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여고 2백 명 지목 ‘미투 가해 교사’ 불기소…이유는?

입력 2019.01.26 (06:37) 수정 2019.01.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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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창문에 붙은 '미투' 포스트잇.

지난해 4월, 서울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스쿨 미투'의 시작이자 상징이 된 용화여고에서 파면된 교사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2백여 명의 학생이 이 교사를 가해자라고 지목했었는데.. 어쩌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이세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NS 폭로로 시작해 들불처럼 번졌던 용화여고 미투 운동.

["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18명의 교사가 징계를 받았고, 2백여 명이 가해자로 지목한 A씨는 파면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A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경찰 1차 조사 뒤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어렵게 용기를 냈던 학생들, 갑자기 모습을 감춘 이유가 뭘까?

심리적 부담이 가장 컸습니다.

[피해 학생 : "다리를 몇 초 동안 만지고 있었는지 그런 것까지 물어보는데 진술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다시 진술해 달라고 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피해자 보호' 원칙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용화여고 피해 학생(음성변조) : "(가해 선생님이) '지금 전화 되니?' 라고 연락을 하셨어요. 그 친구가 하루 종일 고민을 하는거예요. 진술을 보고 걔가 누군지 기억이 났다는 거잖아요."]

학생들을 이끌어 준 '포스트잇 응원'의 힘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학교 이름이 알려지면 너희 나중에 대학갈 때 불이익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선생님들이. 당연히 불안하죠."]

청소년이기에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오예진/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장 : "실명을 드러냈을 때 학교에서 바로 교장선생님한테 불려간다거나 시위에 참여하려면 학교 허락이 있어야 된다거나."]

졸업생들은 재고소를 검토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라는 대로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걸 보고 되게,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했을까 이런 답답함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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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화여고 2백 명 지목 ‘미투 가해 교사’ 불기소…이유는?
    • 입력 2019-01-26 06:40:05
    • 수정2019-01-28 1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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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창문에 붙은 '미투' 포스트잇.

지난해 4월, 서울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스쿨 미투'의 시작이자 상징이 된 용화여고에서 파면된 교사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2백여 명의 학생이 이 교사를 가해자라고 지목했었는데.. 어쩌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이세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NS 폭로로 시작해 들불처럼 번졌던 용화여고 미투 운동.

["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18명의 교사가 징계를 받았고, 2백여 명이 가해자로 지목한 A씨는 파면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A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경찰 1차 조사 뒤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어렵게 용기를 냈던 학생들, 갑자기 모습을 감춘 이유가 뭘까?

심리적 부담이 가장 컸습니다.

[피해 학생 : "다리를 몇 초 동안 만지고 있었는지 그런 것까지 물어보는데 진술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다시 진술해 달라고 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피해자 보호' 원칙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용화여고 피해 학생(음성변조) : "(가해 선생님이) '지금 전화 되니?' 라고 연락을 하셨어요. 그 친구가 하루 종일 고민을 하는거예요. 진술을 보고 걔가 누군지 기억이 났다는 거잖아요."]

학생들을 이끌어 준 '포스트잇 응원'의 힘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학교 이름이 알려지면 너희 나중에 대학갈 때 불이익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선생님들이. 당연히 불안하죠."]

청소년이기에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오예진/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장 : "실명을 드러냈을 때 학교에서 바로 교장선생님한테 불려간다거나 시위에 참여하려면 학교 허락이 있어야 된다거나."]

졸업생들은 재고소를 검토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라는 대로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걸 보고 되게,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했을까 이런 답답함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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