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김정은 4차 방중…북미정상회담 임박?

입력 2019.01.12 (07:49) 수정 2019.01.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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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1월12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4번째 중국 방문이 마무리됐습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확인하고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북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 조종한다는 북한 매체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 두 나라 사이 밀착이 깊어지는 건 비핵화 협상에 달갑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주 이슈앤한반도에서는 김 위원장의 4차 중국 방문 내용 짚어보고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해 봅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악수를 나눴습니다.

북중 수교 70주년인 올해의 첫 정상회담이자, 김 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입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위해 의장대 사열과 4시간 가까운 환영만찬을 준비한 건 물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찾았던 식당에서 점심 식사도 대접했습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집중됐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0일 : "조선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며,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난관, 우려에 대해 북한의 관심사항이 합리적이고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의지를 밝혔을 가능성, 중국이 이에 상응할 경제협력과 안전판 역할을 약속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조선중앙TV/1월 8일 : "김정은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기 위하여 평양을 출발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기도 전 방중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경호와 내부 단속 등을 감안해 일정을 마무리할 때 쯤, 혹은 평양에 돌아간 뒤에야 방중 일정을 공개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아직은 정상국가로 가기에는 길이 좀 있지만 그래도 좀 다가서려는 모습이 있는 거 같고 그리고 두 번째 또 특징적인 것은 자기 여동생까지 데리고 갔잖아요. 그러면 평양에 자기 가족은 없는 거잖습니까. 그러면 내가 평양을 3~4일 비워도 문제가 없다. 그런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 거죠."]

김 위원장이 새해 첫 공식 외교 일정으로 중국행을 선택하며 집권 이후 네 번째 방중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4차 방중은 무엇보다 그 시기가 눈에 띄는데요.

중국을 찾은 지난 8일이 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이라는 점, 또 북미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언급이 한참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는 데서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3월 25일,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첫 중국방문을 위해 전용열차에 올랐습니다.

역시 시기가 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힌 불과 16일 뒤, 이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협상을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CCTV 아나운서/2018년 3월 :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 지난해 5월과 6월에도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미 간, 특히 북미 정상 간의 비핵화 협상이 결정적 지점을 향할 때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진 겁니다.

이번 4차 방중이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월 8일 :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이번 북중 교류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미 정상 모두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힌 뒤 전격 진행된 만큼, 미국과의 중대한 협상을 앞두고 사전 조율을 위해 중국을 찾았으리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전략으로 임할지 논의하는 한편, 교착 국면이 길어질 것도 대비하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작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이 세 번째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중국은 하나의 참모부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북한과 중국 간에는 지금 미국의 정책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중국 참여 문제라든지 또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중국의 협조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호 협력할 사안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눈여겨볼 건 김 위원장의 방중이 향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입니다.

중국이 적극 개입해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설득한다면 북미 대화도 탄력을 받겠지만, 중국의 가세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 틀을 제시했던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1월 1일 :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향후 평화체제 협정에 미국 뿐 아니라 역시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을 포함하겠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무역은 물론, 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패권을 놓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안 그래도 답보 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와 평화정착 논의에 미중 간 이해관계까지 얽힐 경우 논의 과정은 더 길어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그동안에는 북한과 미국 그리고 남북미 3자 구도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돼 왔는데 여기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질 수가 있다. 다시 말하면 4자 구도의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는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발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고 또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방중 이후 중국 배후설까지 주장하며 북중 밀착을 강하게 견제했던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미국 대통령/2018년 5월 :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 이후 북한의 태도가 좀 바뀌었습니다. 특히 그것이 중국 때문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런 미국에 대해 북한이 본격 협상을 앞두고 중국과의 밀월 과시로 미국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겁니다.

