속대를 운영하고 있고요.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관광비자 수수료 면제 기간도 오는 4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는 20일 중국인 관광객 만명을 초청해 망코 파티를 열기로 하는 등 유커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태국을 찾아올까요?

[기자]

당장 큰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태국 정부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주 태국을 찾은 한 중국 여성 관광객이 태국 여행사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을 절단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사연이 중국 SNS에 퍼지면서 중국에서는 "태국에 가지마라"는 댓글이 올라오는 등 또다시 태국관광 보이코트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의 반응이 지나치다며 태국 관광업계를 길들이기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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