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열악한 환경·방치…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19.02.02 (21:09) 수정 2019.02.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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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 '뽀롱이'입니다.

뽀롱이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평생 비좁은 철창 안에 동물을 가둬놓는 동물원을 없애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 전주 동물원의 코끼리 '코돌이'도 열악한 서식 환경 속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근엔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사자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습니다.

지금 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백 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하는 프레리도그.

["계속 발이 빠지잖아요."]

발이 쑥쑥 빠지는 좁고 불편한 철창 안에 갇혀 삽니다.

이 고양이는 한쪽 눈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경기도의 한 테마카페 동물들인데, 관리는 거의 방치 수준입니다.

[동물원 관계자/음성변조 : "야외에 나가 보면 말하고 염소하고 라쿤하고 (있어요)."]

TV와 책에서만 봐온 뱀과 거북이를 직접 만져봅니다.

돈만 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이동 동물원.

["여기 있는 애들만 그려야 돼?"]

주로 어린이집과 문화센터에서 출장 요청이 들어옵니다.

이동할 땐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겨 옮겨집니다.

[임수빈/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활동가 : "운송하는 동안 파충류 같은 경우는 적절한 온도라든지 습도를 제공받기 힘들고, 안전 문제도 굉장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위생적으로도 생각해봤을 때..."]

규모가 큰 동물원은 어떨까?

대전의 한 아쿠아리움을 찾았습니다.

수족관을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자 난데없이 맹수관이 나옵니다.

턱없이 좁은 공간에 호랑이가 끊임없이 왔다 갔다를 반복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신호입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정상적인 사육환경이 아니에요. 웅덩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어려운 시설이 마련돼 있고, 그러다 보니까 저렇게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야생 본능을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필요하지만, 여기는 시멘트 바닥이 전붑니다.

[아쿠아리움 관람객/음성변조 : "단순히 아무 생각 없었어요. 애 데리고 보러온 거니까. 여유 있게 넓은 데서 제대로 이렇게 (관리) 하면 좋기야 좋지..."]

먹이 주기 체험 코너에는 관리 직원도 없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먹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먹이를 기대하는 거예요. 여기서 먹이가 나오는 걸 아니까. 이런 행동을 보이면 이걸 교정해 주는 게 맞아요."]

현행법상 이런 동물원은 담당 수의사를 두고 면적 기준을 맞추는 등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사실상 아무나 만들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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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열악한 환경·방치…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 입력 2019-02-02 21:14:03
    • 수정2019-02-02 2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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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 '뽀롱이'입니다.

뽀롱이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평생 비좁은 철창 안에 동물을 가둬놓는 동물원을 없애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 전주 동물원의 코끼리 '코돌이'도 열악한 서식 환경 속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근엔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사자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습니다.

지금 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백 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하는 프레리도그.

["계속 발이 빠지잖아요."]

발이 쑥쑥 빠지는 좁고 불편한 철창 안에 갇혀 삽니다.

이 고양이는 한쪽 눈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경기도의 한 테마카페 동물들인데, 관리는 거의 방치 수준입니다.

[동물원 관계자/음성변조 : "야외에 나가 보면 말하고 염소하고 라쿤하고 (있어요)."]

TV와 책에서만 봐온 뱀과 거북이를 직접 만져봅니다.

돈만 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이동 동물원.

["여기 있는 애들만 그려야 돼?"]

주로 어린이집과 문화센터에서 출장 요청이 들어옵니다.

이동할 땐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겨 옮겨집니다.

[임수빈/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활동가 : "운송하는 동안 파충류 같은 경우는 적절한 온도라든지 습도를 제공받기 힘들고, 안전 문제도 굉장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위생적으로도 생각해봤을 때..."]

규모가 큰 동물원은 어떨까?

대전의 한 아쿠아리움을 찾았습니다.

수족관을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자 난데없이 맹수관이 나옵니다.

턱없이 좁은 공간에 호랑이가 끊임없이 왔다 갔다를 반복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신호입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정상적인 사육환경이 아니에요. 웅덩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어려운 시설이 마련돼 있고, 그러다 보니까 저렇게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야생 본능을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필요하지만, 여기는 시멘트 바닥이 전붑니다.

[아쿠아리움 관람객/음성변조 : "단순히 아무 생각 없었어요. 애 데리고 보러온 거니까. 여유 있게 넓은 데서 제대로 이렇게 (관리) 하면 좋기야 좋지..."]

먹이 주기 체험 코너에는 관리 직원도 없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먹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먹이를 기대하는 거예요. 여기서 먹이가 나오는 걸 아니까. 이런 행동을 보이면 이걸 교정해 주는 게 맞아요."]

현행법상 이런 동물원은 담당 수의사를 두고 면적 기준을 맞추는 등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사실상 아무나 만들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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