[조선중앙TV/1월 10일 : "습근평(시진핑) 동지는 중국 측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 동지들의 믿음직한 후방이며 견결한 동지, 벗으로서 쌍방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정세안정을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북중 회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수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전체 판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2차 북미회담의 향배를 가를 첫 풍향계는 고위급 또는 실무급 회담이 얼마나 빨리 시작되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뒤를 잇게 된다면, 2차 핵 담판을 두고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몇 달 동안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 바 ‘톱다운’ 방식의 돌파구를 다시 마련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게 우리 정부의 기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1월 10일 : "서로 가능한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 그에 대해서 미국은 어떤 상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인지라는 것을 마주앉아서 서로 담판하는 자리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이런 가운데 지난주 잠적 사실이 알려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거취도 관심입니다.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는 설부터 미국, 영국 망명설까지 다양한 설이 오가고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이 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조성길 대사 대리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 때 동료였던 조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가 그의 신변안전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태영호/前 영국주재 북한 공사 : "조성길은 공식 망명을 아직 우리에게 요구하지도 않았고, 우리는 신청 받은 것도 없다, 이렇게 수수방관 하고 모르는 체 하는 모양을 보이는 것이 저는 제일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우리 정부로서도 신변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만일 조성길 씨가 희망한다면 우리정부는 그의 망명을 받을 준비가, 귀순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이건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태 전 공사는 앞서 조 대사대리에게 쓴 공개편지에서 북의 외교관으로서 한국행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대사대리는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의 엘리트 출신입니다.

해외 공관 근무 중 한국으로 망명했던 전 북한 외교관은 북한체제에 대한 회의감과 자녀 교육 등이 조 대사대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외교관들 같은 사람들, 관리들 같은 사람들이 배고파서 오는 건 아니거든요 한국에.. 저도 그렇고 태영호 공사도 그렇고 여러 사람들, 엘리트탈북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기본적인 거는 과연 저 체제하에서 나에게 희망이 있는가. 그리고 우리 자녀에게 희망이 있을까... 과연 이 동요가 북한 정권이 붕괴로 이어지겠느냐 이거는 아직도 좀 더 두고 봐야 될 거 같지만 어쨌든 균열은 점점 생기고 있다 그거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미 언론들은 과거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 이후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예를 소개하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미 모두 전략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전체적인 북미 대화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미국이 정상회담 띄우기에 나선 가운데, 대북 셈법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변수를 만나 복잡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북미 모두가 신년 초 드러냈던 비핵화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지가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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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2 08:12:29
    • 수정2019-01-12 09: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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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1월12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4번째 중국 방문이 마무리됐습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확인하고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북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 조종한다는 북한 매체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 두 나라 사이 밀착이 깊어지는 건 비핵화 협상에 달갑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주 이슈앤한반도에서는 김 위원장의 4차 중국 방문 내용 짚어보고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해 봅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악수를 나눴습니다.

북중 수교 70주년인 올해의 첫 정상회담이자, 김 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입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위해 의장대 사열과 4시간 가까운 환영만찬을 준비한 건 물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찾았던 식당에서 점심 식사도 대접했습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집중됐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0일 : "조선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며,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난관, 우려에 대해 북한의 관심사항이 합리적이고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의지를 밝혔을 가능성, 중국이 이에 상응할 경제협력과 안전판 역할을 약속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조선중앙TV/1월 8일 : "김정은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기 위하여 평양을 출발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기도 전 방중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경호와 내부 단속 등을 감안해 일정을 마무리할 때 쯤, 혹은 평양에 돌아간 뒤에야 방중 일정을 공개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아직은 정상국가로 가기에는 길이 좀 있지만 그래도 좀 다가서려는 모습이 있는 거 같고 그리고 두 번째 또 특징적인 것은 자기 여동생까지 데리고 갔잖아요. 그러면 평양에 자기 가족은 없는 거잖습니까. 그러면 내가 평양을 3~4일 비워도 문제가 없다. 그런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 거죠."]

김 위원장이 새해 첫 공식 외교 일정으로 중국행을 선택하며 집권 이후 네 번째 방중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4차 방중은 무엇보다 그 시기가 눈에 띄는데요.

중국을 찾은 지난 8일이 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이라는 점, 또 북미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언급이 한참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는 데서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3월 25일,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첫 중국방문을 위해 전용열차에 올랐습니다.

역시 시기가 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힌 불과 16일 뒤, 이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협상을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CCTV 아나운서/2018년 3월 :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 지난해 5월과 6월에도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미 간, 특히 북미 정상 간의 비핵화 협상이 결정적 지점을 향할 때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진 겁니다.

