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부터 이견 드러난 ‘비핵화 협상’…냉각기 길어지나?

입력 2019.03.02 (21:10) 수정 2019.03.0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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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 간의 공방은 결국 양측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밑그림부터 상당히 달랐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후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렵게 연 북미정상회담.

하지만 양측의 이견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범위 같은 기본 사항에서부터 두드러졌습니다.

영변 핵시설의 전면폐기는 물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영구 중지하겠으니, 이를 이유로 부과된 대북 제재는 해제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한 북한.

하지만 미국은 제재 해제 전에 대량살상무기나 ICBM 등 위협요소 모두가 확실히 제거돼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미국이 영변 폐기 외의 추가 조치를 북한에 강하게 요구한 이유입니다.

[리용호/북한 외무상/2월 28일 :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논의 대상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점도 드러났습니다.

북한이 카드로 내놓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이 다른 핵시설의 존재를 갑자기 언급하며 맞선 것이 대표적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들 모르지만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요?) 맞습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을 언급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놀란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존 협상이라면 정상회담 전 실무진 사이에서 이미 논의를 마쳤어야 할 비핵화 대상이나 범위 등의 기본사항들이 정상회담 테이블까지 미뤄지면서 빅딜 가능성 만큼이나 결렬의 위험성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전체적으로 뭔가 인식차를 좁히기에는 시간적으로 실무협상의 기간들이 너무 짧다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양 정상은 악수를 나누고 회담장을 떠났지만, 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이 실무진 협상보다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은 향후 협상 전망에도 물음표를 남깁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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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부터 이견 드러난 ‘비핵화 협상’…냉각기 길어지나?
    • 입력 2019-03-02 21:12:13
    • 수정2019-03-02 22: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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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 간의 공방은 결국 양측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밑그림부터 상당히 달랐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후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렵게 연 북미정상회담.

하지만 양측의 이견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범위 같은 기본 사항에서부터 두드러졌습니다.

영변 핵시설의 전면폐기는 물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영구 중지하겠으니, 이를 이유로 부과된 대북 제재는 해제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한 북한.

하지만 미국은 제재 해제 전에 대량살상무기나 ICBM 등 위협요소 모두가 확실히 제거돼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미국이 영변 폐기 외의 추가 조치를 북한에 강하게 요구한 이유입니다.

[리용호/북한 외무상/2월 28일 :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논의 대상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점도 드러났습니다.

북한이 카드로 내놓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이 다른 핵시설의 존재를 갑자기 언급하며 맞선 것이 대표적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들 모르지만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요?) 맞습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을 언급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놀란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존 협상이라면 정상회담 전 실무진 사이에서 이미 논의를 마쳤어야 할 비핵화 대상이나 범위 등의 기본사항들이 정상회담 테이블까지 미뤄지면서 빅딜 가능성 만큼이나 결렬의 위험성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전체적으로 뭔가 인식차를 좁히기에는 시간적으로 실무협상의 기간들이 너무 짧다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양 정상은 악수를 나누고 회담장을 떠났지만, 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이 실무진 협상보다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은 향후 협상 전망에도 물음표를 남깁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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