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어쩌다 이 지경?…베네수엘라는 지금

입력 2019.01.30 (10:48) 수정 2019.01.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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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범죄와 시민 불안이 심각해서 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우리나라 코트라도 정정 불안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 무역관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지금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도로가 최루탄 가스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고무총탄을 겨눕니다.

총에 맞은 한 시민은 부축을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닙니다.

베네수엘라 카르카스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 현장입니다.

[엑토르 실바/반정부 시위대 : "이제 독재를 끝낼 때입니다. 거리로 나오세요. 굶주림과 의약품 부족에 지쳤습니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35명이 숨지고, 85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극도의 정국 혼란에 휩싸이며, 국민들마저 편이 갈라진 상황인데요.

이 혼란의 시작은 최악의 경제난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한때 남미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이기도 했는데요.

전 우고 차베스 대통령 때부터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선심성 복지정책'을 펼쳐 오던 중, 2014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국가 재정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 미국의 경제, 금융 제재까지 이어졌습니다.

화폐 개혁 등으로 상황을 극복해보려 했지만, 결국 초인플레이션과 최악의 생필품난을 겪게 된 것입니다.

[곤잘레스/베네수엘라인 : "베네수엘라에는 설탕, 쌀, 버터, 밀가루, 비누, 세제도 없습니다. 약국에서도 약을 찾기 힘들어요."]

생필품 몇 개를 사기 위해서는 상자나 돈 가방 가득 돈을 담아와야 하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물건 가격이 청정 부지로 뛰어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 : "지난주엔 6만 볼리바르였던 바게트가 지금은 8만 볼리바르입니다."]

일주일 만에 30%나 오른 가격.

이러한 초인플레이션 사태에, 쓸모없어진 화폐로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도 생겼습니다.

[안토니 모릴료/베네수엘라인 : "이 지폐는 이제 실질적으로 가치가 없어요. 이건 그냥 종이일 뿐이에요."]

지난해 IMF가 내놓은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백만 퍼센트(%).

도대체 가격이 어떻게 바뀌는 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인데요.

이러한 혼란 속에 지난 한 해 동안 약 300만 명의 국민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부모들이 돈을 벌러 외국으로 나가면서 어린 자녀들을 대부분 조부모의 손에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리스 올리브/베네수엘라인 :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하더라도, 이 정부와 함께라면 결코 미래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석유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이제, 기름을 넣기 위해 삼일 밤낮을 줄을 서야 합니다.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을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습니다.

먹을 것 앞에선 무법천지가 되는, 생계형 강력 범죄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 : "우리는 이제 거지들이죠. 항상 구걸하고 있어요.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예요. 사람들은 쌀 1kg나 물을 얻기 위해 서로를 죽여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민들의 행복 지수가 높았던 베네수엘라.

행복은 고사하고, 국민들은 배고픔만이라도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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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30 10:51:49
    • 수정2019-01-30 11:09:35
    지구촌뉴스
[앵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범죄와 시민 불안이 심각해서 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우리나라 코트라도 정정 불안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 무역관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지금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도로가 최루탄 가스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고무총탄을 겨눕니다.

총에 맞은 한 시민은 부축을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닙니다.

베네수엘라 카르카스에서 일어난 반정부시위 현장입니다.

[엑토르 실바/반정부 시위대 : "이제 독재를 끝낼 때입니다. 거리로 나오세요. 굶주림과 의약품 부족에 지쳤습니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35명이 숨지고, 85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극도의 정국 혼란에 휩싸이며, 국민들마저 편이 갈라진 상황인데요.

이 혼란의 시작은 최악의 경제난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한때 남미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이기도 했는데요.

전 우고 차베스 대통령 때부터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선심성 복지정책'을 펼쳐 오던 중, 2014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국가 재정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 미국의 경제, 금융 제재까지 이어졌습니다.

화폐 개혁 등으로 상황을 극복해보려 했지만, 결국 초인플레이션과 최악의 생필품난을 겪게 된 것입니다.

[곤잘레스/베네수엘라인 : "베네수엘라에는 설탕, 쌀, 버터, 밀가루, 비누, 세제도 없습니다. 약국에서도 약을 찾기 힘들어요."]

생필품 몇 개를 사기 위해서는 상자나 돈 가방 가득 돈을 담아와야 하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물건 가격이 청정 부지로 뛰어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 : "지난주엔 6만 볼리바르였던 바게트가 지금은 8만 볼리바르입니다."]

일주일 만에 30%나 오른 가격.

이러한 초인플레이션 사태에, 쓸모없어진 화폐로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도 생겼습니다.

[안토니 모릴료/베네수엘라인 : "이 지폐는 이제 실질적으로 가치가 없어요. 이건 그냥 종이일 뿐이에요."]

지난해 IMF가 내놓은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백만 퍼센트(%).

도대체 가격이 어떻게 바뀌는 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인데요.

이러한 혼란 속에 지난 한 해 동안 약 300만 명의 국민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부모들이 돈을 벌러 외국으로 나가면서 어린 자녀들을 대부분 조부모의 손에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리스 올리브/베네수엘라인 :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하더라도, 이 정부와 함께라면 결코 미래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석유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이제, 기름을 넣기 위해 삼일 밤낮을 줄을 서야 합니다.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을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습니다.

먹을 것 앞에선 무법천지가 되는, 생계형 강력 범죄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인 : "우리는 이제 거지들이죠. 항상 구걸하고 있어요.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예요. 사람들은 쌀 1kg나 물을 얻기 위해 서로를 죽여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민들의 행복 지수가 높았던 베네수엘라.

행복은 고사하고, 국민들은 배고픔만이라도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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