이번 4차 방중이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월 8일 :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이번 북중 교류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미 정상 모두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힌 뒤 전격 진행된 만큼, 미국과의 중대한 협상을 앞두고 사전 조율을 위해 중국을 찾았으리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전략으로 임할지 논의하는 한편, 교착 국면이 길어질 것도 대비하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작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이 세 번째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중국은 하나의 참모부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북한과 중국 간에는 지금 미국의 정책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중국 참여 문제라든지 또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중국의 협조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호 협력할 사안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눈여겨볼 건 김 위원장의 방중이 향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입니다.

중국이 적극 개입해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설득한다면 북미 대화도 탄력을 받겠지만, 중국의 가세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 틀을 제시했던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1월 1일 :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향후 평화체제 협정에 미국 뿐 아니라 역시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을 포함하겠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무역은 물론, 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패권을 놓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안 그래도 답보 상태인 북미 간 비핵화와 평화정착 논의에 미중 간 이해관계까지 얽힐 경우 논의 과정은 더 길어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그동안에는 북한과 미국 그리고 남북미 3자 구도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돼 왔는데 여기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질 수가 있다. 다시 말하면 4자 구도의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는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발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고 또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방중 이후 중국 배후설까지 주장하며 북중 밀착을 강하게 견제했던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미국 대통령/2018년 5월 :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 이후 북한의 태도가 좀 바뀌었습니다. 특히 그것이 중국 때문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런 미국에 대해 북한이 본격 협상을 앞두고 중국과의 밀월 과시로 미국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겁니다.

[조선중앙TV/1월 10일 : "습근평(시진핑) 동지는 중국 측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 동지들의 믿음직한 후방이며 견결한 동지, 벗으로서 쌍방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정세안정을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북중 회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수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전체 판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2차 북미회담의 향배를 가를 첫 풍향계는 고위급 또는 실무급 회담이 얼마나 빨리 시작되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뒤를 잇게 된다면, 2차 핵 담판을 두고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몇 달 동안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 바 ‘톱다운’ 방식의 돌파구를 다시 마련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게 우리 정부의 기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1월 10일 : "서로 가능한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 그에 대해서 미국은 어떤 상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인지라는 것을 마주앉아서 서로 담판하는 자리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이런 가운데 지난주 잠적 사실이 알려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거취도 관심입니다.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는 설부터 미국, 영국 망명설까지 다양한 설이 오가고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이 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조성길 대사 대리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 때 동료였던 조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가 그의 신변안전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태영호/前 영국주재 북한 공사 : "조성길은 공식 망명을 아직 우리에게 요구하지도 않았고, 우리는 신청 받은 것도 없다, 이렇게 수수방관 하고 모르는 체 하는 모양을 보이는 것이 저는 제일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우리 정부로서도 신변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만일 조성길 씨가 희망한다면 우리정부는 그의 망명을 받을 준비가, 귀순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이건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태 전 공사는 앞서 조 대사대리에게 쓴 공개편지에서 북의 외교관으로서 한국행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대사대리는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의 엘리트 출신입니다.

해외 공관 근무 중 한국으로 망명했던 전 북한 외교관은 북한체제에 대한 회의감과 자녀 교육 등이 조 대사대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외교관들 같은 사람들, 관리들 같은 사람들이 배고파서 오는 건 아니거든요 한국에.. 저도 그렇고 태영호 공사도 그렇고 여러 사람들, 엘리트탈북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기본적인 거는 과연 저 체제하에서 나에게 희망이 있는가. 그리고 우리 자녀에게 희망이 있을까... 과연 이 동요가 북한 정권이 붕괴로 이어지겠느냐 이거는 아직도 좀 더 두고 봐야 될 거 같지만 어쨌든 균열은 점점 생기고 있다 그거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미 언론들은 과거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 이후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예를 소개하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미 모두 전략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전체적인 북미 대화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미국이 정상회담 띄우기에 나선 가운데, 대북 셈법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변수를 만나 복잡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북미 모두가 신년 초 드러냈던 비핵화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지가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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